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소셜미디어가 싫습니다
[뷰스레터 플러스] SNS 알고리즘 아웃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차라리 마음도 같이 늙었으면 좋겠어. 몸은 늙었는데 마음은 그대로니 서글퍼"
요즘 저희 집에는 빵 굽는 냄새가 가득합니다. 2주 후면 환갑이 되는 저희 엄마가 어쩌다 틱톡에 푹 빠져 짧은 베이킹 영상을 재밌게 보고 계시거든요. 며칠 전에는 ‘초간단 귤빵 만들기’ 영상을 보시고 귤을 한 가득 사오셨습니다. 게다가 아빠랑 엇박자를 타며 거실 한 가운데서 셔플 댄스를 추시기도 합니다.
차라리 마음도 같이 늙었으면 좋겠다는 엄마는 틱톡을 접한 이후 세상 속 다양한 사람들과 경험을 보여주는 콘텐츠에 영감과 용기를 얻고, 새로운 도전을 하며 활력을 얻고 계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일상의 여백이 그 짧은 영상 무더기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엄마는 틱톡, 저는 인스타그램. 자려고 불을 끄면 두 나방은 어둠 속 빛을 따라 떠납니다. 서로의 목소리 대신 아무개의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죠. 그 빛, 그 소리가 이제 서로에게 건네는 ‘잘자'가 됐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와 저는 화장실도 가기전에 습관적으로 각자의 소셜미디어를 켭니다. 내가 좋아하는 관심사와 클릭하지 않을 수 없는 자극적인 뉴스로 피드는 가득 차 있습니다. 매일 가는 길을 습관처럼 외운 발처럼 종착지도 없는 인스타그램 세상 속으로 손가락이 저를 먼저 이끕니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습관적으로 스토리를 올리고, 하트를 누르며, 세상 이야기를 들여다 봅니다. 진짜 ‘나'보다 ‘보여주고 싶은 내가’ 있는 곳에서요. 보여지는 우리들은 그곳에서 모두 잘 살고 있다죠.
그런데 이게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 대로 일상이 꿰맞춰지고 의식도 지배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소셜미디어, 계속 이렇게 사용해도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