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주목한 존 디어 : 이젠 테슬라보다 농슬라
[CES2023의 선택 : 존 디어 집중 분석(2)]
골드만삭스의 포스트모던 사이클에서 주목한 기업 존 디어
미국에선 MZ 브랜드로도 자리매김
존 디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애그플레이션이 창궐하기 시작하면서 월스트리트의 주목을 받아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9일 발간한 글로벌 전략 페이퍼에서 존 디어를 주목할만한 조력가 기업으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포스트 판데믹 이후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제까지의 성장주와 가치주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을 적응가(Adaptors)와 조력가(Enalbers)와 혁신가(Innovators)로 재정의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새로운 접근법을 포스트 모던 사이클이라고 정의했다. 모던 사이클은 저금리로 돈이 넘치고 세계화로 노동력도 넘치는 천국이다. 포스트 모던 사이클은 고금리로 돈 값이 비싸지고 지역화로 노동력은 커녕 원자재도 구하기 어려운 지옥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울린 포성은 그런 헬게이트가 열리는 소리였다.
골드만삭스가 포스트 모던 지옥에서 특히 주목하는 기업은 조력가다. 골드만삭스가 정의하는 조력가는 다른 기업의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B2B 기업이다. 조력가 기업이 불타는 지옥에서 살아남으려면 무너지는 지옥 속에서도 기회를 잡으려고 애쓰는 다른 기업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줘야만 한다. 존 디어가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생산성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지금 세계는 농부들의 생산성이 최종 소비 시장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량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하는 가전박람회에 B2B 기업이 키노트 발제자로 선정된 이유다. 존 디어의 CES2023 주인공 데뷔는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테크 산업을 바라보는 월스트리트의 변화된 시선도 반영한다. 이제까진 혁신가의 독주 시대였다. 이제부턴 혁신가와 적응가 그리고 조력가의 동반 성장 시대다.
게다가 존 디어는 조력가 중에서도 제대로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는 기업이다. 단지 땅을 파서 먹고 사는 기업이어서만이 아니다. 실적도 비옥하다. 존 디어는 지난 5월 20일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가 증가한 134억 달러였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나 증가한 27억 달러였다. 특히나 순이익은 70억 달러로 시장 전망을 10억 달러나 웃돌았다. 존 디어의 실적 발표는 실적 발표 당시엔 빅테크 기업들처럼 시장의 주목을 크게 받지는 못했다. 아직 시장이 테슬라 같은 혁신가들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땐 또 혁신가들의 아찔한 주가 변동에 혼이 나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