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이후 최대 의약혁명: GLP-1

"오젬픽, 위고비를 처방전 없이 100불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알약 하나면 살을 10kg 빼드립니다"

바로 어제 받은 메일입니다. 이런 메일에 클릭을 안할 수 없겠죠. 하지만 모두 스팸메일이었습니다. 쉽게 살을 빼준다는 제목은 그 어떤 제목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 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미국인들은 하루에도 수십통씩 비슷한 메일을 받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새로운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인구 5명 중 1명이 비만에 해당됩니다.

여기에 오젬픽, 위고비 등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신약이 등장했습니다. '게임 체인저' 그 이상입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비만을 해결하면 다른 질병, 특히 당뇨병의 위험이 크게 감소하고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며, 식욕 억제제의 보편적 사용을 주장했는데요. 정치적으로 상반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이 문제 만큼은 머스크의 주장에 동의하며, 비만 치료제의 가격 인하를 촉구했습니다.

샌더스는 이 약의 접근성을 높여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매년 4만 3000명이 비만과 당뇨로 사망하는데, 오젬픽과 위고비 같은 치료제의 가격이 낮아진다면 이러한 죽음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CEO 예르겐센은 생산량을 늘리고 약값을 낮추기 위해 3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간 약국과 보험사의 과도한 수수료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74%를 약국과 보험사에서 떼어간다고 꼬집었습니다. 

미국에서는 GLP-1이 1897년 발명된 세기의 파란약 '아스피린' 이후 최대 의약품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CEO 포커스> 33호에서는 2025년을 이끌 핵심 키워드인 비만 치료제 시장을 심층 분석합니다. GLP-1이 가져올 체중 감량 이상의 의료 혁신, 치열한 가격 논쟁, 그리고 다가오는 GLP-1 시대를 맞아 기업들을 위한 전문가들의 통찰을 담았습니다.

체중 감량은 꼭 배고프고 힘든 경험을 동반해야 하는 걸까요?

다이어트도 혁신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오젬픽과 위고비 같은 GLP-1 약물들이 큰 주목을 받으며 '체중 감량 혁신'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이 약물들은 본래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지만 비만 치료제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GLP-1이 체중 감량을 성공시키자 비만에 대한 인식마저 변하고 있습니다. '비만'은 개인의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이며 누구나 고칠 수 있습니다. 배고프고 힘든 다이어트 시대가 이제 막을 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 배 고프지 않게 살빼자

살 빼는 약이 있다면 드시겠습니까?

부작용이 없다면, 많은 분들이 기꺼이 복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한 달에 약값으로 100만원 이상이 든다면 어떨까요? 질병 등 특별한 이유가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망설이게 될 금액입니다.

당뇨병 치료제이자 비만 치료제인 GLP-1은 1인당 한 달 기준 최소 800달러(약 105만원)에서 1500달러(약 198만원)가 소요되는 고가 의약품입니다. 그럼에도 부작용이 없고, 제품에 따라 몸무게의 15~25%를 감량할 수 있는 효과 덕분에 그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가 약품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효과가 검증됐고 부작용도 적은데 가격까지 내려간다면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할 것으로 보입니다.

🧪 살 빼는 약, 가격도 슬림해진다

비만 인구는 얼마나 많을까요? 미국 기준, 10명 중 1.1명이 비만에 속합니다.

비만 인구가 늘어나니 대사질환 환자 수도 늘었습니다. 미국에만 당뇨병 환자 수는 약 3400~3700만 명에 이릅니다. 아직 확진받지 않은 예비 당뇨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약 8800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이 혁신적 비만치료제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GLP-1 혁명'을 가능케 한 것은 AI와 빅데이터 덕분인데요.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과정을 대폭 단축했습니다. 약효와 안정성, 시장 규모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과 리테일 분야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대사 질환 전문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현우 교수에게 GLP-1 혁명의 실체와 관련 시장의 대중화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 카이스트 김현우 교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