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말고 스토리를 이야기하라
[롯데 -더밀크 글로벌 엑설러레이터 프로그램]
김의준 인사이더 기자가 전하는 글로벌 미디어와 소통
보도자료로 기사를 쓰는 기자는 거의 없다. 깡통 정보말고 스토리를 이야기하라.
인사이더에서 일하는 김의준 기자는 23일 샌프란시스코 세일즈포스타워에서 '미국 미디어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김의준 기자는 인사이더에서 아마존을 담당한다. 인사이더는 뉴욕에 본사를 둔 미국 온라인 미디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초기 투자했으며 현재 600명의 기자가 근무하는 대형 언론이다. 그는 인사이더 이전에 CNBC, 디인포메이션, 포춘매거진코리아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 기자다.
김 기자는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매체와 소통하려면 현지 미디어 특색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미디어는 보도자료(깡통 정보: Canned information)로 기사를 쓰지 않는다. 김 기자는 "보도자료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미국 매체가 기사로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보도자료를 뿌려서 미국 매체에 기사가 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데이터로 스토리를 만들어라
미디어는 어디서나 스토리텔링을 중요시 한다. 김 기자는 기사를 내려는 목적을 설정하라고 조언했다. 스타트업은 투자 발표, 트렌드 소개, 회사나 대표 홍보, 특정분야 데이터 제공, 고발 등의 목적으로 언론과 접촉한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투자 내용 발표다. 투자 발표는 미국에서 독립 기사나 뉴스레터에 한 문장으로 커버된다. 김 기자는 "투자 유치 발표는 테크크런치와 벤처비트 등 특정 매체에만 작게 나온다. 극소수의 테크분야 종사자를 제외하면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보다 적극적으로 미국 미디어와 소통하려면 제품이나 비즈니스 영역의 전문 데이터를 제공한다. 회사나 투자 유치를 단순 소개하는 보도자료가 아니라 특정 사안에 대한 전문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형태다.
관련 분야에 관심있는 기자를 먼저 검색해 알아두면 더욱 효과적이다. 김 기자는 주로 아마존과 관련된 기사를 쓴다. 이처럼 다른 매체도 각 분야 전문기자가 있다. 각 기업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 기자를 찾은 후 관심 있어할 데이터를 제공하면 기사의 일부분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 데이터가 없다면 트렌드를 소개하는 방법도 있다. 재미있는 일화를 기자와 공유해 기사에 활용하게 한다. 데이터나 트렌드 모두 기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자료를 제시한다.
회사와 대표 홍보도 스토리텔링 기반이다. 대표의 특이한 이력이나 유명투자가와 만난 스토리,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부각시킨 이야기를 기자와 공유한다.
글로벌 미디어도 고발 기사에 크게 반응한다. 대기업 갑질 횡포나 협업 논의 후 자료 유출, 제품 베끼기 등 부당 행위 고발이 이 범주에 속한다.
김 기자는 "이런 내용은 대부분 매체가 취재를 시작한다. 크게 기사화 될 수 있고 바이럴 효과는 크지만 상대방 기업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 접촉 이메일은 짧고 명확하게
김 기자는 글로벌 미디어 기자에게 이메일을 쓸 때 짧지만 명확한 내용을 담으라고 조언했다. 기자는 하루에 스타트업 홍보 이메일을 수십에서 수백통씩 받는다. 웬만한 사업 모델은 대부분 기사로 다뤄졌다. 대표 인터뷰는 각본대로 짜여 지는 경우가 많아 거부하는 분위기다.
수 많은 이메일을 읽어야 하는 기자는 짧으며 목적이 정확한 내용에 반응한다.
스타트업은 알리고 싶은 내용에 관심을 가질 만한 기자와 매체 성향을 미리 분석해야 한다. 김 기자는 "아마존 기사를 주로 쓰는데 페이스북 논란에 대해 제보하는 메일이 온다. 관련분야가 아니면 기사는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를 보여주고 관심있으면 연락을 달라"라는 형태가 가장 읽기 편하고 연락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대표가 직접 이야기하라
스타트업은 특히 대표가 직접 기자와 소통해야 한다. 대표가 기자에게 연락하면 조금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다. 특정 규모 이상이 되기 전까지는 대표가 직접 기자와 소통하며 관계를 형성한다.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링크드인 메신저, 트위터 등을 활용한다. 무엇인가 홍보할 내용이 있을 때만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자와 관계를 유지한다.
미국 미디어, 스폰서드 콘텐츠는 반드시 명기한다
미국 언론사는 독립성이 강하다. 미국 미디어는 기업에게 돈을 받고 홍보 기사를 쓰는 사례가 거의 드물다. 특정 기업이 지원하는 출장도 제한된다. 만약 특정 기업이 출장에서 숙식 등을 지원했다면 해당 내용을 기사 아래 명시한다.
김의준 기자는 "미국 기자가 기업에서 준 홍보기사를 그대로 쓰는 경우는 없다. 만약 그런 기사를 써도 데스크에서 통과되지 않는다. 미국 미디어는 행동강령(code of conduct)으로 이런 내용을 공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