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사람과 목적에 집중하면 이익은 따라온다
1970년 9월 시카고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글 하나를 기고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늘리는 것’이라는 요지의 글이었다. 쉽게 말해 기업은 돈만 잘 벌면 된다는 얘기. 이 글은 이후 전세계 기업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프리드먼 독트린’이 됐다. 우리가 학교에서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라고 배우게 된 건 이 글에서부터 유래했다.프리드먼 독트린은 주주가치를 중요시하는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의 발판을 마련했고 기업들은 단기적인 수익창출에 전념했다. 장기적으로 보고 경영하기보다는 분기 실적에 일희일비했다.기업들이 항상 이윤추구에만 매몰되어 왔던 건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1950년대부터 주주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경영 기조가 있었다. 기업이 속한 경제 전반과 환경 및 공동체는 물론 고객과 임직원, 협력사까지 잘 되야 기업도 잘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른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Stakeholder Capitalism)다. 쉽게 말해 착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기조는 1970년 프리드먼 독트린을 만나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기업들은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프리드먼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였다. 공동체와 이해관계자에 신경 쓰지 않고 주주를 위한 이윤 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1980년대부터 세계를 휩쓴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의 신자유주의 정책 또한 프리드먼 독트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