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민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는 연준, 안믿는다

송이라, 2021.07.18 21:36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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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utterstock)

[뷰스레터 플러스]미국 물가 도대체 얼마나 올랐기에...
실리콘밸리는 더 심해요!
파월 “일시적 현상” VS 시장 “과연?”

미국은 델타 변이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여행 및 레저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장거리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눈으로 목격한 두 가지 사실에 크게 놀랐습니다. 우선 넘쳐나는 (마스크 안 쓴) 관광객에 놀랐고 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에 또 놀랐습니다. 항공, 숙박료, 렌터카 등 여행 관련 비용부터 집세와 기름값, 식료품 가격까지 안오른 품목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는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5.4% 급등해 5%를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를 가볍게 뛰어 넘었습니다.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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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씨월드의 풍경.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출처 : 송이라 )

‘헉’소리나는 미국 물가

미국 경제의 최대 화두는 단연 ‘인플레이션’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밀크는 2021년 하반기를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로 ‘델타 변이’(Delta Variant)와 ‘물가상승’(Inflation)을 합성한 ‘델타플레이션’(Daltaflation)을 꼽았는데요. 지인들과 모임자리를 가도 물가 이야기부터 시작할 정도로 큰 이슈입니다.

물가 상승은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먼저 수요 증가입니다. 코로나에 억눌려 있던 소비 수요가 폭발한 것입니다. 여행수요 증가는 항공, 숙박, 렌터카 등 지난해엔 거의 사망선고를 받다시피한 업종의 보복소비로 이어졌습니다.

더 큰 요인은 공급 감소입니다.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면서 컴퓨터부터 자동차까지 반도체가 필요한 모든 제품의 공급이 줄었습니다. 신차 부족은 중고차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목재와 옥수수 등 각종 원자재도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뛰었습니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줄어든다면? 당연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겠죠. 여기에 정부의 실업급여 연장 혜택으로 식당 종업원, 화물기사 등 일선 노동자들 대다수는 여전히 근로현장에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서비스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보스턴 등지에 있는 더밀크 팀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물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취재했습니다.

👉美 물가, 도대체 얼마나 올랐기에...

실리콘밸리는 더 심해요!

실리콘밸리 지역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물가 수준이 높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주민들은 안그래도 비싼데 더 오르니 "정말 너무한다"고 아우성입니다. 문제는 구조적으로 상황이 변했고 이미 오른 가격이 다른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영어교사였던 사라 템플(Sara Temple)씨는 15년째 산호세에 살고 있지만 지금처럼 팍팍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로 유학생이 줄어들고 수업방식이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그는 10년간 몸담았던 학교에서도 해고됐습니다. 식료품 가격과 외식 비용도 크게 올라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매도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는 "이전엔 100달러 내외로 일주일치 식재료를 준비했지만, 지금은 150~200달러를 써야 한다"며 "빵은 직접 굽고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주택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습니다. 통상 3~4월 최고점을 찍고 6~7월부터는 정체기 혹은 하락기로 접어드는데 올해는 집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원자재인 목재 공급 부족으로 공급은 제한적인데 역사적 수준의 저금리를 활용,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30% 올랐다. 어떻게 사나" 비명 지르는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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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 산타나로우 (출처 : 김주현)

파월 “일시적 현상” VS 시장은 “과연?”

하지만 연준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지난해 기저효과가 있는데다 현재의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주요 항목이 중고차, 호텔, 항공, 여행, 외식 등 경제재개에 따라 급격하게 수요가 몰린 항목이라는 것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의 물가상승은 낮은 공급과 높은 수요가 만난 퍼펙스톰”이라며 “팬데믹이 초래한 일시적 현상으로 우린 곧 사라질 것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상 금리인상이 예고되면 국채가격은 하락(국채금리는 인상)하기 마련이지만, 6월 CPI 발표 이후 10년물 국채금리는 1.3%선까지 위협할 정도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일시적’이란 연준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현장은 다른 의견을 냅니다. 래리 핑크(Larry Fink) 블랙록(BlackRock) 회장은 파월 의장이 '일시적' 이라고 재확인한 날 미국 경제가 물가 상승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는 “유가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 연준의 일자리 증가에 초점을 맞춘 정책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3%를 웃돌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델타 변이로 아시아 지역 공급망이 더 악화되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은 더 심해져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맥도날드와 펩시콜라 등 주요 기업들은 이미 올해 가격을 올렸거나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한국도 최근 오뚜기가 다음달 1일부터 라면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무려 13년 만의 인상입니다. 현재의 물가 상승 압력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서민들의 주름살은 늘어만 갑니다.

👉파월 "인플레는 일시적" VS 시장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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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그래픽:김현지)

인플레, 정말 일시적?

시장이 이토록 인플레이션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정확히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주식과 채권, 여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이라는 이례적 상황이 야기한 경기침체와 회복, 기록적인 부양규모와 실업률 등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입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현재의 물가상승 현상이 ‘일시적’인지 아닌지를 놓고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입니다. 누구도 정확한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확실한 건 연준은 결국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고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또 물가와 관계없이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 탄탄한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면 금리인상기에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해나갈 수 있습니다. 더밀크는 앞으로도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경제 현상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