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인수는 빅테크 메타버스 전쟁 시즌 1

reporter-profile
손재권 2022.01.20 02:06 PDT
MS 블리자드 인수는 빅테크 메타버스 전쟁 시즌 1
(출처 : Microsoft )

[뷰스레터 플러스] 게임은 메타버스의 핵심 비즈모델
빅테크의 메타버스 전쟁 시작
올해 콘텐츠에 167조원 투자

안녕하세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에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독자 여려분 모두 건강하시고 안전하시길 바랍니다.

2022년은 정치 경제 및 각 산업이 어떻게 변할지 쉽게 예측이 힘들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미 연준이 금리를 3~4차례 올릴 것이 기정사실화 됨에 따라 각국 증시가 요동칠 것이며 한국의 대선과 같이 대형 선거가 예정 돼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도 언제 종식될지 불확실합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블록버스터급 이벤트가 각 분야에서 펼쳐질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티커: MSFT)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디아블로’ 등으로 유명한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무려 682억달러(약 82조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했다는 발표는 올해 인수합병도 ‘블록버스터’급으로 터질 것임을 예고한 이벤트입니다. MSFT는 지난 2016년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 인수금액의 2배 이상을 주고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했습니다. 게임 인수합병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일 뿐 아니라 닌텐도의 시총보다 크고 일본의 유명 게임사(세가, 코나미, 남코 등)를 모두 인수하고도 남는 규모입니다.

이번 딜은 ‘게임’ 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2022년 이후 산업 변화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왜 일까요? 더밀크가 그 이유를 입체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게임은 메타버스의 핵심 비즈모델이기 때문

그렇다면 왜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결정했을까요? 블리자드는 지난해 말부터 사내 성추행, 집단 괴롭힘으로 내홍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를 먹여살릴 대작 게임(디아블로4, 오버워치2)도 출시가 2023년으로 연기됐습니다. 주가는 폭락했지만 이미지 개선은 당분간 힘들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에 올인한 MSFT는 블리자드의 내홍을 기회로 봤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흥미로운 분야다.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인수 이유를 밝혔습니다.
바비 코틱 블리자드 CEO도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MSFT는 블리자드 성공을 지원할 기술을 갖고 있다”며 ‘메타버스’ 경쟁에 올라타기 위해 MSFT에 편입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MSFT가 블리자드 인수 이유로 '메타버스'라고 직접 언급했지만 정작 블리자드는 '메타버스' 관련 어떤 개발도 하지 않았습니다. 블리자드가 메타버스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적도 없습니다(내부 기업 문화 문제로 그럴 여유도 없었다). 수년전부터 VR 콘텐츠가 유행이었지만 블리자드는 VR 게임이나 AR 콘텐츠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PC 및 모바일 게임과 IP만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콘텐츠 IP와 커뮤니티가 있었고 깊고 깊은 팬덤과 이미 성인이 돼 게임머니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용자 층을 보유하고 있죠. 그 자체로 '메타버스 회사' 였던 것입니다.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내려간 것을 기회로 본 MSFT와 회사의 비전에 비해 마이크 모하임 이후 최고 경영층의 능력이 불안했던 블리자드 주주들이 의기투합. 결국 MSFT의 '헌금 딜' 오퍼를 고민없이 승인하게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에 진심인 MSFT와 게임 그 자체인 블리자드의 딜. 인수자, 피인수자, 주주, 이용자 모두 만족스러워하고 납득할만한 딜이 만들어지는 것은 쉽지 않지만 MSFT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엑스박스를 창조한 MSFT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선두주자입니다. MZ 세대의 게임 마인크래프트 뿐 아니라 AR기기(홀로렌즈), 가상공간 및 아바타(알트스페이스)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MSFT의 메타버스를 향한 빅픽쳐는 무엇일까요?

👉MSFT 메타버스 빅픽쳐는?

빅테크의 메타버스 전쟁 시작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연간 컨퍼런스 '블리즈컨 2018' 현장 (출처 : 손재권)

전문가들은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메타버스’ 산업 주도권을 둘러싸고 애플, 구글, 메타, 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간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지난해 ‘메타’가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바꾸고 오큘러스 생태계를 만들면서 앞서 나간 듯 보입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메타가 미 특허청에 가상세계 안에서 인간의 표정을 이용, 광고를 만들려는 특허를 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매우 빠르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기기 에서부터 게임, 게임 퍼블리셔, 콘텐츠까지 보유한 MS가 가장 탄탄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애플은 단 한번도 AR, VR 기기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지만 내부에서 오래전부터 관련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메타버스’ 관련 선두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주가도 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기기 이름도 ‘애플 비전’ ‘애플 리얼리티’ ‘아이사이트’ 등의 후보가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반면 구글은 “인터넷 검색과 AI에 더 신경쓰겠다”며 메타버스 전쟁에 참전하지 않는 모습이죠.
빅테크 메타버스 지형도, 더밀크에서 자세한 내용을 만나보세요.

👉빅테크 메타버스 전쟁

올해 콘텐츠에 167조원 투자

2025년까지 미디어-콘텐츠 투자 전망 (출처 : 버라이어티)

저는 지난 2018년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연례 게임 컨퍼런스 ‘블리즈컨’을 직접 취재한 바 있습니다. 현장에서 본 블리즈컨은 놀라웠습니다. 오버워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 블리자드의 게임은 그저 PC 앞에서 ‘게임’만 즐기는 것이 게이머들이 캐릭터에 몰입하고 팬들이 모이고 같이 즐기며 파티하는 ‘공동체’ 였습니다.

블리자드의 게임은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을 탄생시킨 핵심 동력이기도 합니다. MS의 블리자드 인수는 ‘게임 IP’만을 인수했다기 보다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인수했다고 보는게 옳습니다. 가상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연결되는 그 지점에 ‘콘텐츠’가 있습니다. 커뮤니티는 충성도를 높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키워드입니다.

‘콘텐츠’는 메타버스 뿐 아니라 2022년 산업의 핵심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눈을 끌고 클릭을 유도하는 웰메이드 콘텐츠가 중요해졌고, 기업들은 이에 앞다퉈 투자합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9개 미디어 기업과 테크 기업이 올해 1400억달러(약 167조원)를 콘텐츠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콘텐츠, 쩐의 전쟁?

오늘 82조원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키운건 한국의 게이머들이었습니다. 지금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독보적인 지존이지만 e스포츠라는 장르를 탄생시키고 유행시킨 것은 블리자드의 게임 ‘스타크래프트(스타크)’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약한 종족 테란을 주 종족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전략으로 신기에 가까운 콘트롤 능력을 보여준 ‘테란의 황제’ 임요환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후에도 전설의 게이머들이 많습니다. ‘블리즈컨’에 가보면 관객 대부분 미국인인데 스타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리그의 명예의 전당에는 대부분 한국인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오버워치에는 한국 게이머를 모델로 한 캐릭터 '송하나'도 등장합니다.

사실 한국은 콘텐츠나 소비 등 모든 면에서 메타버스 종주국과 같은 위치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위치와 방향성 없이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빅테크가 본격적으로 움직인 지금, 한국은 ‘메타버스’에 대해 유행성 정책과 단기 투자를 벗어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승리할 수 있는 치밀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회원가입 후 뷰스레터를
주 3회 무료로 받아보세요!

단순 뉴스 서비스가 아닌 세상과 산업의 종합적인 관점(Viewpoints)을 전달드립니다. 뷰스레터는 주 3회(월, 수, 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