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최악의 해, 주관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

reporter-profile
박원익 2022.12.27 01:31 PDT
2008년 이후 최악의 해, 주관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
뉴욕 맨해튼의 눈보라 (출처 : Shutterstock)

[뷰스레터플러스]
2008년 이후 최악의 해… 대가들의 대응법은?
크립토도 데이터 봐야… ‘솔라나’ 분석
데이터 넘어 ‘진실’에 다가가기... 바이낸스는?

더밀크닷컴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입니다. 댁내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요즘 북극 한파(Polar Vortex)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요. 제가 머물고 있는 뉴욕 메트로폴린탄 에어리어(New York metropolitan area)에도 매서운 북극한파가 찾아왔습니다. 북극의 냉기를 머금은 찬 공기가 한반도와 북미 대륙을 동시에 집어삼키면서 기록적인 추위와 함께 폭설 등 극한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23일(현시지각) 금요일에 인터뷰가 있어서 맨해튼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다녀왔는데,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눈, 몰아치는 강풍에 대자연의 무서움을 새삼 느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관광객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쇼핑에 나선 뉴욕커들은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눈보라에 옷깃을 여미며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세찬 강풍에 뒤집어진 우산, 걷기를 포기하고 서둘러 건물 안으로 몸을 피하는 모습들도 보였습니다. 

북극한파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한기가 쏟아져 내려와 발생한다고 합니다. 제트기류의 강약 사이클을 ‘북극진동’이라고 하는데, 12월 초부터 이 수치가 음수로 바뀌었습니다. 음수는 제트기류가 약하다는 의미입니다. 북극 공기를 막아주는 ‘댐’이 무너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 증시 상황과 비슷하지 않나요? 전 세계에 유동성을 공급하던 미국 중앙은행이 강력한 금리 인상 정책을 취하면서, 즉 유동성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시장이 싸늘하게 식어버렸으니까요.

2008년 이후 최악의 해… 대가들의 대응법은?

일드커브 추이 (출처 : FMRCo., Bloomberg)

2022년 미국 증시는 2008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23일 종가 기준 S&P 500 지수는 전날 대비 0.59% 상승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0.2% 하락, 3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산타 랠리(2022년 마지막 5거래일, 2023년 1월 2거래일에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에 대한 기대감도 꺾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전 세계 중앙은행의 과도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투자 전문가들은 내년 주식시장 역시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투자 매체 배런스, 포브스 등에 따르면 미국 16개의 주요 투자 은행이 제시한 2023년 S&P 500지수 전망치 평균은 4045.31(범위: 3675~4500)로 올해 연말 대비 소폭 상승하는데 그칠 전망입니다. 실제로 경기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일드커브(yield curve, 미국 국채 수익률) 데이터는 역전(단기 국채 수익률이 장기 국채 수익률보다 높아지는 현상)돼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직관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투자 대가들 역시 대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을수록 배당 등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취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헤지펀드 업계 거물 조지 소로스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지분 변동 내역 공시(13F)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로스는 지난 3분기 거시 경제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무위험 수익’ 전략에 집중, 증시 하락 기조 속에서도 자산 가치를 불렸습니다.

👉소로스, 합병차익거래 베팅한 이유

크립토도 데이터 봐야… ‘솔라나’ 분석

(출처 : 메사리, 그래픽=장혜지)

크립토(Crypto, 암호화폐)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불안정한 시기일수록 데이터를 확인해 판단 착오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밀크가 크립토 데이터 분석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온체인 데이터(On-chain Data, 블록체인 상에서 일어나는 트랜잭션 기록)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데이터를 확인하는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 사이에는 큰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다양한 방식과 도구를 활용해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건전성을 분석하고, 평가하며 감사(audit) 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최근 크립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형 거래소 FTX의 붕괴 이후 ‘솔라나(SOL)’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태입니다. FTX와 FTX 관계사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가 그동안 솔라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솔라나 가격은 FTX 파산설이 불거진 11월 7일 급락해 현재 3분의 1 가격인 1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때 4위까지 올라갔던 시가총액은 현재 16위로 추락했습니다. 솔라나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솔라나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계속 이 생태계에서 커리어를 쌓아도 좋은 걸까요?

👉개발자 72% “FTX 영향 없어”

데이터 넘어 ‘진실’에 다가가기... 바이낸스는?

(출처 : 그래픽=장혜지)

데이터는 중요하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핵심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조작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장기업이 외부 회계법인의 회계 감사를 받고, SEC의 조사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공개하며 주요 경영 사항을 공시하는 상장기업 중에서도 ‘엔론’ 사태와 같은 분식 회계가 발생하는 걸 보면 크립토 업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제도적 안전장치,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틈을 노린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재무제표조차 공개하지 않는 대다수의 중앙화 거래소는 사각지대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FTX 사태 이후 “바이낸스 유동성은 안전한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개된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 분석과 감시, 모니터링이 필요한 때입니다.  

아케인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12월 11일부터 12월 18일 사이 바이낸스에서 7만8600 비트코인(BTC) 순유출이 발생했고, BTC 잔액은 56만5000 BTC로 감소했습니다. 난센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10일 기준 약 700억달러에 달하던 바이낸스 보유 자산은 인출사태와 코인 가격 변동으로 인해 12월 17일 547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바이낸스, 정말 괜찮은 걸까요?

👉바이낸스는 안전할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오른쪽) (출처 : Gettyimages)

“현명해지기 위해서는 자기 편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인들의 현자’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1995년 하버드대 강연의 일부인 ‘오판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Human Misjudgement)’ 챕터에서 인간의 비합리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컨대 특정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해당 주식의 주가가 오르길 바라며 좋은 정보만 수집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반대로 싫어하는 주식의 경우 나쁜 면만 보게 되고, 종종 의심을 회피하거나 불일치를 회피하는 경향도 드러냅니다. 

이런 오류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데이터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주관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데이터 기반 분석을 활용하고, 데이터 이면의 ‘진실’에까지 다가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더밀크는 구독자 여러분들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새해에도 계속해서 구독자 여러분께 가치 있는 정보, 인사이트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더밀크 박원익 드림

회원가입 후 뷰스레터를
주 3회 무료로 받아보세요!

단순 뉴스 서비스가 아닌 세상과 산업의 종합적인 관점(Viewpoints)을 전달드립니다. 뷰스레터는 주 3회(월, 수, 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