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AI 시대의 HW가 스마트폰은 아닐 것"
[MWC2024] 모바일의 미래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스마트폰 선보인다.
아이폰은 혁신이 아닌 반복의 아이콘
'고인물' 스마트폰 산업에 변화의 바람오나?
스마트폰이 5년 후에도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 가장 유용한 기기일까요?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MWC2024 기조연설
오픈AI가 지난해 '챗GPT'에 이어 올해 AI 영상 생성기 '소라'를 선보이면서 AI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각 산업에 큰 변화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6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쇼 MWC2024의 최대 화두는 AI 시대 '모바일의 미래' 였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MWC2024의 첫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모바일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향후 어떤 형태의 기기가 AI에 적합할지 의문이다. 5년 후에는 스마트폰이 AI 기술을 나타내는 가장 유용한 기기는 아닐 것이다"며 "사용자가 맞이한 상황을 기기가 자동으로 파악, 일상에 도움을 주는 안경과 같은 AI 에이전트가 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상 생활에 유용한 AI 에이전트는 모바일 하드웨어의 형태까지 바꿀 것이다"며 "앞으로 놀라운 것들이 발명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실제 MWC2024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을 ‘올드폰’으로 만들어 줄 미래 폰들이 속속 선보였다.
AI 폰의 시대
T모바일의 대주주인 도이치 텔레콤(Deutsche Telecom)은 MWC2024에서 사용자를 대신해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AI비서 기술을 탑재한 AI폰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이 AI폰은 브레인 AI(Brain.ai)라는 AI기술을 탑재하고 생성형 AI 인터페이스로 작동가능하다.
사용자는 텍스트 혹은 음성으로 스마트폰에 명령을 내리면 스마트폰이 스스로 해당 서비스를 찾아서 예약을 하거나 물품 구매 페이지로 이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항공권, 호텔숙소, 렌탈 차량 예약을 AI가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이다. 각기 다른 품목을 구매하기 위해 사용자가 직접 사이트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
도이치 텔레콤은 보도자료를 통해 “AI비서 기술은 스마트폰에 있는 수많은 앱을 대체할 수 있다,”고 밝히며 “컨시어지 서비스처럼 AI비서가 사용자의 목적을 알아차리고, 상세한 부분까지 모두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루한 아이폰
아이폰이 나온 지도 16년 전.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는 매년 급격한 혁신이 등장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커지고, 카메라 등 성능은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하지만 기술이 무르익었고, 더 이상의 세상을 놀래 킬 만한 기술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평은 매년 들리고 있다. 혁신이 아니라 ‘Ctrl+C, Ctrl+V’를 누르는 것처럼 피부로 와닿는 혁신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최근 눈에 띄는 스마트폰이 나타났다. 바로 낫씽폰2다.
낫씽폰은 MWC2024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마트폰 중 하나로 등극했다.
내부가 보이는 투명케이스에 LED로 충전을 하거나 전화가 올 때 다른 빛이 빛나면서 시선을 끄는 디자인을 자랑하며 세상에 선보였다. 새롭고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먼저 승부한 것. 낫씽의 창업자 칼 페이(Carl Pei)는 “애플의 혁신은 더디다. 왜 기술은 점점 지루하게 느껴지는 걸까?”라며 새로운 폼 팩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낫씽의 ‘폰 2a’의 이미지가 인터넷상에 공개되며, 벌써 얼리 어답터 및 낫씽의 폰2 팬들이 들썩이고 있다.
휴메인 AI 핀도 MWC2024에서 화제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지워 버린 기기도 등장했다. 바로 휴메인(Humane)의 ‘AI핀(AI pin)’이다. 휴메인의 AI핀은 MWC2024 SK텔레콤 부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휴메인은 오픈 AI의 샘 알트만,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볼보, 국내 기업인 SK네트웍스, 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2억 4000만 달러를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AI핀은 옷에 부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없는 독립형 AI 디바이스로, GPT-4 LLM을 기반으로 동작한다. 카메라와 센서, 스피커, 그리고 레이저 프로젝터가 내장돼 있으며 블루투스 이어폰과 연결도 지원한다. AI핀은 마치 애플의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처럼 음성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직접 사용할 필요 없이 음성 명령을 통해 AI비서가 명령을 이행하는 형태이다. 다만, 레이저 프로젝터로 손에 간단한 화상을 표현할 수 있다.
기존 스마트폰이 혁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었을까? 애플은 최근 애플 프로 비전을 출시하며 ‘넥스트 스마트폰’ 경쟁에서 기술의 우수함과 건재함을 동시에 과시했다. 프로 비전을 통해 기존 스마트폰 폼 팩터를 완전히 버리고, 고글 형태의 스마트 기기를 선보인 것이다. 무게감, 편리성 등의 문제점이 지적이 되기는 했지만, 기존 스마트폰 폼 팩터를 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혁신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려는 애플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