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AI 기술이 눈앞에 와 있었다"... 유레카파크 집중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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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수 2025.01.18 17:25 PDT
"가장 인간적인 AI 기술이 눈앞에 와 있었다"... 유레카파크 집중 분석
(출처 : 더밀크)

[CES2025 집중 분석] 전진수 전 SK텔레콤 부사장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에서 본 CES2025. AI 기술 곳곳에 퍼져 있어
자동화를 넘어, 지능형 디바이스가 눈앞에
에이지 테크, 접근성 등 인간적인 AI 기술 구현한 스타트업 부상
현대차, 삼성전자, LG 노바, 델 등 대기업-스타트업 협력 모델 여전히 강세

CES2025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Venetian Expo)에서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전시가 이뤄졌다. 1층의 유레카 파크(Eureka Park)는 혁신 기술과 스타트업을 위한 '올림픽' 같은 공간이었다. 2층의 스마트홈, 디지털헬스케어, 푸드테크 전시도 당장 구매해서 써보고 싶은 실용성 높은 제품이 전시 돼 참관객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올해 CES 2025 에 참석한 4500개 전시 중 유레카 파크에는 1400여개의 스타트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그 중 한국 기업은 625개(48%)가 넘게 전시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였으며, LVCC와 달리 전시 중반이 넘어가도 관람객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스타트업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유레카관을 포함한 베네시안 엑스포에서는 어떤 기술들과 기업들의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을까? CES 혁신상 수여작들을 통해 어떤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지, 우리가 얻어가야 할 인사이트는 무엇이었을까?

자동화를 넘어, 지능형 디바이스가 눈앞에

베네시안 엑스포 2층의 스마트홈, 디지털헬스케어, 푸드테크 전시와 1층 유레카 파크의 1300여개의 스타트업 각축전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요소 중 하나는 모든 기기가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AI를 접목, 인간이 개입을 최소화한 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각 기업들은 단순 전자제품을 넘어 고객을 학습하여 데이터를 쌓고, 개인화되고 지능화된 기기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경쟁적으로 시연했다. AI 자동화 기술이 이제 대형 뿐 아니라, 중소형 기기에도 통합된 흐름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기업은 로보락(Roborock)이었다. 로보락의 로보청소기(saros z70)는 청소 도중 수건이나 물건을 발견하면 옴니그립(omniGrip) 로봇 팔을 통해 물건을 치우고 청소 경로를 확보한다. 로봇 청소기 뿐 아니라, 잔디깎기 로봇, 수중 청소 가능한 자율주행 로봇, 자율주행 카트 등 자율 주행의 영역이 이제는 움직이는 모든것으로 확대되고, AI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이 두드러졌다. 180여개의 물품을 구분하여, 신발은 신발장에, 빨래는 빨래통에 넣는 작업도 가능하여 집안 정리정돈을 맡겨도 될 수준이었다. 

스튜디오 랩의 자동화 로봇(GENCY PB)는 커머스용 사진 촬영 로봇으로 AI가 실시간으로 피사체를 분석하여 최적의 촬영 구도를 판단, 버튼 하나만으로 촬영 대상의 방향과 각도를 최적화 했다. 수백장의 커머스용 사진을 촬영하여 사진 촬영의 90%를 자동화, 60% 더 빠른 촬영이 가능하다.

CES2025 혁신상을 수상한 로보락의 로보청소기 (출처 : 더밀크)

에이지테크와 접근성 기술 개발 치열

올해 CES에서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기술의 에이지테크(Age Tech)와 접근성(Access to Tech, Accessibility) 분야였다.

특히 접근성(Accessibility)은 나이, 성별,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서비스,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모든 사람이 더 행복하고 활동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산업 분야이다. HS4A의 8번째로 작년부터 추가된 Accessibility로 인해 영향력을 받았다.   

한국 기업인 위 로보틱스의 윔(WIM)은 보행 보조 로봇으로 에너지를 20% 절감해준다. 노인의 걷기 연령을 평균 16세 낮춰줄 뿐 아니라, 강도 높은 보행을 계속 해야하는 산악구조대, 환경 미화원 분들까지 이미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기기 저항을 반대로 늘려 걷기 근력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한국 회사인 휴로틱스는 재활치료와 운동선수들의 부상 치료 가능한 보조 로봇을 선보였다. 

한양대 게임 연구실이 출품한 이명 디지털 치료 장치(TD Square)은 시각, 청각, 촉각 피드백과 가상현실 기술을 결합하여 인지 행동치료를 제공하는 이명 치료기다. 생성AI로 생성한 환자 맞춤형 이명 입체 음향을 환자가 직접 제어하고 제거함으로써 이명 증상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본 대기업 기린의 전자 소금 숫가락은 전류를 사용하여 저염 식품의 짠맛과 감칠맛을 강화하도록 설계된 숫가락으로 주목을 받았다. 놀라웠던 점은 현재 일본에서 판매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제품은 고유의 전기 파형 기술을 사용하여 저염 식품의 염도를 1.5배 올릴 수 있다. 과도한 소금 섭취는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건강 문제이다. 음식의 맛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저염식을 하여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지향하는 기술로, 미각 조절 젓가락도 개발 완료되어 출시를 기대한다..  

에실로룩소티카의 뉘앙스 오디오는 청각 약자를 위한 글래스형 디지털 보청기다. 보는 방향의 사람의 목소리만 선정하여 증폭하는 옵션을 제공하고 시끄러운 곳에서의 소음을 차단해주는 기능으로 청각 약자가 소리지르듯이 말하지 않도록 배려한 디바이스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을 통해 청각보조기기로 판매될 예정이다. 음성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하여 청각장애인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글래스(Xanderglasses와 Captify)도 큰 관심을 끌었다. 실시간으로 들어온 언어를 AI로 변환하여 눈앞에 문장을 투사한다.. 

솔리드(Soliddd)는 가상현실 스마트 글래스로 황반변성 등 시야의 일부를 가리는 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 전체 시야를 제공하여 시각 장애인들의 시야를 되찾아준다.

시력 개선 의료기기 글래스 기업인 이사이트고(eSight Go)는 황반변성 및 당료망막병증과 같은 질환으로 중앙 시력을 잃은 사람을 돕는 디지털 보조장치(eSight Go)를 전시했다. 코받침에 있는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영상을 최적화 하고 향상시켜 눈앞의 OLED 모니터 영상을 뇌에서 이미지 합성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착용했을 때, 일반인 모드로만 사용하였기 때문에 Zoom-In/Out 정도만 확인이 가능했다. 

스위스 마그네스(Magnes)의 누슈(NUSHU)는 보행이 불편한 파킨슨병 환자들, 노환, 치매 등으로 정상적인 걸음이 어려운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돕는 신발이다. 신발 내부에 10여개의 센서가 보폭, 보행속도, 이동거리, 균형, 발뒤꿈치의 지면에 닿는 정도의 다양한 보행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의 걸음걸이를 분석한 후, 실시간으로 타이밍엥 맞추어 촉각 신호를 보내줌으로써 발을 자연스럽게 내딜 수 있게 해준다. 

일본 바이오닉엠(BionicM)의 바이오레그(Bio Leg)는 디지털 의족으로 인간 무릎의 운동특성을 본떠 전덩 무릎관절을 통해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의동작을 쉽게 할수 있도록 하여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바이오 레그의 혁신은 의족을 자신감과 스타일의 상징으로 탈바꿈 시켰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CES기간에 디지털 의족을 착용한 관람객들을 몇 명 마주하였는데, 거부감이 전혀 없이 자연스럽고, 오히려 디자인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고 걸음걸이마저 자연스러웠다. 9살 때 골육종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바이오닉엠 CEO 쑨샤오준이 직접 연구개발을 시작해 만든 작품이다. 

위로보틱스의 CES2025 전시

미국의 AARP(미국 은퇴자 협회)는 1958년에 시작, 50세 이상 미국인들의 권익을 대표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38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비영리단체다. 상대적으로 수요를 찾기 어려운 에이지 테크와 접근성 관련 회사에 투자 뿐 아니라 고객을 연결하고,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장치 창출에 기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올해도 24개의 스타트업의 아이템을 체험 공간으로 구성하는 동시에 반대편에서는 에이지 테크 위한 피칭을 통해 투자로 이어지게 했다.

이처럼 에이지테크와 접근성 기술에 대해 CTA에서 HS4A의 항목으로 강조하고, 혁신상 분야로 올려 강조하는 것은 이 기술들이 인류의 진화와 발전, 안보에 있어 중요하다는 신호라고 판단된다.

고령화 시대에 맞추어 노화를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에 더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후천성 장애인이 88%인 시대에 접근성 기술은 더이상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 CES 2025는 기술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심리적 장애로 이어지지 않으며,  모든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심미성을 고려한 포용적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러한 혁신이 실제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기업, 투자자, 정부, 시민사회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시력 개선 의료기기 이사이트고의 스마트 안경 (출처 : 더밀크)

생태계를 위한 노력, 오픈 이노베이션은 계속된다. 

CES2025에서는 경기침체로 인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임에도 대기업과 각국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살리려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노력이 빛났다.

전세계 경기 흐름의 양상으로 빅테크와 대기업들도 비용을 효율화하고 절감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상황에서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위축지 않았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CES 2025에서는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것.

현대차 제로원, 삼성전자의 씨랩, LG 노바, 지멘스, 델 등 유레카 파크에서의 오픈 이노베이션 현장은 여전히 인파가 많이 몰렸으며, 대기업에서 직접 할 수 없는 혁신적이거나, 빠르게 검증이 필요한 기술에 대해 투자와 육성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전히 대기업은 목마르고, 스타트업은 리소스가 부족하며 이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올해 CES는 약 14만명 넘게 참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CES 2024에서 생성형 AI가 각광받으면서 AI에 대한 기대감을 이야기 했지만, 과연 비지니스로 이어질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CES 2025 에서는 1년만에 AI기술이 보편화되고 오픈 소스, 온디바이스 AI의 영향력으로 세부적이고 전문적(Vertical) 영역에 AI를 접목되면서 구체적인 비즈니스 사례들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불과 1년 만에 AI 기술이 이처럼 광범위하게 실용화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CES는 이러한 변화의 바람 속에서 “Connect, Solve, Discover, Dive In” 의 모토를 내세우며, 아직도 더 나아가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끼게 해서 향후 발전의 여지를 남겨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대기업-스타트업 상생 모델을 보여준 LG노바 (출처 : 더밀크)

전진수 전 SK텔레콤 부사장은 누구

전진수 전 SK텔레콤 부사장, 슈퍼랩스 대표는 SK텔레콤의 5GX서비스 사업단장, 미디어 기술원장,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등을 거친 한국의 대표적 기술 분야 여성 리더다. SK텔레콤 부사장(메타버스CO장) 시절 '이프랜드'를 성공리에 론칭하며 급성장시켜 '한국 메타버스의 어머니'란 별명을 받기도 했다. 스타트업 슈퍼랩스를 창업하고 생성AI 서비스인 '라스코' 개발과 출시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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