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 배터리 혁명에 올라타라... 중국산 끊을 의지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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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2022.11.13 23:26 PDT
한국, 美 배터리 혁명에 올라타라... 중국산 끊을 의지 확고
(출처 : James Brey/.gettyimages)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후 '인프라법' 근거
미국 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독려
20개 기업에 280억 달러 지급 한다

미국이 지난 7월 인플레이션 감축법(the Inflation Reduction Act, IRA)을 공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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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국 정부는 전기차의 핵심 중 하나인 배터리 원료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 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 중심으로 배터리 광물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월 19일 인프라법(the Bipartisan Infrastructure Law)에 근거해 미국 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 20개 기업에 280억 달러(약 4조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개의 기업은 리튬, 흑연, 니켈 등 배터리 재료를 추출 및 처리하고, 부품을 제조하는 곳이다. 미국 주요 광물 공급을 강화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을 받는다.

인프라법, 반도체 지원법(the CHIPS and Science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the Inflation Reduction Act, IRA)을 모두 합치면 총 1350억달러(약 190 조원)이 미국 내 전기 자동차 생산에 투자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내 전기차 생산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업계에 2030년까지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만들도록 지시했다. 

인프라법에 의해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해 지원받는 기업과 위치 (출처 : https://www.energy.gov/mesc/bipartisan-infrastructure-law-battery-materials-processing-and-battery-manufacturing-recycling)

위 지도는 미국 내 배터리 광물과 공급망 재편을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 기업과 그 위치를 보여준다. 6k Inc, 알버말, 아메리칸배터리테크놀로지(ABTC), 앰프리우스, 아노비온 등이다.

지원 분야를 보면 우선 매년 200만 대의 전기차에 리튬을 공급하기 위한 지원, 매년 120만 대 전기차에 흑연 음극을 공급하기 위한 지원이 들어있다. 매년 40만 대의 전기차 양극에 들어가기 위한 니켈을 공급하기 위한 지원도 포함된다.

전해질에 들어가는 리튬염인 육불화인산리튬(LiPF6) 대량생산 지원, 배터리 전극을 기계적으로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바인더를 2030년까지 국내에서 45%를 생산하기 위한 지원이 있다.

연간 60만 대의 전기차에 들어갈 수 있는 실리콘 기반 음극제조를 위한 이산화 규소(SiO2) 생산 지원, 미국 내 최초로 인산철(LiFePO4)양극 생산을 위한 지원을 포함한다.

각 기업과 그 지원금액에 대한 상세 정보는 미국 에너지성이 제공하는 문서(Factsheet)에 명시됐다.

지원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배터리 원료에 대한 투자는 중국에 대한 배터리 원료 의존을 끊겠다는 미국 의지로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75% 배터리 생산이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중국이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일부 재료에 대해 전 세계 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통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배터리 기술은 그 누구보다 혁신적이지 않다. 사실 우리의 국립 연구소, 연구 대학, 우리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에서 이 기술의 개발을 주도했지만 중국은 불공정한 보조금과 무역 관행으로 미국 제조업체를 약탈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했다" 라며 이번 정부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산업혁명 이후 가장 중요한 경제적 변화 중 하나”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동조해 유럽연합 역시 지난 10월 27일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혼란 감소, 한국 기업 성장 기회 삼아야

이렇듯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 속도가 급격히 가속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큰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혼란이 줄어들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투자를 늘리며 이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북미 진출이 제한된다. 미국 전기차 업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배터리 파트너로 국내 배터리 제조 3사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영향으로 2030년까지 북미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유럽(26%) 및 중국(17%) 시장의 성장세를 크게 앞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제조 3사는 연이어 북미지역 생산 능력의 확장을 발표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올해 3분기 배터리 제조사와 배터리 소재 업계의 사상 최대 매출액은 배터리 업계의 투자 모멘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IRA는 한국 배터리 업계에 큰 기회를 줄 것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 3분기 실적 비교 (출처 : 금융감독원 )

이승우 조지아공대 교수는

서울대 화학공학과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MIT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마친 뒤 지난 2013년부터 조지아 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에너지 저장 및 변환 기술과 수소를 발생시키는 전기 촉매 연구 등이다. 이 교수는 최근 카이스트대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 전지'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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