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2% 폭락 원인은?...“빅테크 실적 주목”
[미국형님 시장돋보기]
테슬라 12% 급락…트위터 M&A 불안감
전기차 업체 일제히 하락…나스닥 3.95% 내려
데이비드 리 CIO “빅테크 실적 엇갈릴 듯”
1분기 실적 발표 후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전기차 업체 테슬라(티커: TSLA)의 주가가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인수 합의 소식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에 테슬라 지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
26일(현지시각) 테슬라는 전날 대비 12.18% 급락한 876.4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일 장 마감 후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발표, 이튿날 1008.78달러까지 올랐으나 이날 급락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테슬라 주가가 800달러대로 떨어진 건 지난 3월 17일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이다.
테슬라가 급락의 여파로 리비안, 루시드 등 다른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도 각각 9.5%, 8.74% 떨어졌다.
트위터 이사회와 머스크 CEO는 앞서 25일 440억달러(약 55조원)에 트위터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트위터 M&A(인수·합병)는 역사상 가장 큰 LBO(차입매수) 거래에 해당한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머스크 CEO가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125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테슬라 주가에 불똥이 튄 것이다. 출처를 밝힌 자금(255억달러)을 제외한 나머지 210억달러(equity financing)의 경우 자금 조달 경로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테슬라 주가 하락은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 불확실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받을 수 있는 대출의 한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테슬라 주가가 74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 머스크 CEO가 계획대로 주식담보대출 125억달러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5% 급락했고, 다우존스지수는 2.38%, S&P 500지수는 2.81% 하락했다.
미국 연준(Fed)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기술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 여파로 경제 성장 동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로렌 굿윈(Lauren Goodwin) 뉴욕 라이프 인베스트먼트(New York Life Investments)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중앙은행이 연착륙 정책을 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제 성장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