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1년] WFA의 시대가 시작됐다
팬데믹 1년, 일하는 곳의 패러다임의 변화
개인은 워라밸 향상과 자유 기업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미국 중소도시로 인구 유입 전망
1년 전 미국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인력의 비율은 10% 이하였다. 하지만 지난해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선언을 한 이후, 한 달 만에 그 비율은 50%로 껑충 뛰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이 50%의 대부분은 여전히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기업과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여러 설문과 연구를 종합해 보면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체 노동인구 1억6000만 명의 4분의 1 정도는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더해 이보다 훨씬 많은 수가 어떤 형태로든 어느 정도는 원격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야흐로 원격근무 또는 ‘어디서든 일하는(work from anywhere, WFA)’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재택근무(work from home, WFH)의 비중이 크겠지만 단순히 집에서만 일하는 것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농업의 시대에는 일하는 장소와 사는 장소, 즉 농장과 집의 거리가 멀지 않았다. 산업혁명 이후엔 공장이 있는 도시에 모여 살았다. 도시가 팽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대중교통이 발달하면서 도심이 아닌 교외(suburb)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이 생겼다. 위성도시와 신도시가 생겨났다.
이제는 대도시와 위성도시가 아니라 원격근무 트렌드를 등에 업고 중소도시가 새롭게 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중소도시들은 원격근무 도입에 따라 더 이상 대도시나 대도시 교외에서 살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새롭게 이사 가는 곳을 이른다. 이른바 ‘줌(Zoom) 타운’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집값과 생활비가 대도시는 물론 위성도시에 비해서도 싸다. 전문가들은 이렇듯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사는 곳과 일하는 곳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