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열정=혁신’…다이내믹 덴버 체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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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2.02.28 16:19 PDT
‘비전+열정=혁신’…다이내믹 덴버 체류기
ETH덴버 2022에서 공연한 캐나다 출신 DJ·뮤지션 ‘deadmau5’ (출처 : ETHDenver, OVRT Twitter)

[뷰스레터 플러스] 세계 최대 웹3 축제 ‘ETH덴버 2022’의 의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2월 15일~20일 ‘로키산맥의 도시’ 콜로라도주 덴버(Denver)에 다녀왔습니다. 덴버는 미국에서 스키·스노보드 여행지로 유명한 곳인데요, 산맥을 넘는 바람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날씨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 역시 갑자기 쏟아진 폭설, 그리고 이튿날 강력한 햇살에 급격히 더워지는 다이내믹한 날씨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덴버를 방문한 이유는 세계 최대 웹3(Web3, 블록체인 기반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웹) 축제로 불리는 ‘ETH덴버(ETHDenver) 2022’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올해로 5회를 맞는 ETH덴버 행사는 덴버의 날씨만큼이나 다이내믹했습니다. 무엇보다 웹3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 세계에서 모여든 개발자, 투자자, 기업가들이 제시한 비전, 뿜어내는 에너지가 엄청났습니다.

참가자 5배 몰려든 행사

비탈릭 부테린이 ‘ETH덴버(ETHDenver)’ 2022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지 않는 뒤쪽 좌석, 2층까지 빽빽하게 청중이 들어찼습니다. (출처 : ETHDenver twitter)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1만5000명 이상이 ETH덴버 행사장을 방문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인원은 3만 명이 넘습니다. 통상 2000~3000여 명 수준이었던 예년과 비교하면 다섯 배 이상 커졌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커졌다는 사실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한국인들도 많았습니다. 에리카 강 크립토서울(KryptoSeoul) CEO가 덴버를 방문한 한국인들을 위해 개설한 메신저 방에만 70여 명이 모였습니다. 또 현지에서 열린 ‘KryptoDenver’, Cosmoverse Party’ 같은 글로벌 프라이빗 행사와 그밖의 여러 캐주얼 밋업에 김재윤 슈퍼블록 대표, 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해시드·TCV·a41·한리버(Han River) 파트너스·ROK Capital 투자 관계자 등 수십 명의 한인들이 참여해 웹3 정보를 교류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했습니다.

저는 특히 젊은 세대 개발자들이 대거 몰려와 밤을 새우며 토론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모와 함께 온 청소년,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팀 단위로 참여한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직업으로 웹3 개발을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 분야에 미래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자신의 커리어를 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 가격에만 관심이 쏠렸던 2017년~2018년 초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이들은 웹3에서 어떤 가능성을 본 걸까요? 이들이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을 ‘세상을 바꾼 블록체인 록스타’로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요?

👉 ‘ETH덴버’를 가다

판돈 커지는 암호화폐 투자펀드

행사 참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비탈릭 부테린. 한 참가자는 부테린에게 “존재해 줘서 고맙다(Thank you for existing)”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박원익)

암호화폐 거래 시장의 상황을 보면 올 들어 비트코인(BTC)은 20%, 이더리움은 26%가량 하락하는 등 상황이 썩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은 역대 어느 시기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미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암호화폐 분야로 계속 유입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ETH덴버 행사에 젊은 개발자들이 몰린 것처럼 VC들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VC 투자 분야 역시 인프라, 암호화폐 거래소(트레이딩 플랫폼), 대체불가능토큰(NFT),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등에 고루 퍼져 있어 관련 산업이 계속 성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가격은 예측할 수 없지만, 관련 산업의 발전 방향은 분명하다는 설명입니다. 암호화폐 기업이 지난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전년 대비 645% 급증했습니다.

이런 최근의 추세를 거품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낙관적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 갈리는 전망 “꺼진다 vs 커진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우크라이나DAO(UkraineDAO).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는 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자율형 조직을 말합니다. 우크라이나DAO에만 현재까지 340만달러(약 41억원)가 모였습니다. (출처 : Vitalik Buterin & UkraineDAO Twitter)

“인터넷 태동기였던 95년도를 보는 것 같다.”

최근 불고 있는 웹3 바람에 대한 허진호 한리버(Han River) 파트너스 대표의 의견입니다. 이 말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건 그가 실제 95년도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덴버에 다녀와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웹3의 미래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많은 인재와 자본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었으니까요.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등장한 ‘우크라이나DAO’ 사례를 봐도 블록체인과 웹3가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DAO에 보낸 송금 내역은 블록체인에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고, 송금 시간 및 비용도 훨씬 적게 듭니다. DeFi(탈중앙화금융), DAO 덕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빠르고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 그 현상의 중심에 들어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늘 그렇듯 생생한 정보는 현명한 판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저희 더밀크가 독자 여러분들의 눈과 귀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더밀크 박원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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