3년 만에 가장 낮아진 물가...시장의 공포 자극한 이유 세가지

1. 자산시장 동향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으나 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물가는 소폭 오른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소화하며 혼조세로 출발.

예상보다 높은 근원 물가와 실질 임금 상승세에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완화되며 주가는 급락했으나 엔비디아(NVDA)를 필두로 회복세를 보이며 상승 마감.

2.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시장 반응

8월 CPI는 연간 기준으로 전월의 2.9%에서 2.5%로 둔화되며 시장의 예상에 부합. 다만 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3%로 예상을 상회.

연준의 정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원 물가의 상승에 9월 50bp 금리인하 가능성은 하락. 연준의 정책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기 국채 수익률 급등.

거주 비용이 0.5%가 상승하며 전체 물가지수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 된 가운데 실질 임금 상승세도 0.2%가 오르며 CPI 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

3. TV 대선토론 및 시장 반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TV 대선토론에서 경제, 이민, 무역 등 여러 이슈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펼쳐졌으나 경제 정책에 대한 세부사항은 부족했다는 평.

전반적으로 트럼프는 기업 세금 인하와 높은 관세 정책을 옹호한 반면 해리스는 기업 세금을 인상하고 추가 관세는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

시장은 TV 토론 이후 해리스의 승리를 더 강하게 반영.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11% 폭락하고 태양광 주식은 급등. 트럼프의 부진으로 비트코인도 하락.

4. 원자재 시장 동향

국제유가는 허리케인 프랑신이 멕시코만에서의 원유 생산 활동에 제약을 줄 것이란 평가로 소폭 상승 전환.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글로벌 수요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반영하며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

금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수로 인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완화되며 하락 전환.

5. 개별주 현황

트럼프 미디어(DJT):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주가는 해리스와의 첫 TV 대선토론 이후 17%가 폭락하며 트럼프의 부진을 시사.

엔페이즈 에너지(ENPH), 퍼스트솔라(FSLR): 클린 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지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며 태양광 주식은 각각 3%와 8% 급등.

게임스탑(GME):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은 분기 매출이 급락했다고 보고한 후 장전 거래에서 10% 이상 폭락. 최근 분기 매출은 7억 9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 이상 하락.

코인베이스(COIN):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주식인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지지를 표명한 트럼프의 TV 대선토론 부진에 영향을 받으며 3% 하락.

모건스탠리(MS): JP모건과 골드만삭스의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한 영향이 계속되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모건스탠리에 대해 동종업체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높아 보인다는 평가를 내린 후 1% 이상 하락.

"물가는 내렸지만 내린것이 내린것이 아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5%만 오르며 7월의 2.9%에서 크게 둔화됐다. 이는 5개월 연속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3년 만에 물가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시장은 CPI 발표 이후 매도세로 전환하며 다우가 장중 한때 600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S&P500은 1%가 넘게 하락했다. 원인은 세가지였다.

(1)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물가가 전월 대비 0.3%가 오르며 서비스 비용의 고착화 가능성을 보였고 (2)실질 임금 상승세가 예상보다 높으며 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3)올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운송비용에도 물가가 하락,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 8월 소비자물가는 식료품 가격 상승이 둔화됐고 중고차와 유가의 하락으로 에너지 비용은 떨어졌지만 거주 비용과 운송 비용이 급등, 서비스 비용의 상승세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주목하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3%가 상승하며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택 거주 비용 및 여행과 운송 등의 서비스 비용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8월 거주비는 전월 대비 0.5%가 오르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2% 상승한 수준으로 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항공료를 비롯해 의류와 유치원 비용 및 자동차 보험료 등이 모두 상승, 핵심 서비스 비용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지난 3개월간 고용 시장이 상당한 수준의 둔화를 보여줬음에도 실질 임금 상승세가 전년 대비 1.3%로 올라 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여전히 뜨거운 소비 지출 여력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로 인식됐다.

특히 연준이 주목하고 있는 서비스 비용이 여전히 전년 대비 4.9%로 연준의 목표와는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거주비를 제외한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 역시 운송비용이 전월 대비 0.9%로 급등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게 됐다.

시장은 이를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연준의 정책 지연 가능성으로 이해했다. 국채금리는 CPI 발표 직후 급등하며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가 완화될 것으로 봤지만 이후 빠르게 하락하며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응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연준이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 잠재적 경기침체 대응에 늦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문제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운송비가 상승하고 있지만 상품 가격은 여전히 하락하고 있어 기업들이 높아진 투입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기업들의 마진이 더욱 압축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해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