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기술로 해결”… CES의 넥스트 ‘존 디어’
CTA "CES2023 기조 연설에 '존 디어' 존 메이 CEO"
기후 변화,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 '식량 위기' 심각
기술 혁신은 '변화 촉매제’... "인류 당면 과제 주요 화두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CES)가 식량 위기 해결을 가장 중요한 화두로 꺼내 들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미국의 농기계 회사인 존 디어(John Deere)의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를 ‘CES2023’ 기조연설자로 선정했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농기계 회사의 대표가 기조연설의 메인 무대에 서는 것은 CES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019년 CES에 첫 선을 보인 존 디어는 매년 전시회를 통해 농업 분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존 디어는 지난 1월 개최한 CES서 “자율주행 트랙터를 올해 안에 내놓겠다”라고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자율주행 트랙터는 전 세계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식량을 생산할 토지와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 기술 혁신이다. 자율주행 트랙터가 24시간 작업을 가능하게 만들고 농업 분야의 고질적인 인력난 이슈를 해소하면서 생산량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존 디어는 이 트랙터 보급을 위해 구독 경제 형태로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단순한 농기계 회사를 넘어 농업 분야의 자동화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술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조연설을 통해 메이 CEO는 인류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식량 위기 문제를 다룬다. 지속 가능성과 기술의 발전이 증가하는 세계 인구의 식량 지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공유할 예정이다.
존 메이 CEO는 “기술과 지속 가능성이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회들이 최근 농업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농업 분야 종사자들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인구에게 안정적인 식량을 공급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라고 밝혔다.
[더밀크의 존 디어 집중 분석 시리즈]
"기술 혁신으로 인류 당면과제 솔루션 제시"
농기계 업체 ‘존 디어’가 CES2023 메인 무대에 오르는 것은 ‘파격’ 그 자체다. 이는 CES가 더 이상 소비자 가전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술 혁신을 통해 인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리더십’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ES가 내년 화두로 꺼내 든 ‘식량 안보’ 문제는 전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당면과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지구 온난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식량 부족 사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따른 식량 위기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CES의 변화는 올해 CES2022에서부터 본격화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올 1월 CES는 오프라인 박람회를 강행했다. CTA가 CES 기조연설 무대에서 내세운 주제는 ‘헬스케어’였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애보트의 로버트 포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인류의 관심이 크게 늘자 헬스케어 분야로 영토를 확장한 것이다. 헬스케어 기업 CEO가 CES 기조연설 무대에 선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CTA의 최근 행보는 CES의 달라진 방향성을 반영한다. CTA는 최근 세계 예술과학 아카데미(WAAS)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WAAS는 유엔의 ‘휴먼 시큐리티’ 목적 달성을 위한 기술을 지원하는 단체다.
유엔이 1994년 처음으로 도입한 ‘휴먼 시큐리티’ 개념은 인류가 어떻게 하면 ‘웰빙’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식량, 소득, 의료서비스, 환경보호, 개인 안전, 커뮤니티 안보, 정치적인 자유 등의 카테고리가 포함되어 있다.
게리 샤피로 CTA CEO는 “기술 혁신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동시에 늘 역사적 ‘변화의 촉매제’가 되어 왔다”며 “CES2023에서 기술이 인류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를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CES의 창의적인 솔루션과 기술 산업을 찾고 있다”면서 “CES 컨퍼런스와 기조연설, 그리고 기업들의 기술 소개에 이르기까지 ‘휴먼 시큐리티’가 박람회 전반에 걸쳐 주요 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ES 2023은 2023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CES2023에서는 지속가능성, 모빌리티, 물류, 디지털 헬스,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혁신이 인류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한다. 여기에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가져온 원격근무 기술,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그리고 웹 3 기술 등도 새로운 카테고리에 포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