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낙태법 폐지' 예상못한 역풍 : Z세대 정관수술 늘어난다
어느 세대보다 낙태권 보호에 찬성하는 미래 세대
성관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피임 방법이 바뀐다
생리주기 추적 앱, 이용자 정보 익명화 나선다
미 연방 대법원이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낙태 허용 판결을 폐기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하며 리더십을 만든 미국식 민주주의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저는 최근에 미국 친구 자크(Zach, 25)가 "낙태는 의료 서비스다(Abortion is healthcare)"라고 주장하며 병원 관계자의 포스트를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걸 봤습니다. 낙태죄 폐지 후, 실제로 한 여성이 임신 중절 수술을 하지 못한 채 9시간동안 피를 흘리며 의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병원 관계자들은 눈물을 훔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합니다. 자크는 "누군가의 삶을 구하기 위해 의사는 법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해야한다"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이와 같이 요즘 많은 미국 Z세대들이 낙태법 폐지에 대한 반대 의견을 SNS에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 어느 세대보다 낙태권 보호에 찬성하는 Z세대
어느 세대보다 다양성과 포용성에 큰 가치를 두고 있는 미국 Z세대는 낙태법 폐지에 큰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이 지난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국 Z세대(만 18세-25세 265명) 3명 중 2명이 낙태법에 찬성합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20%나 높은 수치입니다. Z세대의 3명 중 1명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고, 그들은 자신과 견해가 다른 친구나 가족과 낙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부는 낙태 기금에 기부할 계획을 공유했습니다. Z세대 8명 중 1명은 낙태권 폐지 판결로 인해 다른 주로 이사하는 걸 고려하며, 9명 중 1명은 다른 국가로 이주할 생각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Z세대들은 "내 삶에 대한 잠재적 위험", "헬스케어의 중요한 부분을 잃은 채 살길 강요당하고 있다"라며 낙태권 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이를 빌미로 원치 않은 가정 을 꾸리며 폭력을 당하고 살아온 '엄마'들이 있다며 피해자 여성의 삶을 반복해서 살고 싶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미국 Z세대의 아이콘인 빌리 아이리시(Billie Eilish, 20)도 "미국 여성들에게 암담한 날"이라고 전하며 낙태법 폐지에 대한 참담한 심정을 내비쳤습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Z세대들의 반기가 당장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겠지만 이들이 사회 주도 세력이 되는 10~30년 후에는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