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밀크 콘텐츠, 누가 만들까요? 더밀크의 일주일을 소개합니다

reporter-profile
김선우 2021.10.24 01:04 PDT
더밀크 콘텐츠, 누가 만들까요? 더밀크의 일주일을 소개합니다

Miilkyway(밀키웨이 : 더밀크의 직원들)들은 어떻게 살까요?
글로벌하게 사는 더밀크의 일주일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더밀크의 김선우 기자입니다.

오늘은 더밀크닷컴의 첫돌(1주년)을 맞아 더밀크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소개하려 합니다. 그동안 더밀크가 쓰는 콘텐츠를 보셨을텐데 그 안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더밀크의 한 주는 목요일 오후 5시에 시작합니다. 뉴스룸 줌 회의가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는 미국 서부 시애틀 근처에 사는 제 기준일 뿐입니다. 뉴욕에 있는 크리스 정 기자나 애틀랜타에 있는 권순우 기자에겐 목요일 오후 8시에 시작하죠. 한국에 있는 김인순 더밀크코리아 대표나 송이라 기자에겐 금요일 오전 9시입니다.

회의 하기엔 조금 애매한 시간들인가요? 아일랜드에 있는 김현지 UX 콘텐츠 매니저에게 그렇게 얘기하면 웃을지 모르겠어요. 아일랜드에서는 이 시간이 자정이거든요. 네. 유럽의 아일랜드 맞습니다. 하지만 제 기억에 김현지 매니저가 회의에 오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참고로 김현지 매니저는 더밀크의 그래픽을 총괄하는데요 매의 눈으로 기사의 오탈자까지 다 잡아냅니다.)

더밀크 슬랙에 올라온 9월 올핸즈 미팅 모습

사실 이 회의는 한동안 미국 서부 시간으로 금요일 오후에 열렸어요. 이게 한국 시간으로는 토요일 오전입니다. 캠핑을 좋아하는 박원익 기자(코리아 부대표)는 캠핑장 텐트 안에서 줌에 접속하곤 했죠. 하지만 한국의 스타트업 주 52시간 근무와 같은 이슈가 있어서 하루 앞당겼습니다.

그러니까 더밀크 뉴스룸 회의는 전세계 4개의 타임존에 흩어져 있는 약 10명이 줌으로 하는 글로벌 회의에요. 수적으로는 미국 서부에서 참여하는 사람이 제일 많습니다. 손재권 대표를 비롯해 한연선 리서치팀장은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박윤미 기자는 시애틀에서 접속하죠. 박 기자가 뉴스룸에선 저랑 가장 가까운 데 사는 이웃사촌인 셈이에요.(하지만 실상은 차로 한 시간이 넘는 거리랍니다.) 손 대표는 한국과 산호세를 오갑니다.

멀리들 떨어져 있다 보니 회의 때 일 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심할 때는 각자 사는 곳의 상황을 공유하며 세상 걱정을 했어요. 전 회의 때는 ‘오징어 게임’ 얘기를 한참 했지요. 본 사람도 있고 아직 안 본 사람도 있어서 혹시라도 스포일러가 나올까봐 모두 조마조마 했죠. 미국에선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회의 분위기를 지배했답니다.

슬랙에 올라온 달고나 세트. 이번 달은 해리포터 테마로 정해져서 이름이 모두 해리포터 캐릭터로 뀌어 있어요.

뉴스룸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다음 주 일정이에요. 일정에 따라 콘텐츠가 정해지니까요. 예를 들면 지난 주에는 실적발표가 많았습니다. 넷플릭스와 테슬라, 몇몇 항공사들의 3분기 실적이 나오죠. 애플과 삼성전자, 구글이 모두 하드웨어 관련 발표도 했습니다. 각각의 이벤트와 실적발표를 책임지고 예의주시해야 하는 기자가 정해집니다. 더밀크 창립 1주년 이벤트 ‘셰이크’를 앞두고 있어서 무척 바쁜 한 주라고 할 수 있어요.

뉴스룸 회의에선 뷰스레터의 내용과 집필자도 정합니다. 월요일자와 금요일자는 그 때 그 때 내용이 다르지만 수요일자 뷰스레터는 리서치팀이 ‘스타트업 포커스’를 쓰죠. 리서치팀은 한연선 팀장과 김영아, 윤영진, 김주현, 김주예 리서처로 이뤄져 있어요. 이들은 미국 서부와 동부에 흩어져 삽니다. 뉴스룸 회의와는 별도로 일주일에 2번 따로 회의를 해요. 손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더밀크가 한국인과 한국 비즈니스를 위한 싱크탱크 같은 조직을 만들고 싶어서 창업 초기부터 리서치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보통 ‘싱크탱크’는 워싱턴DC나 뉴욕에 있잖아요. 하지만 일본과 중국 등은 오래전부터 실리콘밸리에 근거를 둔 리서치 조직을 만들고 활동했죠.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어요. 정부나 대기업이 지원하지 않으면 이런 조직은 만들지 않았고 실리콘밸리는 그 중요성에 비해 산업과 전략을 연구, 분석할 수 있는 회사(조직)는 없었습니다. 실리콘밸리 특파원 출신의 손 대표가 이를 깨닿고 리서치팀을 만들었어요.

제가 장담하는데 미국의 크고 작은 스타트업 업체들은 물론 스타트업 트렌드에 대해 더밀크의 리서치팀만큼 잘 알고 있는 팀은 없을 겁니다. 테크 기업뿐 아니라 헬스케어, 푸드, 친환경 기업까지 두루두루 모르는 데가 없으니까요. 리서치팀은 스타트업 포커스 외에도 각종 기획성 프로젝트 리포트도 담당합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보고서만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 여름에 나간 뷰스레터 ‘밀크 없이 채식이 가능할까?’를 쓰기 위해선 마트에서 식물성 우유는 물론 버터와 치즈까지 다 사와서 시식해 보기도 했어요.

더밀크닷컴과 함께 더밀크를 떠받치고 있는 팀이 바로 더밀크TV입니다. 사실 더밀크는 프리미엄 구독 미디어 더밀크닷컴보다 유튜브 채널 더밀크TV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라이브 방송 역량을 가진 미디어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밀크는 2년 가까이 방송 역량을 키워왔고 지금은 ‘매일’ 생방송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동영상은 전문가의 손길이 없으면 빛이 나지 않죠. 그걸 담당하고 있는 방송팀은 Hannah Rho 총괄 PD와 다니엘 리 프로덕션 매니저 2명입니다. 이들은 월금은 크리스 정의 ‘뉴욕 시그널’, 화는 ‘잭잭과 친구들’, 수는 ‘미국형님’ 등 거의 매일 라이브 방송을 합니다. 그렇다고 목요일에 쉬는 건 아니에요. 촬영 후반 작업을 하죠.

서울에서 만드는 ‘더밀크 팩토리’와 ‘큐리어스 조이’, ‘닉케도니아’에도 관여를 합니다. 방송팀은 산호세에 있으니 원격으로 서울과 뉴욕(뉴욕시그널)에서 하는 촬영까지 총괄하는 셈이에요. 더밀크의 플래그십 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형님’ 라이브 때는 더밀크의 직원(밀키웨이라고 하죠)들이 모두 접속해 응원을 하기도 합니다.

잭잭과 친구들 방송 모습.손재권(좌) 더밀크 CEO와 최형욱(우) 라이프스퀘어 대표. (출처 : 더밀크)

다시 뉴스룸 회의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일정에 따른 뷰스레터 주제가 정해지면 박윤미 기자가 다음주 컨퍼런스 일정을 소개합니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각종 컨퍼런스와 팟캐스트, 방송을 보고 들은 뒤 바로 기사를 쓰는 박 기자의 콘텐츠는 대한민국 미디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콘텐츠에요.

미디어 전문가 Hajin Han 기자는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미디어 관련 뉴스를 쏟아냅니다. ‘내부자 폭로로 우연히 밝혀진 ‘오징어 게임' 경제학’ 같은 기사를 보면 Han 기자의 내공이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어요. 길고 어려운 기사를 어떻게 그렇게 빨리 쓰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저 김선우는 미국에서 발간된 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 책을 리뷰하는 ‘새책’과 창업자들의 창업 스토리를 풀어내는 ‘파운더스토리’를 발제합니다.

이 밖에도 뉴스룸 회의에는 4명의 ‘리베로’가 있어요. 오랜 기자 경험으로 어떤 기사를 맡겨도 작품을 만들어 오는 김인순 대표와 박원익 부대표, 권순우 기자와 송이라 기자입니다. 김인순 더밀크 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 최고의 보안 전문기자로 유명한 분이죠. 더밀크에서는 보안 분야 외에도 기업용 소프트웨어 등을 커버합니다. 박원익 부대표는 조선비즈에서 팀장과 실리콘밸리 특파원을 역임했습니다. 거시경제부터 스타트업, 테크까지 다루고 권순우 기자는 미 애틀랜타에 거주하면서 테크 브리핑 등 미국 현지 소식을 생생하고 빠르게 커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만빵인 송이라 기자는 테크 브리핑 외에도 재치있는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송 기자는 보스톤에서 2년 동안 있다가 한국에 들어왔어요. 이들은 요즘에는 동영상 출연까지 하고 있어서 완전 전천후 기자로 거듭나고 있어요.

더밀크 슬랙에 산호세의 핼러윈 풍경을 공유한 포스팅.

이쯤에서 크리스 정 기자를 소개하지 않고 지나갈 수 없죠. 정 기자는 거시경제와 시장 상황을 쉽게 풀어내는 기사와 방송으로 적지 않은 팬을 가지고 있어요. 뉴욕에 사는 정 기자의 하루는 매일 새벽 5시에 시작됩니다. 한 시간 정도 전날 시황과 미국 선물시장, 유럽 시황을 살펴보고 6시부터 ‘투자노트’를 쓰기 시작하죠. 이 투자노트만 매일 읽어도 미국 증시 돌아가는 상황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밀크의 막내 기자가 있습니다. 바로 MZ세대 문준아 기자에요. 요즘 SNL 코리아에 나오는 인턴기자와는 정반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무지 차분하거든요. 최근 뷰스레터를 눈 여겨 보셨다면 문 기자가 개인적인 경험과 뉴스를 멋지게 조합한 편지를 보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더밀크의 뷰스레터는 뷰스(시각)에 방점이 있었는데 문 기자가 그 방점을 레터로 옮긴 느낌이 들었어요. 독자 반응이 무지 좋았습니다.

요즘 뉴스룸 회의에는 들어오지 않지만 김홍석 COO와 신지영 프로덕트 매니저는 더밀크의 사업적인 측면을 살펴주고 있습니다. 개발팀에는 서수홍 팀장과 백승호 팀원이 있죠. 개발팀은 얼굴보고 뽑는다는 설이 있어요. 믿기지 않는다면 최근 제작된 ‘실리콘8’ 동영상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고개를 끄덕끄덕하실 겁니다.

더밀크는 지난해(2020년) 10월 22일 더밀크데이를 통해 최초의 메타버스 컨퍼런스를 선보인 바 있어요. (출처 : 더밀크)

이렇게 글로벌하게 일하는 더밀크의 직원들을 이어주는 건 슬랙입니다. 그런데 요즘 슬랙에 접속하면 누가 누군지 잘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어요. 이번 달 테마가 해리포터라 모두가 해리포터 캐릭터 이름과 사진을 쓰고 있거든요. 손 대표가 해리포터고요(손재권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Jarry Kotter라는 이름을 씁니다) Hajin Han 기자는 버터비어고 크리스 정 기자는 덤블도어랍니다. 헤르미온느는 안어울리게 방송팀 프로덕션 매니저 다니엘 리에요. 다니엘은 남자거든요! 저는 볼드모트에요.

보통 슬랙을 쓰면 일에 몰입하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더밀크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워낙 여러 시간대에 흩어져 일하다 보니 바로 바로 답변하지 않아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 입니다. 서울과 산호세에 사무실이 있지만 일 하는 장소나 시간은 모두가 다 다릅니다. 자기 자신에게 맞는 시간에 일하면 돼요.

더밀크의 가장 좋은 점은 그래서 내 자신이 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에요. 사는 시간대와 일하는 시간부터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시작하니 그 어떤 개성도 받아들여 줍니다. 줌 회의 중에 애들이 와서 인사를 하고 가기도 하고 애기들이 엄마나 아빠를 회의에서 잠시 끌어내도 상관하지 않아요. 개성을 인정한다는 건 단점보다는 장점을 본다는 거죠. 더밀크의 가장 강력한 조직문화가 있다면 이렇게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될 수 있게 해준다는 걸 겁니다. 그 중심에는 손 대표가 있어요.

더밀크의 일하는 방식 (출처 : 그래픽/ 김현지)

더밀크는 글로벌 조직이에요. 글로벌하게 일한다는 회사는 많지만 4개 시차에서 일하는 스타트업, 특히 한국인이 만든 미디어 회사는 더밀크가 처음일 것입니다. 장점도 많지만 서로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고 극복해야할 점도 많습니다. 손 대표는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모델을 바탕으로 조직문화를 만들었다고 해요. 더밀크는 미 실리콘밸리(산호세)가 본사, 서울에 더밀크코리아가 있지만 기존 기업들과 같은 본사, 지사 개념이 아닙니다. 허브는 슬랙과 줌으로 만들어진 ‘버추얼’에 존재하고 HQ1(산호세), HQ2(서울) 및 시애틀, 뉴저지 애틀란타, 아일랜드 등 각각의 스포크(Spoke)가 있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고립될 수도 있는데 어차피 본사가 ‘버추얼’로 존재하기 때문에 각각 Spoke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죠.

더밀크는 콘텐츠 중심 조직이에요. 정확한 뉴스와 통찰 있는 분석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게 최고의 목표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게 숙명이죠. 그런 차원에서 더밀크의 한 주가 목요일 오후 5시에 시작할 수는 있지만 결코 끝나지는 않습니다. 새로 시작할 뿐이죠. 그렇게 매주 저희는 전 세계 4곳의 타임존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회원가입 후 뷰스레터를
주 3회 무료로 받아보세요!

단순 뉴스 서비스가 아닌 세상과 산업의 종합적인 관점(Viewpoints)을 전달드립니다. 뷰스레터는 주 3회(월, 수, 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