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노광장비로 번진 반도체 전쟁... ASML 中 수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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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4.09.01 16:00 PDT
첨단 노광장비로 번진 반도체 전쟁... ASML 中 수출 제한
ASML 제품 생산 과정 (출처 : ASML)

[테크브리핑]
미국, 네덜란드 정부에 중국 수출 통제 요구
ASML, 중국 매출 비중 높아... 실적 타격 받을 수도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전쟁이 리소그래피(노광장비)로 불붙었습니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이 자국 정부에서 중국 수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탓입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딕 스호프 총리가 이끄는 네덜란드 정부가 올해 만료되는 중국 내 ASML 서비스·예비 부품 제공 라이선스를 갱신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ASML이 기존에 중국에 공급해 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첨단 10나노미터(㎚)급 미만 미세회로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이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통상 장비를 수출할 때 유지·보수 서비스를 별도 계약을 체결해 제공하는데 이번에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반도체 노광장비 가동에 필요한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지면 중국 내에서 가동 중인 기존 DUV 장비 일부를 멈춰 세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급 인사에 따르면 미국은 동맹국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동맹국 제품에도 FDPR을 적용하는 등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압박해 왔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4월 미국 정부는 서방 동맹국들에 반도체 장비, 예비 부품,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대중 수출 규제 강화를 촉구한 가운데 네덜란드 정부와 ASML을 상대로는 서비스 계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죠.

미국 정부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발표하며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장비·기술이 적용되면 수출 시 미국 정부에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습니다. FDPR는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을 조금이라도 사용했으면 수출 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정이죠.

👉한 발 물러난 네덜란드. ASML∙중국 타격 불가피

앞서 마르크 뤼터 전 총리가 이끌었던 네덜란드 정부는 수출 제재가 자국 첨단 반도체 장비 산업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압력에 저항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취임한 딕 스호프 신임 네덜란드 총리는 미중 갈등 관계와 안보 우려 속에서 한층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을 취하는 모습이죠.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의 요구대로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경우 ASML의 실적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은 ASML의 글로벌 매출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자립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중국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기술 개발을 ASML의 DUV 리소그래피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죠. 지난해 8월 SMIC가 ASML의 기존 DUV 노광장비를 활용해 7㎚급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 자체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DUV 장비 공급에 대한 통제마저 강화될 경우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대만 TSMC와 비교해 2세대 뒤처진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ASML의 7나노(nm)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의 대중 수출은 이미 금지됐습니다.

👉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 방식,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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