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女 리더십 부른다... 美 여성 CEO 부상
딕스스포츠·CVS 등 대형 소매점, 女 CEO로 교체
금융·제조업서도 거센 여풍…바이든 1기 중심 `여성`
내년 포춘 500 기업 女 CEO 41명까지 늘어날 듯…역대 최대
女 임원비율 여전히 30% 밑돌아…코로나 직격탄 우려
미국에서 유리 천장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사상 최초로 여성 부통령에 카말라 해리스가 당선되고 재닛 옐런이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에 발탁된데 이어 기업에서도 여성들이 최고경영자(CEO)에 잇따라 선임되고 있는 것.
특히 금융과 제조, 리테일 등 전 분야에 거쳐 CEO 자리를 줄줄이 꿰차면서 내년 포춘 500대 기업 내 여성 CEO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기업 내 여성 의사결정권자의 비율은 30% 미만으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소매업체 女 CEO로 줄줄이 교체…포춘500 역대 최대 수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릿저널, 리테일브루 등에 따르면 스포츠용품 전문업체인 딕스스포츠가 지난 36년간 CEO 자리를 지켰던 에드 스택의 후임으로 로렌 호바트를 지명했다. 이 회사 최초의 여성 CEO다. 지난 2011년 딕스스포츠에 합류한 호바트 신임 CEO는 여성의류와 자체브랜드(PB) 를 확장시키고 전자상거래 접근방식을 개선,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국 브랜드 CVS헬스의 캐런 린치, 또 다른 약국체인 라이트에이드(Rite Aid)의 헤이워드 도니건, 소매업체 콜스(Kohl's)의 미셸 게스 등 일제히 최근 CEO로 지명된 인물들 역시 모두 여성이다.
이에 따라 포춘지가 선정하는 500대 기업 중 여성 CEO는 올해 37명에서 내년 41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사상 최대 수치를 2년째 갈아치우는 셈이다. 특히 41명 중 10명이 리테일 분야로 우먼파워를 입증하고 있다.
비단 리테일 뿐만이 아니다. 씨티그룹은 최근 제인 프레이저 소비자부문 대표를 내년 2월 CEO로 임명한다고 밝혔고 지난해부터 베스트바이 CEO를 맡고 있는 코리 배리, GM의 메리 배라 역시 모두 여성이다. 제조업부터 금융, 리테일까지 전 분야에 거쳐 유리천장은 서서히 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경제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이 오히려 여성들에게 기회에 됐다고 입을 모은다.
제인 스티븐슨 콘페리 글로벌 임원담당 리쿠르터는 "급격한 경제환경의 변화는 이사회 멤버들에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유인을 줬고 이 점이 여성들이 더 빛날 수 있는 단초가 됐다"면서 "또한 지난 10년간 여성들의 의사결정권자(C-Suite)의 역할로 승진시킨 결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