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겨울의 돌파구는 CVC"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 컴업2022 개막
올해 4회째, 11월9일부터 사흘간 서울DDP에서 열려
15개국 5만여 관계자 70개 스타트업이 참여
투자 겨울을 맞이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진단
스타트업과 대기업 오픈 이노베이션과 CVC 투자가 화두로
"우리는 세상을 움직인다(We move the world)"
15개국에서 5만여 스타트업 관계자와 70개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 2022가 개막했다. 컴업은 1997년 출발한 벤처창업대전을 모태로 2019년부터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로 거듭났다. 올해 4회째를 맞이했다.
올해부터 민관 협력운영에서 민간 주도형 행사로 리브랜딩했다. 미국의 테크크런치와 필란드의 슬러시와 포르투칼의 웹서밋, 프랑스의 비바 테크놀로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5대 스타트업 행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윤관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스타트업은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의 동력"이라며 “국회 역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관련법 계정을 준비하고 있고 컴업2022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영호 의원은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컴업2022에 오니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이 새삼 느껴진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올해는 컴업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의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하는 첫해”라면서 컴업2022의 슬로건인 “위 무브 더 월드”를 외쳤다.
법에서 하지 말라는 것 빼고 다 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 필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재욱 쏘카 대표는 "규제 개혁과 생존"을 이야기했다.
이영 장관은 20년 동안 벤처기업인으로 일하다 국회에 들어오고 입각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산업계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고 국회와 정부도 그 속도를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물건을 팔아본 사람으로서 물건 파는 속도와 규제 개혁 속도 사이의 간극을 누구보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욱 대표는 타다를 창업했다가 규제 때문에 서비스를 종료했던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규제와 관련한 한국 스타트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언제 네거티브 규제가 도입될 것인가”라면서 “법에서 하지 말라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그런 창업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겨울 속 생존방법은 올해 컴업의 가장 큰 화두였다.
박재욱 대표는 “경기침체 상황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다”라며 “지금은 성장보단 생존이 중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어떤 비용을 쓰더라도 성장하라는 시각에서 어떻게 하면 자체적으로 생존할 것인가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쏘카는 IPO 이후 자본 시장의 온도를 체감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있다"면서 "자본 조달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심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 장관은 “8조3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서 자금을 수혈하고 각종 유인책을 제공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투자자들은 극도로 예민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2억 달러 규모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 장관은 20년 동안 벤처기업인으로 일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에 70명 이상의 직원을 내보내던 아픔을 이야기했다. 이영 장관은 “나는 이기는 게임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게임을 뛰어 본 선수인건 맞다”면서 “지금은 생태계 감독 위치에서 생존 노하우를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앞으로 이어질 스타트업의 위기에 “힘들어하지 말고 외로워하지 말고 도움을 청해 달라”고 말했다.
2023년 스타트업 투자 돌파구는 CVC
컴업2022는 스타트업의 겨울을 진단하는 키노트로 시작했지만 동시에 겨울의 돌파구 역시 제시했다.
'CVC는 이 겨울, 어떤 투자 전략을 갖고 있을까' 세션은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때 전략적 투자에 나서는 CVC가 2023년 투자 업계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화 GS리테일 상무와 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진짜 겨울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면서 “그렇지만 CVC는 이런 겨울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얼마 안 되는 투자자이기 때문에 스타트업계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훈 대표는 삼성과 하이닉스 CVC를 거쳐 롯데벤쳐스 및 GS CVC 설립을 주도했다. 이종훈 대표는 “대기업이 자본을 대는 CVC는 투자수익만 기대하는 일반 VC와 달리 모기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전략적 투자를 하게 된다”면서 “이런 CVC 특성이 스타트업의 겨울에도 투자를 지속하게 만드는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대표는 “CVC 법 규제가 개정되면서 많은 대기업들이 전략적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에서 미국 스타트업계도 구글 벤처스의 활약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오픈 이노베이션 피칭 열려
CVC 투자는 결국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전제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스타트업은 투자금을 필요로 하고 대기업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컴업2022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가 오픈 이노베이션인 이유다. 컵업은 파이어사이드 챗에 이어 톡특한 리버스 피칭을 선보였다. 보통 투자금을 원하는 스타트업이 피칭을 한다. 반면에 이번 컴업2022에선 스타트업과의 혁신적 협업을 원하는 대기업의 역피칭 시간이 마련됐다.
리버스 피칭에 나선 CJ ENM 커머스 부문 CSO인 김지현 이사는 CJ온스타일과 스타트업의 협업을 제안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포문을 열었다.
김지현 이사는 “CJ는 CVC 투자를 하는 즉시 아주 작게라도 즉각적인 협업을 시도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이익 만이 아니라 전략적 시너지가 중요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투자 대상은 버티컬 플랫폼과 차별화된 상품 브랜드사, 마케팅기업, 유통 IT 솔루션 업체들까지 크게 4개 부문이다.
CJ올리브영은 럭셔리 명품 플랫폼인 머스트잇, 디자이너 쥬얼리 브랜드인 아몬즈, 생활공작소 등과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김지현 이사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여부는 결국 속도가 핵심”이라면서 “대기업 회사 내부와 스타트업의 속도감 있는 소통과 이해가 있어야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컴업2022는 70개의 컴업 스타즈라고 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880개 사가 신청해서 12.6대 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9년 컴업으로 리브랜딩한 후 2020년 9대1의 경쟁률이었던 컴업 스타즈는 2022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스타트업계의 등용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컴업 스타즈는 로켓리그 40개 기업과 루키리그 30개 기업까지 모두 70개 기업이 선정됐다. 이미 지난 9월부터 사전 워크샵을 시작했다. 사전 비즈매칭과 멘토링이 진행 중이다. 컴업2022 기간 동안 IR피칭을 하고 사후엔 비즈매칭까지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컴업2022에선 유니콘 리그가 신설됐다. 무신사와 Deel 등 10여개 유니콘과 예비 유니콘들이 IR피칭을 진행한다.
4회째를 맞아 국내 최고 스타트업 행사이자 글로벌 스타트업 무대로 도약하고 있는 컴업 2022는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서울 DDP에서 열린다.
11일까지 3일간 스타트업 생태계 문제 해결
컴업2022는 DDP 아트홀 1관과 2관으로 나뉘어서 다양한 패널 토론을 통해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가 직면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컴업2022 핵심 프로그램은 컨퍼런스와 컴업스타즈 비즈매칭, 오픈이노베이션 등 3가지다. 컨퍼런스는 스타트업계의 관심사가 반영된 주제에 대한 강연 뿐만 아니라 진행자와 연사 2인이 특정 주제를 이야기하는 이른바 파이어사이드챗 방식으로 진행된다.
컴업2022에선 메인 키노트로 2022년 스타트업 이슈 돌아보기,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긴 겨울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가 기대하는 2023년이 이어진다. 또한 별도 세션으로는 우리가 IPO에 도전하는 이유, 우수 인재 영입 방법,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글로벌 진출 전략 등이 논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