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냉각됐지만... $100만 이상 주택은 더 팔렸다
6월 주택 가격 전년비 13% 급등... 1999년 이후 최고가
6월 판매 5월 대비 5.4% 감소... 5개월 연속 감소세 이어져
100만달러 이상 고가주택 판매 늘고, 변동 금리 모기지 늘어
모기지 신청 22년래 최저... "주택판매 둔화 더욱 가속화"
최근 조지아주로 이주한 김모씨는 지난달 애틀랜타 외곽의 존스크릭 시에 90만달러가 넘는 집을 구입했다. 당초 셀러가 내놓은 호가는 87만달러였지만, 바이어들의 경쟁이 붙으면서 5~6만달러 정도 웃돈이 붙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금리가 6% 이상 급등했지만, 75만달러 이상 고가 부동산 시장에서는 여전히 바이어들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애틀랜타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최근 주택시장은 매월 상황이 달라진다"며 "지역별로도 편차가 크다. 가령 외곽 지역의 고가 주택은 판매가 주춤해졌지만, 학군 좋고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는 존스크릭 시의 경우는 100만달러가 넘는 집들도 여전히 경쟁 때문에 웃돈을 지불해야만 팔린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원격근무와 LA 등 캘리포니아 이주자들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원격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최근 타주에서 조지아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었다"며 "특히 집값이 100만달러를 훌쩍 넘는 캘리포니아 이주자들은 조지아의 집값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인식한다. 이자율이 급등했지만,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40만~50만달러대 이하 주택의 경우 첫 주택 구매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이자율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가격 이하 주택의 경우 거래 자체가 감소했다"며 "아마 7월을 기점으로 연말까지 고가 주택의 경우도 거래가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6월 주택 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이자율 급등으로 판매는 줄어들면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75만달러대 이상 고가 주택은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특징이다.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한 미 중앙은행인 연준(Fed)의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하면서 주택 구매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이자율이 지금과 같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지난 20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존주택 중간 가격은 전년대비 13.4% 증가한 41만 6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9년 가격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가다.
가격 상승세는 공급 부족 때문이다. 재고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재고를 앞지르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은 126만 채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대비 9.6% 증가한 수치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링크드인 페이지에 "주택 가격 급등은 주택 소유주와 판매자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면서도 "반면 바이어들은 집을 구입하기 더 어려워졌다. 주택판매는 2019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