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실리콘밸리도 꿈틀
[테크브리핑]
① AI∙첨단기술로도 하마스 공격 예측 못해
②실리콘밸리는 지원 물결, 해커들은 사이버 공격.. SNS는 정보 확산 실험대
③디즈니 테마파크 가격 올렸지만…설상가상 경쟁자로 유튜브↑
AI첨단기술로도 하마스 공격 예측 못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Hamas)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사태와 관련, 기술 기업이 만든 시스템에 대해서도 혹독한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 기술 기업이 인공지능(AI), 첨단 드론 등으로 적의 침입을 조기에 감지하고 사전에 경고를 제공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정부를 국방 업무에 이를 도입, 홍보했지만 이번 공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탓입니다.
지난 7일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해 교전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보복하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명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죠.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 근처 이스라엘 진지와 공동체는 아무런 경고 없이 하마스에 의해 함락당했고, 하마스의 미사일 발사 규모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어를 종종 압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는 로이터에 "하마스는 데이터 등 흔적을 남기지 않고 공격을 수행할 수 있었다”면서 “아니면 단서가 있었지만 데이터에서 추출되지 않은 것이다. 경고 신호는 계속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데이터 합성엔 유용하지만 도시인 분석은 어려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감시는 정교한 시스템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국경 검문소, 드론, 전자통신 도청 등 최첨단 기술로 무장됐었죠. 나토(NATO)에 따르면 로버트 바우어(Robert Bauer) 네덜란드 주제네바 군축대사는 이스라엘 내 가자지구 근교의 혁신적인 군사시설을 참관한다는 목적으로 9월 이스라엘을 방문하기도 했죠. 지난 5월 이스라엘 에얄 자미르(Eyal Zamir) 국방부 장관은 “첨단 기술로 의사결정과 분석을 간소화해 국가가 인공지능 '초강대국'이 되기 직전에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기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레이더 등 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합성하는 데 유용할 수 있지만, 가자지구와 같이 인구밀도가 높고 건물이 밀집된 도시 환경에서 인간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데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즉 사람이 행동을 할 때 민간인의 일상 혹은 경제활동인지 공격을 준비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거죠.
로이터통신은 “공격자를 더 날카롭게 감지하고 사전 경고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 AI 기업과 이들과 계약한 정부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매체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조기 경고를 하며 자축했던 미국과 동맹국 정보기관들 역시 이번에는 놀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각국 정보기관은 현재 미국 워싱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등에서 사전 감지 체계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 사태, 기술의 극과 극
이스라엘 사태가 기술 기업의 다양한 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기술 스타트업과 긴밀한 관계인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스라엘 지원에 나섰습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벤처캐피털(VC) 인사이트파트너스(Insight Partners)는 9일 이스라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에 100만달러를 기부합니다. 제너럴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포트폴리오 회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현장 인도주의적 활동에 25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죠. 이밖에 매튜 오코(Matthew Ocko) DCVC 공동창업자 에리카 브레스시카(Erica Brescia) 레드포인트벤처스 전무이사 등 개별 VC들도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반면 기술은 공격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일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모로코 출신 친팔레스타인 핵티비스트(정치적 성향에 따라 행동하는 해커) 그룹은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웹사이트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10일 로이터통신 기준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로 100개 이상 사이트가 손상되거나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죠. 아비 메이어 예루살렘포스트 편집장은 "공격자들은 지난 며칠 동안 우리를 오랫동안 오프라인 상태로 만들었다"면서 "이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라고 밝혔습니다.
👉 SNS에는 스트레스테스트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은 엑스(X, 전 트위터), 스레드,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효용성 실험)가 되기도 했습니다.
세마포에 따르면 미국 언론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엑스 인수 후 콘텐츠 조정 기능을 줄여 이번 이스라엘 사태에서 정보창구로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평했습니다. 케이시 뉴튼 플랫포머 편집자는 블로그에 메타가 만든 스레드도 그닥 유용하지 않았다고 평했죠.
야이르 로젠버그 더아틀랜틱 에디터 10일 트위터에 따르면 유명 유대인 고등학교에서는 하마스가 소셜미디어에 어린이 처형 영상을 대거 게시할 수 있다는 우려로 부모들에게 자녀의 틱톡, 인스타그램 삭제를 권장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렵연합(EU)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와 엑스에 SNS에서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관련 허위정보 확산 방지를 단속을 재차 요구했죠. BBC에 따르면 EU는 10일 엑스에 이어 메타에도 ‘적시에, 신속하고 객관적인 조치를 취했음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24시간 이내에 허위정보에 대응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디즈니, 놀이동산 입장료∙주차비 다 올렸다
디즈니가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가격을 11일부터 인상했습니다. 티켓, 주차비 모두입니다.
디즈니랜드에서 1일권 가격은 4~9% 인상됐습니다. 다일권, 매킥키 연간패스 갱신, 지니플러스, 주차권 가격도 줄줄이 올랐죠. 성수기 날짜 티켓 가격은 8% 이상 인상된 194달러, 5일권 가격은 거의 16% 오른 480달러입니다. 다일권 가격은 9~16%%가량 올랐죠. 비수기 최저 등급 티켓만 104달러로 동일합니다.
월트디즈니월드는 일일 이용권 가격은 인상하지 않았지만, 연간 이용권 가격은 10%, 주차요금은 5달러 인상했습니다. 이와 함께 1월 9일부터 파크호퍼(Park Hopper)를 다시 전면 개장한다는 소식과 함께 인상 소식을 밝혔죠. 파크호퍼(Park Hopper)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단됐다가 2021년 오후 2시부터 제한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1일권 파크호퍼 티켓은 여전히 65달러지만 5일권 티켓은 15~75달러가량 올랐습니다.
이에 대해 로버트 닐스(Robert Niles) 테마파크인사이더 창업자는 스키프트에 “디즈니랜드는 일일 및 연간 티켓 가격이 크게 인상된 반면 월트디즈니월드는 연간이용권만 소폭 인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플로리다의 파크호퍼 제한은 완화했지만 캘리포니아는 여전하다”면서 “이는 이미 고객이 충분한 캘리포니아 대신 플로리다 시장 성장에 중점을 둔 조치”라고 평했습니다.
👉 디즈니플러스 어렵다. 미국 10대들, 유튜브 선호
디즈니는 밥 아이거 CEO의 지휘 아래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테마파크 가격 인상에 이어 자사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의 비밀번호 공유 금지에도 나섰죠. 30일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캐나다 구독자 계약을 업데이트하고, 사용자에게 “가정 외부에서 계정 또는 로그인 정부를 공유하는 행위를 제한할 것”이라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를 위시한 스트리밍 산업 경쟁은 현재 매우 치열합니다. 11일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Piper Sandler)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대들은 넷플릭스보다 유튜브에서 더 많은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안 그래도 HBO맥스, 훌루,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여러 사업자가 경쟁하는 시장에 유튜브가 무료를 내세워 1위에 등극한 것입니다. 조사에서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는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고, 케이블TV, HBO맥스, 훌루 점유율은 하락했습니다.
설문조사에서 10대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틱톡(38%)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월 사용량 기준으로는 인스타그램이 가장 높았죠. 10대들이 SNS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약 4시간30분으로 이전보다 늘었습니다. 파이퍼샌들러 애널리스트들은 “유튜브 콘텐츠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고 스트리밍 산업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결과가 스트리밍 소비 습관이 줄어든 건지 늘어난 건지 해석하려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