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인플레 둔화될 것" 자신감... 주가 오르고 달러 내려가

뉴욕증시는 화요일(14일, 현지시각) 발표된 4월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상회했음에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기업의 도매 물가는 헤드라인과 근원물가가 모두 전월 대비 각각 0.5%가 상승, 월가 추정치를 크게 상회했다. 연간 기준 데이터 역시 헤드라인 지표가 3월의 1.8%에서 2.2%로 뛰었고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2.1%에서 2.4%로 올랐다.

그럼에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행사에서 "1분기 인플레이션 진전이 부족했지만 가격이 다시 매달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 하락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월가 역시 3월의 수치가 하향 조정된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는 평이다.

크리스 라킨, 모건스탠리의 E-트레이드 소속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았지만 지난 달 수치가 하향 조정 돼 큰 충격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S&P500은 이러한 발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를 이어갔고 '밈 주식'인 게임스탑(GME)과 AMC(AMC)도 이틀 연속 두 자릿 수의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며 긍정적인 투자심리를 유지했다.

수요일(15일, 현지시각) 발표 예정인 CPI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심리도 낙관적이다. 연준의 정책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근원물가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완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일련의 가격 상승세가 다시 둔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는 예상보다 많이 상승했지만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물가 내의 주요 요소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평이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기업들의 최종 수요에 대한 물가는 한 달 전보다 0.5%가 증가했으나 3월 수치가 전반적으로 크게 하향 조정되며 충격이 덜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서비스 비용은 0.6%가 증가해 전체 상승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병원 외래비용은 0.1% 하락한 반면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 가격은 3.9%나 뛰어올랐다. 항공료는 3.8%가 하락했고 의사 진료 비용은 소폭 상승했다.

폴 애쉬워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북미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PPI 데이터는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물가 데이터에 대한 PCE 디플레이터 측정치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언급하며 "4월 데이터는 엇갈린 결과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는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여전히 완고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의 데이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강화되는 양상이다. 실제 소매 휘발유 가격은 4월에 크게 상승했지만 최근 원유 가격의 하락세로 인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견고해지고 있다. BofA의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 따르면 현금 수준과 주식 배분, 그리고 경제성장 기대치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심리지수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 전망은 올해 처음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장 투자자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달러 가치 하락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기축 통화인 달러에 대한 약세 베팅이 증가하고 있음이 관찰됐다.

이는 시장이 향후 인플레이션의 완화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최근 발언은 그 기대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을 강화하면서 달러 가치 하락 압력에 일조하고 있다.

월가 추정치에 따르면 4월 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한 달 전의 3.5%에서 3.4%로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되거나 예상보다 약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올경우 연준의 2분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기대다.

실제 CFTC(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이 달러 가치의 상승에 대한 베팅을 줄이면서 4월 초 이후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대규모 달러 강세 베팅이 급격히 철회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달러는 과거의 경우를 비교해봐도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둔화할 경우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고 지난 해 역시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가치가 떨어지는 추세를 보여왔다. 한편 달러 약세 대비 유로화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 유로화에 대한 콜 옵션, 즉 가치 상승에 대한 베팅은 2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