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 도미노처럼 이어진 우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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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a Moon 2022.11.07 22:58 PDT
10·29 참사: 도미노처럼 이어진 우리의 삶
11월 6일 일요일 10·29 참사 현장 (출처 : 더밀크)

[뷰스레터플러스]
알리바이 정치 행정의 결과
정신과 마음을 치유하는 3가지 방법

국가추모기간이 끝나는 날, 이태원에 다녀왔습니다. 
더 일찍 가보고 싶었지만 제 또래 친구들의 아픔을 상상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꼭 가봐야했습니다. 

전하지 못한 말들이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에 담겨 이태원역 1번 출구 주변에 붙어 있었습니다. 그 마음들은 벽을 타고, 출구를 지나, 사고 현장 앞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11월 6일 일요일 10·29 참사 현장 (출처 : 더밀크)

‘이태원 참사'라고 낙인이 찍힌 동네 거리는 아주 한산했습니다.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탈길도 텅 비었지만, 인터넷 속 무자비하게 떠돌던 현장 영상들이 눈 앞에서 재생되며 가슴을 내리칩니다.

밀려오는 안타까움과 슬픔에 발걸음이 헤매일 때 저보다 앞서 이 곳을 찾은 수많은 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따라가봤습니다. 시린 밤, 차가워진 도로 위에서 마음을 울린 글 한 편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무거웠을텐데> 이태원의 나비들에게

날개마저 무거웠을텐데

바람에도 쉬이 휩쓸리는 일상은
이따금 돌처럼 무거웠을텐데

하루 벌어먹는 고단함과
또 하루 견뎌내는 막막함의 무게는
그 가느다란 다리로
너끈히 지탱하기 힘겨웠을텐데

왁자한 추억들은 낡아 바랬고
내일을 살아낼 웃음은 고파
너는 반짝이는 밤거리를 헤맸을텐데

무거운 것들은 버려두고
날개마저 벗어버린 그 날 밤

죽음이 쏟아진 비탈길에서
그래서 너는 날지 못했나
아니 영영 날아가고 말았나

꽃이 피었다면 사뿐히 돌아올까
늙은 어미의 손에는 국화 한 송이가

권력자 향한 '알리바이' 정치 행정의 결과

'밤비노의 저주'를 풀며 월드시리즈에서 우승, 무려 500만명의 인파가 모인 지난 2016년 시카고 컵스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 (출처 : Gettyimages)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을까요? 젊은 이들의 광기에 손가락질 하는 어른들 뒤로 정부의 책임이 숨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현존 행정력의 예측 실패 및 대처 미흡 사례로 꼽힙니다.
정치와 행정은 '책임'을 지는 자리이게에 국민들로 부터 걷은 세금을 월급으로 받습니다. 일반 국민은 가지지 못한 권력이 있고 이를 행사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치 피해자처럼 행동해왔습니다. 책임과 비난을 피하고자 '알리바이'를 만들려했던 정치권과 행정력의 결과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야외에서 3년만에 ‘노마스크’로 핼러원을 즐기기 위해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실제로 10만명 가량의 인파가 산사태처럼 쌓이고 무너지면서 참사가 났습니다.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사건 발생 4시간 전에도 들어왔지만, 묵살 당했습니다. 그 순간 정치와 행정은 국민이 아닌 최고권력자로부터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시위와 경호 현장에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떻게 대규모 군중을 관리하고 있을까요? 미국은 ‘군중 관리( Crowd Management)’라는 분야가 따로 있을 정도로 대규모 인원 안전 보장에 민감합니다. 과도할 정도의 경찰 인력을 배치하는 게 하나의 방법인데요. 군중 심리에 따른 돌출 행동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국이 성공적으로 500만 행사 인파를 관리한 자세한 방법을 확인해보세요.

👉 성공적 군중 관리하는 미국 사례

내면 웰빙을 위한 3가지 솔루션

(출처 : Shutterstock)

전국민이 참사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현장에 있었다는 죄책감, 더 구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참사 피해자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어려워합니다. 그리고 SNS로 실시간 공유된 사건 영상을 본 사람들도 현장에 있었던 것 마냥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를 잊어버려선 안되지만, 잠시 멀리 할 필요는 있습니다. 힘겹지만 내일을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서요.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마음을 챙기고 보살펴야합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땐 심호흡을 통해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습니다. 마음의 병을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힘들고 지치고 아플 때, 정신과 마음을 치유하는 3가지 방법을 공유합니다.

👉 내면의 아픔, 치유하기

지금 대한민국은 분열됐습니다.
거리에 나온 젊은 청춘을 삿대질 하는 어른들, 참사의 주동자로 의심 받는 토끼띠 남성을 찾는 사람들, 진보와 보수의 싸움. 밀고 밀렸던 비탈길에서 대한민국은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린 누군가의 슬픔과 사랑이 전이되는 나약하지만 경이로운 ‘공감의 사람들’입니다. 도미노처럼 이어진 삶 속 누군가의 스러짐으로 우리에게 간신히 닿은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다른 세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서로의 시절을 이해할 수 있으며, 비슷한 마음을 품은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감정을 공유하는 이어진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국가 애도 기간은 끝났지만,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의 눈물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멈춰버린 이태원 나비들의 날갯짓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공격이 즐비한 가시밭에서 나와야합니다.

더밀크가 '이태원 참사' 대신 '10·29 참사'라고 쓰기로한 이유도 애꿎은 이가 다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심폐소생술을 하며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자 했던 노력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한사람 한사람 중요하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찾아갔던 동네와 상인들은 죄가 없습니다. 이태원을 상징하는 단어가 '프리덤'이 아닌 '참사'가 되서는 안됩니다. '이태원'에 주홍글씨를 세겨선 안될 것입니다. 그 곳을  떠받치고 있던 인간의 눈 먼 탐욕이 문제였겠지요. 

우리 모두 이어져 있음을 잊어선 안됩니다.

더밀크 문준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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