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쳐스의 조던 모멘트 : 해리 케인과 종신 계약 맺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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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진 2023.08.23 22:34 PDT
스케쳐스의 조던 모멘트 : 해리 케인과 종신 계약 맺은 이유
미국의 스니커즈 브랜드 '스케쳐스'가 해리 케인과 종신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축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출처 : 스케쳐스)

스케쳐스는 축구 시장에 진출 위해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과 종신 계약 체결
미국에서 축구의 인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워.
애플 TV, 미국 축구 리그 중계권 확보로 비즈니스 기회 포착
스케쳐스와 케인의 계약은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의 첫 계약과 평행이론

지금은 확실히 내 경력에 있어서 전환기이고, 내가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스케쳐스와의 계약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 축구선수, 영국 국가대쵸 해리 케인(Harry Kane)

스케쳐스(Skechers), 해리 케인(Harry Kane) 평생 계약으로 축구에 진출

스케쳐스(Skechers)는 미국의 운동화 브랜드 중 하나다. 편안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의 운동화를 생산하는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다.

스케쳐스가 운동화에서 벗어나 '나이키'와 경쟁할 수 있는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바로 영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이자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헤리 케인(Harry Kane)과 종신 계약을 맺은 것. 스케쳐스가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은 제 3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흥민과 영혼의 파트너였던 케인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 넘게 활약한 뒤 최근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케인의 뮌헨 이적료는 1억1000만 달러로 분데스리가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

케인은 경기 중에 스케쳐스의 첫 번째 축구화인 SKX_01을 착용하게 된다. 스케쳐스는 9월부터 SKX_01 축구화를 유럽과 영국 전역에 판매할 예정이며, 케인은 신발 홍보를 위한 마케팅 캠페인에 참여할 예정이다. SKX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스케쳐스의 티커다.

지난 7월, 스케쳐스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20억 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NYSE의 회사 주식은 올해 현재까지 20% 상승했다.

스케쳐스 SKX_01 축구화 (출처 : 스케쳐스 홈페이지)

왜 스케쳐스는 축구로 진출할까? 축구의 인기는 어느때보다 뜨겁다

스케쳐스는 왜 축구화 시장에 진출하려는 걸까? 아직은 대중들에게 스케쳐스의 축구화 이미지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이는 축구의 세계적인 트렌드를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역사적으로 미식축구에 가려져 축구의 관심이 미미했던 나라 중 하나다. 그런데 그런 미국이 변하고 있다. 축구는 현재 미국에서 최고 인기 기록을 갱신 중이며, 특히 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더욱 그렇다. 갤럽 여론 조사(Gallup polling)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을 묻는 질문에 축구라고 답한 미국인은 2004년 12월까지 그 비율은 2%를 넘은 적이 없다.

올해 초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 중 8%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로 축구를 꼽아서 화제다. 이는 작은 비율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존 수치를 비교하면 큰 성장이다. 이 기간 동안 축구로서의 인기가 이렇게 향상된 스포츠는 어디에도 없었다.

축구의 늘어나는 인기는 애플의 시야 안에도 포착됐다.

애플과 미국의 축구 리그 메이저 리그 사커(MLS: Major League Soccer)는 2023년부터 10년간 전 세계의 모든 MLS 경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팬들은 지역 정전이나 제한 없이 애플 TV 앱을 통해 모든 MLS 경기를 스트리밍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아르헨티나 축구의 전설 리오넬 메시(Lionel Messi)의 마이애미 이적에 애플이 엄청난 열광을 한 것도 이에 기인한다. 전세계팬들이 메시의 경기를 스트리밍으로 관람한다면 애플 TV의 비즈니스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테니 말이다.

애플과 메이저 리그 사커의 10년 중계권 계약 (출처 : 애플 홈페이지)

나이키 ‘에어 조던’ 탄생 사례로 보는 스케쳐스 계약의 평행이론

일부 축구 팬들은 이번 케인의 스케쳐스 축구화 계약에 대해 조롱섞인 글들을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번 스케쳐스와 케인의 행보는 ‘파괴적’이다. 이번 사례를 보고 떠오르는 과거 사례가 있다. 

바로 나이키와 마이클 조던의 첫 계약이다. 

나이키도 조던과 계약 전에는 런닝화로 알려진 브랜드였다. 지금은 상상이 잘 가지 않지만 나이키에게 농구화라는 컨셉이 어색할 때가 있었다. 당시 1984년 이전에는 농구화는 컨버스와 아디다스가 군림하고 있었다.

이제 막 NBA에 드래프트된 마이클 조던 역시 나이키와의 계약에 부정적이었다. 마이클 조던은 당시 나이키 신발을 한번도 신어본 적도 없었다. 그는 아디다스와의 계약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설득으로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의 전설적인 파트너십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농구선수의 이름을 딴 최초의 운동화 ‘에어 조던’이 탄생했고 나머지 역사는 굳이 말이 필요없다.

마이클 조던과 해리 케인에겐 평행 이론이 존재한다. 새로운 스포츠 종목에서 아무런 입지가 없었던 브랜드들과 과감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도박을 할 수 있었을까? 이는 아마도 스스로에게 새로운 역사를 쓸 레전드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3위가 곧 1위다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양분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1, 2위가 아니라 3위다. 글로벌 3위를 차지하기 위해 푸마, 리복, 언더아머, 뉴발란스, 르꼬끄 등이 도전했다. 여기에 해리 케인을 내세워 '스케쳐스'가 뛰어든 것이다. 이 시장에서 3위는 1위 못잖은 위상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 조던' 탄생 전 나이키는 런닝화 브랜드였다. (출처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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