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주가 5.5% 급락 무슨 일?... ‘런타임 요금 도입’에 업계 술렁

reporter-profile
박원익 2023.09.13 12:39 PDT
유니티 주가 5.5% 급락 무슨 일?... ‘런타임 요금 도입’에 업계 술렁
(출처 : Unity)

2024년 1월부터 런타임 요금 부과하기로… 다운로드 연동 과금
모바일 게임 70%, PC 게임 50% 유니티로 제작... 업계 영향력 커
어몽어스 제작사 등 게임사들 “해로운 영향” 강력 반발

글로벌 게임 엔진(Game engine, 게임 개발 도구) 업체 유니티(Unity, 티커 U)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유니티는 전날 대비 5.52% 하락한 36.8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고점인 48.5달러 대비 24%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2020년 9월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기록한 최고가(196.65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에 그친다.

2024년 1월부터 런타임 요금 부과하기로… 다운로드 연동 과금

이날 유니티의 주가 하락은 요금제 신설에 따른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니티가 전날 회사 블로그를 통해 2024년 1월부터 유니티 엔진에 신규 요금제를 추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니티 엔진은 유니티 에디터와 유니티 런타임이라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는데, 런타임은 게임 플레이어, 즉 사용자 기기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최종 사용자가 적격 게임을 내려받을 때마다 이 런타임에 과금하는 게 새로운 런타임 요금제의 핵심이다. 기존 구독 요금제 위에 별도로 신설되는 요금제다.   

런타임 요금제가 적용되면 사용자의 게임 다운로드 횟수를 기준으로 게임 개발사에 비용이 부과된다. 영화 흥행 성적에 따라 배우에게 출연료를 더 지급하는 ‘러닝 개런티(running guarantee)’와 비슷하지만, 구독 모델이 비싸고 설치 횟수가 많으면 요율은 낮아진다. 

유니티는 구체적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게임이 최소 매출 임계값을 통과한 경우, 게임이 최소 설치 횟수를 통과한 경우로 요금 적용을 제한했다. 영세한 게임 개발사, 게임 매출 규모를 갖추지 못한 게임에는 해당 요금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개인 개발자에 적용되는 유니티 퍼스널, 유니티 플러스 요금의 경우 매출 20만달러, 설치 건수 20만 건이 기준이다. 규모를 갖춘 게임 개발사에 해당하는 유니티 프로, 유니티 엔터프라이즈 요금은 매출 100만달러, 게임 설치 건수 100만 건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유니티가 도입한 신규 런타임 요금제 상세 내용 (출처 : Unity)

어몽어스 제작사 등 게임사들 “해로운 영향” 반발

문제는 유니티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용료로 인해 소규모 팀이 주로 사용하는 엔진이었다는 점이다. 학생들도 게임 개발 입문용으로 유니티 엔진을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

유니티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의 70%, PC 게임의 50% 이상이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되고 있다. 에픽 게임즈의 ‘언리얼 엔진’과 함께 게임 개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 다운로드 건수가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게임 개발사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처 : 이너슬로스 X 공식 계정)

실제로 많은 게임 개발자, 게임 제작사들이 즉각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태다. 

인기 게임 ‘어몽어스(Among Us)’의 개발사인 이너슬로스(InnerSloth)는 X를 통해 “이 요금제 변경 조치는 우리뿐만 아니라 동료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어나더 크랩스 트레저’ 개발사 애그로 크랩(Aggro Crab) 역시 “오는 2024년 엑스박스(Xbox) 게임패스에 입점하려 했는데, 2500만 게임패스 구독자가 무료로 설치만 해도 요금이 청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니티 런타임 요금제 시행에 맞춰 게임을 삭제하겠다거나 경쟁사인 언리얼 엔진으로 바꾸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회원가입 후 뷰스레터를
주 3회 무료로 받아보세요!

단순 뉴스 서비스가 아닌 세상과 산업의 종합적인 관점(Viewpoints)을 전달드립니다. 뷰스레터는 주 3회(월, 수, 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