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재 영입도 불사해야"... K휴머노이드 키울 두 가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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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6.09.02 10:41 PDT
"중국 인재 영입도 불사해야"... K휴머노이드 키울 두 가지 해법
(출처 : 더밀크, 제미나이 편집)

[더밀크 WRC 심층 분석 웨비나] 휴머노이드 열풍, 버블인가? 혁명인가?
“작게라도 실증에 뛰어들어야”… 버블 논쟁보다 경험과 데이터
미중 로봇 공급망 갈라진다… 한국 부품사에 기회 열린다
정부가 로봇을 사게 만들어라… “논쟁보다 실증이 먼저”
“중국 인재를 한국으로 데려와야”… 로봇 경쟁력 높이는 방법

AI 경쟁 트렌드가 소프트웨어와 거대언어모델(LLM)의 가상 세계를 넘어, 실제 물리적 세계와 결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경쟁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중국의 대표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Unitree)가 최근 상장하며 막대한 자금이 이 분야로 몰리는 가운데, 기술 생태계의 패권을 위협하는 '중국발 휴머노이드 쇼크'가 화두로 떠올랐다.

과연 지금의 열풍은 일시적인 시장의 거품인가, 아니면 노동 패러다임을 바꿀 진정한 혁명인가. 이 질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더밀크는 지난달 31일 '휴머노이드 열풍, 버블인가? 혁명인가?'를 주제로 한 웨비나를 개최했다.

웨비나에서는 동우상 로보타운 대표와 이형민 테네셀 대표 등 중국 전문가들이 각각 베이징 WRC(세계로봇컨퍼런스) 현장과 선전(심천) 공급망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 손재권 더밀크 대표가 논평자로 참여해 두 강연자의 발표를 글로벌 기술 허브인 실리콘밸리 시각에서 짚었다.

두 발제자는 중국이 하드웨어 제조와 공급망에서 압도적 우위를 다졌고 그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이 이 흐름을 관망할 여유가 없다는 데한 목소리를 냈다.

동우상 대표가 WRC 현장에서 확인한 로봇의 실무 완성도 변화, 즉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형민 대표는 그 기술을 가능케 한 선전의 자본·인재·공급망 구조, 즉 '왜 중국만 이렇게 빠른가'라는 메커니즘을 파고들었다.

웨비나에서 나온 8개의 질문을 축으로, 세 연사의 답변을 교차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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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민 대표

WRC 현장과 실리콘밸리가 가리키는 '피지컬 AI'의 실체는?

동우상 대표는 작년과 올해 베이징 WRC 현장을 비교하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마네킹에서 일하는 워커로"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작년까지 대부분의 휴머노이드 부스는 손을 흔드는 모형 수준이었고, 오작동으로 줄에 매달려 있는 경우도 잦았다.

올해는 달랐다. 화장실 청소, 물류 상하차, 탁구, 권투, 소방 방재까지 실제 노동을 시연하는 로봇이 전면에 등장했고, 두 발 보행의 한계를 보완한 휠 기반 휴머노이드도 대거 나왔다.

구체적인 사례도 인상적이었다. 화장실 청소 로봇은 로봇 팔이 브러시와 노즐을 상황에 맞게 교체 장착하며 작업했고, 유비테크의 반려 인간 시리즈는 얼굴 표정 구현에 공을 들인 형태로 올해 가장 많은 주문을 받은 제품 중 하나로 꼽혔다. 동 대표는 이를 시장 수요가 실제로 확인된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번 WRC에 로보티즈는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참가했다. 휴머노이드 개발 이력을 상당기간 쌓아온 만큼 유니트리의 중형급 라인업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손재권 대표는 이같은 변화가 실리콘밸리에서도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LLM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던 스탠퍼드 컴퓨터공학과 교수진과 인재들이 최근 대거 로봇 분야로 전향하고 있다. 특히 유니트리 상장은 휴머노이드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산업이라는 걸 자본 시장이 공식화한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손 대표는 앞선 WAIC2026을 다녀온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관련 생태계 전반에서 휴머노이드를 매개로 기술력을 증명하려 하는 모습이 미국과의 격차를 체감하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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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상 대표 (출처 : 더밀크)

'상상력과 실증 데이터의 공백'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 등 과거의 메가 트렌드에도 늘 거품론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그 기술이 만든 유용성은 사라지지 않고 이어졌다.

동우상 대표는 "(휴머노이드) 거품 여부를 두고 관망하는 사이 벌어지는 '경험의 격차'와 '데이터 축적 속도의 차이'가 우려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중국은 이미 대학 연구팀부터 스타트업까지 '로봇 올림픽' 같은 무대를 거치며 상상력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모으는 중이다. 상상력에서부터 뒤처지고 있다고 그는 뼈아픈 지적을 날렸다.

그는 이 격차가 얼마나 빠르게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최근 등장한 반려로봇 '마이크로독'을 들었다. 출시되자마자 하루도 안 돼 예상을 뛰어넘는 대량 주문이 몰렸는데, 이는 B2B 중심으로만 여겨졌던 피지컬 AI 시장에 B2C 수요가 폭발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동 대표는 "자녀들에게 지금부터 이런 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진로 고민 중인 다음 세대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재권 대표는 유니트리 상장 당시 창업자가 언급한 '휴머노이드의 GPT 모멘트'까지 약 5년의 빌드업 기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5년 동안 누가 더 많은 물리 데이터를 모아 월드 모델을 고도화하느냐가 관건이며, 여기서 밀리면 소프트웨어 플랫폼 시장이 소수 빅테크에 종속됐던 전철을 피지컬 AI에서도 그대로 밟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 정부도 이런 격차를 이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휴머노이드와 드론 수입을 실제로 제한하고 있는 현실 자체가, 완성품이 아닌 생태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미·중 격차가 얼마나 크게 벌어졌는지를 방증한다고 손 대표는 덧붙였다.

WRC2026에 전시된 로봇 (출처 : 동우상 대표)

왜 다들 선전으로 몰려가나

그럼 이런 생태계가 어떻게 빠르게 조성됐을까. 또 로봇 생태계가 가장 잘 조성된 중국 선전은 어떤 곳일까.

중국 선전에 머물고 있는 이형민 대표는 중국 로봇 군단의 실제 힘이 베이징 전시장이 아니라 '선전 공급망'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선전 남산 단지를 중심으로 수만 개의 로봇 관련 기업이 밀집한 '선전 로봇 밸리'가 형성돼 있고, 센서·모터·감속기·프레임 같은 부품 대부분을 반경 30분~1시간 거리에서 조달하고 조립할 수 있다. 시제품을 기획하고 만들고 고치는 반복 개발 속도가 실리콘밸리나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고,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선전의 로봇밸리 (출처 : 이형민 대표)

그는 이 공급망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애플의 아이폰 생산이 들어오면서 제조 역량이 한 차례 올라갔고, 이어 현지 스타트업이었던 DJI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다시 한 단계 성숙했다. 그리고 이 공급망은 전기차 산업이 커지면서 또 한 번 도약했다.

이렇게 쌓인 부품 생태계가 휴대폰 시장 둔화로 갈 곳을 찾던 부품 업체들을 로봇 산업으로 흡수하면서, 원래 있던 인프라가 새로운 시장을 만나 빠르게 확장된 결과가 지금의 선전 로봇 밸리라는 설명이다.

(출처 : 더밀크)

그는 또 '심천'을 하나의 독립된 도시가 아니라 홍콩·심천·둥둥관·광저우·마카오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인 '웨강아오 대만구'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도 짚었다. 자본은 홍콩에서, 설계는 심천에서, 생산은 둥관에서, 유통은 광저우에서 맡는 식으로 지역별 역할이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손재권 대표는 이 격차를 미국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Y 콤비네이터의 사례로 보충했다. Y 콤비네이터가 최근 "미국의 하드웨어 제조 속도가 선전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며 이를 해결할 스타트업을 공개 모집했을 정도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로봇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면 중국인 창업 멤버가 있어야 공급망 소싱이 가능하다는 말이 정설이 됐다.

실제 이형민 대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이 선전에서 한 달씩 머물며 공급망을 뚫으려 매주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그가 속한 심천-샌프란시스코 창업자 단톡방에는 다수의 Y 콤비네이터 출신 창업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구글 전 CEO 에릭 슈미트 같은 유명 인사들도 최근 선전을 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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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의 휴머노이드 로봇 커뮤니티.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이 한달동안 머물면서 공급망을 뚫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출처 : 이형민 대표)

설립 4년 만에 유니콘, 애지봇은 어떻게 추월했나

이형민 대표는 중국 휴머노이드 유니콘 애지봇의 성장 방식에 주목했다.

애지봇은 설립 4년 만에 벤처 자금을 레버리지해 공격적인 상·하류 수직 계열화에 나섰다. 모터, 감속기 같은 핵심 부품 제조사에 직접 투자하거나 인수해 상류 공급망을 안정시키고, 다수의 조인트벤처와 시스템 통합 파트너사를 세워 판매처를 미리 확보하는 '생태계 펀드 전략'을 썼다.

그는 이 성공 방정식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홍콩과기대의 리저상 교수가 있다고 짚었다. 드론기업 DJI를 창업한 왕타오를 학생 시절부터 키워낸 멘토로 알려져있다.

현재 그가 이끄는 스타트업 육성 기관을 거쳐간 인재들이 자본·인재·네트워크를 공유하며 실리콘밸리의 '페이팔 마피아'와 비슷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DJI 출신은 소비자 하드웨어를, 텐센트 출신은 소프트웨어를 각각 잘 만드는 식으로 계보가 나뉘어 병렬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서로 얽혀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동우상 대표는 중국 휴머노이드의 가격 전략과 생태계 확장을 연결했다. 최근 상장한 유니트리의 경우 고가 대형 휴머노이드 외에 저렴한 소형 라인업도 적극 내놓고 있는데, 이런 중저가 대량 공급이 전 세계 학계와 개발자 커뮤니티가 중국산 로봇 바디를 표준처럼 쓰게 만들고 있다는 것. 그는 "이런 시도가 글로벌 로봇 생태계의 헤게모니를 중국이 쥐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WAIC 2025에 전시된 중국의 애지로봇 (출처 : X )

한국 제조, 물류 현장에서 '한국형 실증(POC)' 어떻게 해야하나?  

그러면 한국은 중국발 '휴머노이드 혁명'에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어디서부터 휴머노이드를 도입해야 실수하지 않을까.

동우상 대표는 무엇보다 한국 제조·물류 기업들이 로봇 도입에서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로 '처음부터 사람 한 명을 완벽히 대체해 주길 바라는 욕심'을 꼽았다. 이는 대기업조차 어려운 영역이라 "백전백패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대신 사내 공정을 뜯어보고 반복적이고, 위험도가 높고, 구인난이 심한 단일 공정부터 좁혀 잡아야 한다. 그는 "기업들의 로봇 도입 컨설팅을 진행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바로 이런 업무 분석"이라면서 "전체 공정이 아니라 한 사람 업무의 특정 한 단계만 대체하는 접근이 리스크를 줄이면서 투자 대비 효과를 확실히 얻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형민 대표는 하드웨어 스펙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현장에서 로봇을 라인에 맞게 미세 튜닝하고 통신 프로토콜을 맞추며 에러율을 줄여 나가는 시스템 통합 능력이 도입의 성패를 가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장과 솔루션을 잇는 이 역량과 거기서 쌓이는 운영 데이터가 중국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한국 중소 제조 기업들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맥락에서 바디 경쟁이 아닌 상위 레이어 경쟁, 즉 산업 지식을 얹은 솔루션으로 승부하는 방향이 결국 실증 단계에서도 유효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출처 : 동우상 대표)

중국의 저가 공세, 한국은 무엇으로 맞서야 하나

중국이 가진 풀스택 공급망 생태계, 그리고 기술력을 한국이 단숨에 따라잡기는 어렵다. 그럼 현 상황에서 한국 기업은 어디서 승부를 봐야할까.

이형민 대표는 "저렴한 인건비와 부품 국산화로 하드웨어를 찍어내는 중국과의 단가 경쟁은 승산이 낮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도메인 지식과 브레인(인텔리전스)의 결합이 답"이라고 봤다. 의료 수술 보조, K-뷰티, 콘텐츠·엔터테인먼트처럼 한국이 강점을 가진 산업군을 명확히 정하고, 중국산 하드웨어 위에 고유한 업무 노하우와 상위 레이어 AI를 얹어 고부가가치 솔루션으로 재구성해 수출하는 방식이 훨씬 실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예시로, 한국의 세럼을 활용한 마사지 로봇을 만들어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하는 식의 접근을 들었다. 하드웨어는 중국에서 가져오되 그 위에 한국적인 산업 지식을 얹어 사업화하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손재권 대표의 분석도 비슷했다. 최종 승부처는 결국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하는 월드 모델과 에이전트 브레인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유니트리 창업자 왕싱싱의 말을 인용하면서 "향후 5년은 하드웨어의 시간이고 그 이후는 AI의 시간이라고 언급했다"며 "유니트리 스스로도 하드웨어보다 월드 모델을 포함한 브레인과 데이터 확보에 막대한 투자를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드웨어 제조 인프라에서 중국을 이길 수는 없지만, 월드 모델 소프트웨어와 도메인 특화 데이터 가공 분야에서는 충분히 초격차를 만들 수 있다며, 대기업 위주 각개전투를 벗어나 정부와 스타트업이 연합한 인텔리전스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더밀크 )

미·중 제재 국면, 한국 부품 기업의 기회는 어디에 있나

미국의 대중국 하드웨어·부품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정밀 부품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형민 대표는 미국 빅테크와 서방 기업들이 중국산 로봇과 부품 의존도를 낮추려 하지만, 미국 내 제조 기반 부족으로 대체 공급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중국산 부품을 다른 국가 제품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과 서방 공급망에 부품을 공급하는 전략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손재권 대표는 한국이 로봇 산업의 오랜 기반과 부품 생태계,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형 제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지난 20년간 뚜렷한 성공 사례가 적어 업계가 위축돼 있다는 한계도 짚었다.

그는 미중 공급망 분리가 오히려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서방 시장에서 중국산을 대체할 안정적인 기술 파트너 수요가 커지는 만큼, 한국 부품사들이 이 틈을 선점할 경우 새로운 수출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WAIC 2026 딥로보틱스 전시관. 사족보행과 휠레그, 휴머노이드 로봇을 함께 배치하고 복잡한 지형의 인식·지도 작성·자율 이동 기술을 시연했다. 딥로보틱스는 하나의 휴머노이드보다 작업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몸체를 투입하는 다중 로봇 플랫폼 전략을 강조했다 (출처 : 더밀크(손재권))

한국 로봇 생태계를 위한 정책적·전략적 초격차 제안은?

한국 로봇 산업은 기술력과 제조 기반을 갖췄지만, 실제 시장을 키우는 데는 여러 차례 실패를 반복했다. 연구개발 자금은 투입됐지만 기업과 기관이 로봇을 직접 구매하고 활용하는 수요 기반은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했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그 원인 중 하나로 공급자 중심의 정책 구조를 지목했다. 연구소·대학·대기업에 대규모 R&D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에 치우치면서, 지원이 끝난 뒤 시장을 찾지 못한 기술과 기업이 함께 고사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정부가 유망 기업을 직접 골라 집중 지원하는 방식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변화 속도가 빠른 로봇 산업에서 특정 기업을 미리 승자로 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유다.

손 대표가 제안한 방향은 수요를 직접 만드는 정책이다. 이동통신 초기 단말기 보조금처럼 기업이나 기관이 휴머노이드, 돌봄 로봇 등을 구매할 때 정부가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실제 사용처가 늘면 로봇 기업에는 매출과 데이터가 생기고, 산업 전체의 학습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인재 확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우수한 로봇 엔지니어가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이민·취업비자 장벽을 낮추고, 중국의 제조 기술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거 가전·디스플레이·배터리 산업에서 일본 기술자를 영입해 격차를 좁혔던 경험을 로봇 산업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동우상 대표는 정부 정책을 기다리는 것보다 현장에서 먼저 써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봤다. 소형 로봇이나 교육용 키트부터 직접 운용하고 데이터를 쌓아야 경험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11월 열리는 로보월드에 중국의 ‘로봇 올림픽’과 같은 대중 참여형 프로그램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그는 중국 행사에서 부모와 어린이, 대학생과 중고생 참가자들이 대거 참여한 점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결국 핵심은 실증의 속도다. 휴머노이드가 버블인지 혁명인지 논쟁하는 동안 먼저 현장에 배치하고 데이터를 쌓는 국가와 기업이 다음 경쟁에서 앞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웨비나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출처 : 더밀크)

[리포트] 중국 AI의 모든 것

더밀크 인뎁스 리포트 A.I.R. 28호 <WAIC 2026: AI 메이드 인 차이나> (출처 : 더밀크)

🚀중국은 갑자기 추격한 것이 아니다

딥시크에 놀랐고, 키미 K3에 다시 놀랐습니다. 그러나 상하이 WAIC 2026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하나의 모델이 아니었습니다.

전력과 반도체, 컴퓨팅과 클라우드, 에이전트와 로봇, 제조와 금융을 연결한 거대한 AI 산업 시스템이었습니다. 더밀크는 1,117개 기업과 4,486개 제품이 집결한 WAIC 2026 현장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전시장 현장 사진, 숫자로 본 WAIC 2026, 에코시스템, 액션플랜까지 다양한 인포그래픽과 인사이트를 리포트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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