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美 휘발유값, 만땅에 21만원...더 오른다고?
AAA 조사, 미국 휘발유 가격 갤런당 4.97달러 기록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은 8달러 이상 판매 주유소도
골드만삭스 "가격 더 오른다... 원유가 3분기 140달러"
미국 경제 위기 현실화 ... 스태크플레이션 우려 더 커져
미국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박 모 씨(44)는 요즘 외출하기가 두렵다. 물가가 너무 올라 외출을 하고 나면 지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급등에 따른 부담이 크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조지아주의 휘발유 가격(레귤러)은 평균 4.40달러를 기록, 한 달 전 4.19달러보다 21센트 올랐다. 1년 전 2.91달러와 비교해서는 2달러 이상 오른 가격이다.
독일 브랜드의 SUV를 타는 박 씨는 "예년 같으면 프리미엄 휘발유를 꽉 채워도 70달러를 넘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100달러를 훌쩍 넘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급적이면 가격이 조금 저렴한 코스트코에서 주유를 하려고 하는데, 급할 땐 일반 주유소에서 절반만 주유한다"며 "재택근무 체재로 돌아서면서 이동거리가 줄기는 했지만, 아이들 등하교나 학원 등원을 위해 차를 몰고 나가는 것 마저도 부담이 된다. 아예 전기차로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실리콘밸리의 한 거주자는 "15.8갤런의 휘발유를 주유했더니 100달러가 나와서 충격을 먹었다"며 "전기차로 바꾸던지, 집에만 있던지 해야 할 것 같다. 휘발유 가격이 너무 부담된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사상 최초로 갤런당 5달러에 다가섰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3.8리터) 평균 4.97달러를 기록했다. 한 주 전보다 26센트, 한 달 전보다는 65센트나 올랐다. 1년 전 3.06달러와 비교해서는 1.91달러, 약 2달러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전국 평균 가격이다. 이미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를 비롯해 미국 내 최소 16개 주에서는 휘발유 소매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캘리포니아 주의 휘발유 가격은 6.40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카운티는 7.79달러까지 치솟았고, 8달러가 넘는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도 등장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2008년 7월 이후 지난 3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래 계속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CNN은 "여름 여행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휘발유 수요가 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글로벌 원유 생산 능력 부족도 원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P모건 체이스의 보고서를 인용, 하루 10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300만 배럴 규모의 정제 시설이 폐쇄된 것도 높은 휘발유 가격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