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승부수와 ‘랩톱 계급’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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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3.05.24 16:18 PDT
MS의 승부수와 ‘랩톱 계급’의 미래
(출처 : Shutterstock)

[뷰스레터플러스]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특집
●코파일럿+플러그인… 5대 주요 발표
●AI 대신 코파일럿만 외친 이유
●랩톱만 있으면 AI 앱 개발 가능

뷰스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박원익입니다.

‘랩톱 계급(Laptop class)’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6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근무하는 실리콘밸리 기술직 근로자를 ‘라라랜드에 사는 랩톱 계급’이라고 지칭했습니다.

그는 “재택근무는 생산성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의 말은 격렬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요. 랩톱 계급, 즉 PC를 사용해서 일을 하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친 후 생성형 AI까지 등장하면서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경제·산업의 화두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23일(현지시각)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3(Microsoft Build 2023)’에서도 ‘일의 미래’가 중요 주제로 다뤄졌습니다. MS는 지난 3월 오픈AI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GPT-4’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도구 ‘코파일럿(Copilot, 부조종사)’를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적용, 큰 주목을 받은 바 있죠.

이미 많은 제품, 서비스를 발표한 후라 업계 일각에서 이번 빌드 행사에 큰 기대감을 가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인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MS는 AI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총 50개의 제품 및 서비스 업데이트를 공개,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기업 대상 비즈니스에 강한 MS가 적극적인 생태계 확장 계획을 내놓으며 오픈AI와 시너지 효과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MS 빌드 2023’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구체적 전략은 무엇일까요? 빅테크가 각축을 벌이는 AI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AI는 랩톱 계급의 무기일까요? 적일까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개발자 컨퍼런스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Microsoft)

코파일럿+챗GPT 플러그인… 왜 중요?

이날 기조연설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가장 강조한 내용은 ‘코파일럿(copilot, 부조종사)과 챗GPT의 상호 생태계 확장 전략(copilot extensibility and plugins)’이었습니다.

챗GPT 플러그인은 사용자가 챗GPT에서 더 많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AI가 구축한 도구입니다. 예컨대 챗GPT에 “아르헨티나행 항공권 검색해 줘”라고 입력하면 항공권 호텔 예약 사이트 ‘익스피디아’에서 정보를 가져와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도구 코파일럿에 오픈AI 생태계를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서 문서 작업을 하다 코파일럿을 띄워 놓고 법률 서비스 제공 플러그인에서 정보를 가져오는 일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만의 AI 제품에 머물지 않고 코파일럿·챗GPT가 일종의 ‘관문(portal)’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 빌드2023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발표 다섯 가지는 무엇이었을까요?

👉빌드 2023, 5대 발표와 의미

(출처 : Giphy)

AI 대신 코파일럿만 외친 이유

새로운 발표 중 하나였던 ‘윈도 코파일럿 탑재’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PC 운영체제(OS)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윈도에 코파일럿을 내장(윈도11부터 적용)해 누구나 GPT 수준의 기능을 쓸 수 있게 한 것에 대해 “매우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였다”는 평이 나온 것이죠.

코파일럿은 플러그인으로 다양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PC를 마치 AI 플랫폼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모바일 OS를 장악한 애플(iOS)과 구글(안드로이드)에 밀려 기를 못 펴던 마이크로소프트가 PC와 AI 기술을 앞세워 판을 뒤엎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코파일럿이란 용어를 강조해 생성형 AI의 대명사처럼 대중화, 일반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였습니다.

👉플러그인으로 앱스토어 넘는다

케빈 스콧 MS CTO가 Microsoft 빌드 2023에서 '코파일럿'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 Microsoft)

랩톱만 있으면 AI 앱 개발 가능

“PC는 여러분 모두가 가지고 있는 도구입니다.”

이날 진행된 두 번째 기조연설에서 연사로 등장한 케빈 스콧 마이크로소프트 수석부사장이 던진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윈도 코파일럿을 활용하면 AI 모델을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Azure)’뿐만 아니라 윈도에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죠. AI 앱을 개발할 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비싼 장비 없이 랩톱 컴퓨터 하나로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한 말입니다. AI 앱 개발의 문턱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낮춘 셈입니다.

👉오픈AI 공동창업자-MS 대담

(출처 : 그래픽=김현지)

생성형 AI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빅테크의 전쟁이 하루하루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주 전에 진행된 구글 I/O, 현재 진행 중인 MS 빌드, 2주 뒤 예정돼 있는 애플 WWDC까지.

AI 기술의 흐름을 알지 못하면 빅테크가 주도하는 거대한 비즈니스 지형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기업뿐 아니라 커리어 패스를 만들어 가는 직장인, 미래 직업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도 AI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더밀크는 독자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주요 이벤트를 정리한 시리즈 리포트, 격월로 발행하는 AI 인뎁스 리포트 등을 꾸준히 제작할 계획입니다. 계속해서 현장에서 빠르고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더밀크 박원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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