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년 역사 GE, 3개 기업 분사 ... "대기업 지주회사 시대 끝났다"
제너럴일렉트릭, 항공·헬스·에너지 등 3개 회사로 분리
항공 부문, 사명 GE로 유지... 헬스케어 지분 19.9% 보유
월가 "투자자에 긍정적" 분석 ... "성장 위한 촉매제" 전망도
다국적 공룡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 기업 분할로 재도약을 모색한다.
9일(현지시각) CNBC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GE는 항공, 헬스케어, 그리고 에너지 등 3개 회사로 각각 분리한다. 오는 2023년 초까지 헬스케어 부문을, 그리고 2024년 초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등 에너지 사업 부문을 분리할 계획이다.
로렌스 컬프 GE 최고경영자는 성명에서 "업계를 선도해 온 글로벌 상장기업 3곳을 설립함으로써 각 기업은 자본 조달, 전략적 유연성 측면에서 고객, 투자자, 직원들을 위한 장기적인 성장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각 부문별로 2023년 분사 예정인 헬스케어 부문은 MRI를 비롯한 기타 의료용 장비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17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월스트리스저널(WSJ)은 GE가 분사 후에도 19.9%의 지분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 부문은 오는 2024년 초 분사 예정이다. 이 사업부는 발전소와 풍력발전 단지용 터빈 등 동력장치를 제작하는 회사다. 향후 재생에너지 분야와 결합한 에너지 회사로 분리될 예정이다. GE의 에너지 부문은 2020년 3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GE라는 사명은 항공 부문이 가져간다. GE라는 이름으로 제트 엔진 제작에 집중하는 것이다. 보잉사의 주요 공급업체인 GE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작년 매출은 220억 달러였다.
컬프 CEO는 항공부문을 이끌면서 헬스케어 부문의 비상임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GE는 분사 과정에서 약 2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GE는 1800년대 후반 토마스 에디슨에 의해 공동 설립된 유서 깊은 기업이다. 현재 가전제품과 제트기 엔진, 동력 터빈 등의 분야에서 업계를 이끌고 있다.
GE는 1980년대 잭 웰치 산하에서 황금기를 맞았다. 10년새 자산규모는 5배가 됐고, 시가총액도 30배로 늘었다. 이후 금융서비스와 NBC 인수 등을 통한 미디어 산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공룡 기업으로 거듭났다.
GE는 2000년대 초반까지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으나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치명타를 입었다. 이후 제프 이멜트 CEO 체제에서 변화를 모색했지만, 하락세를 지속했다. 2018년 우량주 그룹인 다우존스 30에서 퇴출당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2018년부터 GE의 수장을 맡고 있는 컬프 CEO는 GE 최초의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다. 생명과학기업 다나허의 CEO를 역임한 그는 GE의 방대한 사업부문을 축소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해왔다. 그 결과 GE를 3개 상장 회사로 분리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