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발자들의 ‘절대 지지’ 잃고 있다
21일 애플 CEO 팀 쿡, 에픽게임즈와의 소송 재판에 증인 출석
4시간 이어진 증인 심문에서 “개발자들을 위한 건전한 앱 생태계를 만들었다”, “사용자 보호를 위한 외부 시스템 불허는 당연한 것” 등 자사 정책 적극 옹호
재판부, 24일 양측 입장 차이 확인한 뒤 판결 내릴 듯
애플이 오늘날 하드웨어, 소프웨어, 서비스 등 ‘트라이버전스(Trivergence : 3중 결합)’를 완성시키며 굴지의 테크 회사가 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은 ‘개발자’였다. 개발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기와 서비스를 만들면서 ‘틈새 시장’을 공략, 역설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테크 회사가 됐다. 그러나 애플이 ‘거대 기업’이 되면서 개발자들의 절대 지지를 잃고 있다는 사실이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에서 점차 밝혀지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인앱 결제’ 수수료 30%가 과하다며 반발해 애플과 구글을 반독점 행위 위반으로 고소한 가운데, 팀 쿡(Tim Cook) 애플 CEO가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팀 쿡 CEO는 21일(미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오클랜드 지원에서 진행 중인 재판(주심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오전 8시에 시작된 재판에서 팀 쿡은 4시간 동안 주심 앞에서 반독점 소송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그는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경쟁 스토어를 금지하는 정책과 모든 앱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사용자의 보안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가 지나친 수익을 가지고 간다는 에픽 측의 주장을 강력히 방어했다.
애플의 독점 논란에 대해선 ‘이용자 보호’를 내세웠다. 팀 쿡 CEO는 “애플은 매주 10만 개의 앱을 심의하고 이 중 4만 건의 유통을 불허한다”며 ”만약 모든 앱을 허가한다면 앱스토어가 엉망진창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며, 이용자에게 최악일 뿐 아니라 더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마켓을 원하는 개발자들에게도 독약”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안드로이드 기기, PC, 비디오 게임 콘솔 등 다양한 경로로 에픽의 게임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은 독점이 아니다”라며 “다른 플랫폼들도 비슷한 수수료를 챙긴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