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없이 만드는 버터 : 미요코스 크리머리
1997년, 서울 시내의 한 ‘콩고기’ 뷔페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다. 콩으로 만들었다는 각종 고기는 콩맛도 아니고 고기 맛도 아니었다. 질감 역시 고기 보다는 질긴 어묵에 가까웠다. 맛있다기 보다는 신기한 음식으로 기억된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도했지만 그 이후로 다시 ‘콩고기 뷔페’를 가는 일은 없었다.1997년, 미요코 시너(Miyoko Schinner)는 첫 채식주의자용 식품 회사를 설립했다. 연간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지만 투자자를 구할 수 없어 2003년에 회사 문을 닫았다.미요코 시너는 당시를 떠올리며 "사람들은 음식에 돈을 투자하지 않았다. 확실히 비건용 음식에는 아니었다. 비건 음식은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어떤 것이었다"고 설명했다.2017년, 상황은 변했다. 시너가 식물성 치즈 생산업체인 미요코스 크리머리(Miyoko’s Creamery)를 창업한 지 2년여 만에 6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8월 5일(현지 시각)에는 시리즈C 52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많아진 소비자들 덕분에 대체 단백질 식품에 대한 투자 시장의 관심은 그 어느때 보다 뜨겁다. 질긴 어묵이 떠오르던 대체 식품은 사라지고, 이제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진짜 식품’으로 발전하고 있다.미요코스 크리머리는 소 없이도 치즈나 버터를 즐길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식품 혁신의 길을 선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