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부모님께 달러 좀 보내드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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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정 2022.09.12 13:56 PDT
여보! 부모님께 달러 좀 보내드려야겠어요
(출처 : Shutterstock)

[뷰스레터플러스] 348번째 밀크
한국 선진국 맞나? 원화 초약세 이유는?
미국의 새로운 경기부양안: 신용카드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독자 여러분.

즐거운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미국에 살다 보면 오늘이 추석인지 설인지 알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적 저에게 추석은 오랜만에 사촌 형과 누나들을 만나는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추석에는 어떤 영화를 볼까며 두근두근 기대를 가지고 TV를 봤던 기억도 납니다. 한국에서 느꼈던 명절만의 느낌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일상의 바쁨 속에 어느덧 추석은 머리에서 희미해져 갑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처가댁이 한국에 있다 보니 명절에 직접 찾아뵙지 못하는 죄송함을 안부인사와 소소한 성의로 대신하게 됩니다. 요즘은 H마트와 같은 한인마트들이 한국으로 추석선물 세트를 대신 보내주기도 하고 인터넷도 잘 발달되어 있어 물건을 보내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뭘 보내드려야 할까? 여행을 보내드릴까?”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전 갑자기 생각이 떠오릅니다.

“달러 어때?"

요즘 환율이 거의 1400원이던데.” 아내는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를 쳐줍니다. 생각해보니 이런 시기는 흔치 않습니다.한참 금융위기라고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떠들어대던 2009년 이후 처음입니다. 한국에서 뭐 살 거 없나 머리가 빨리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한국 선진국 맞나? 원화 초약세 이유는?

사상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는 달러의 힘 (출처 : 니케이 아시아, 그래프: 장혜지)

달러의 힘이 가공할 정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킹달러’라는 말이 쟈주 나옵니다. 모든 화폐는 킹달러 앞에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아니 아예 엎드려 기는 수준입니다. 달러는 왜 이렇게 강한 힘을 가지게 됐을까요?

과거처럼 미국의 경제력이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던 시대도 아닙니다. 유럽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아시아 역시 중국과 일본, 한국이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주창한 하나의 솥을 다리 세 개가 지탱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 솥 안에는 달러가 가득 차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달러만 담아 넣다 보니 다른 통화는 찬밥 통에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원화는 그 대우가 너무 심합니다. 옆 나라 일본과 중국은 글로벌 긴축 시대에 돈을 풀고 있어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은 금리도 올리는데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큰 폭의 가치 하락을 겪고 있는 국가입니다.

원화의 가치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환율은 대체 언제까지 떨어지고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 원화 가치 하락, 언제까지?

미국의 새로운 경기부양안: 신용카드

(출처 : Shutterstock)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은 전쟁에 에너지 위기까지 겹치며 경기침체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고 중국은 코로나 봉쇄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제한하며 경제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에서 이제 유일하게 빛나는 국가는 미국입니다.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어디를 가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고용시장이 튼튼합니다. 소비도 강합니다. 미국인들은 참 나가기를 좋아합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연인들과 함께 나가 돈을 씁니다. 휘발유 가격이 오랜만에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떨어지니 세상 바퀴 달린 것들은 모두 나오고 있습니다.

도대체 돈은 어디서 나서 이렇게 써대는 걸까요? 최근 연준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저축률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반대로 신용카드 발란스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금이 떨어지니 빚을 내서 돈을 쓰고 있는 겁니다.

부채의 증가는 곧 신용의 확대를 의미합니다. 신용의 붕괴를 초래했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는 신용의 확대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습니다. 은행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가하고 규정을 더해 웬만큼 좋은 신용도와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출이나 크레딧카드도 주지 않았던 겁니다.

이 때문일까요? 지난 10여 년간 자산시장은 기술주 버블, 원자재 버블, 암호화폐 버블, 부동산 버블 등 모든 종류의 버블을 겪었지만 신용버블은 겪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조에 변화 조짐이 보입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과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주요 은행들이 내년부터 신용도가 없는 개인과 일부 기업에 크레딧카드를 열어주고 대출을 확대하는 REACh 프로젝트를 출범했습니다. 자산시장에 놀라운 나비효과가 되어 올 투자 인사이트는 무엇일까요?

👉 신용 확대의 시간이 온다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전쟁, 코로나, 금리인상까지 우리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에 임하게 되면 현명한 장수는 지리를 파악하고 적의 동태를 살피며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주식시장의 버블이 붕괴되면서 너무 일찍 은퇴를 선언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다시 일터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파악하지 못했고 시장을 살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기는 정말 큰 위기가 되기도 하고 엄청난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계속되는 손실에 경제와 투자 소식은 지긋지긋하겠지만 동태를 언제나 살피고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예리한 눈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꿀 같은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의 복귀는 언제나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앞이 보이고 길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더밀크 크리스 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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