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명문 과학고 학생 AI 회사 창업... 치매 진단 새바람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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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3.09.10 20:58 PDT
미 명문 과학고 학생 AI 회사 창업... 치매 진단 새바람 일으켜
로한 카라하스티와 사이 매타팔리 공동창업자 (출처 : 더밀크/Sai Mattapalli Linkedin/ PICTURE PEOPLE)

[AI 비즈니스 혁명] 치매, AI 안구 추적 기술로 집에서 발견
미국 명문 과학고 학생이 만든 스타트업 바이털AI, 기업가치 166억원 평가
안구 움직임 추적해 알츠하이머 조기 발견 목표...비용∙접근성 확 낮춰
질병 진단서 바이오마커 추출로 사업모델 선회.. 노트북∙스마트폰으로 진단 가능
“기술은 위협이 아닌 동맹” 의사 반발 줄여

미국의 과학고 학생들이 만든 스타트업 바이털에이아이(Vytal.ai)가 내놓은 인공지능(AI) 기반 안구 추적 기술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QUICK TAKE

👁️ 바이털 AI가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감지하는 안구추적 기술을 개발

👁️ 기존에는 병원에 있는 수백만원 수준의 장비로 진단, 이 기술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서 질병 포착 가능하다고 주장.

👁️ 바이털AI는 미 명문 과학고 학생이 창업한 회사.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 질병 직접 진단에서 진단에 필요한 바이오마커 정보 제공으로 선회, 의사들의 반발을 줄임.

👁️ 기업 가치를 1250만달러로 평가. 베타테스트 등록자 일주일 만에 1000명을 돌파.

알츠하이머, 집에서 발견한다

고등학생이 만든 스타트업 바이털에이아이(Vytal.ai)가 인지건강 진단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이털AI는 안구를 추적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감지한다. 바이오마커는 단백질이나 디옥시리보핵산(DNA), 리복핵산(RNA),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 병리적인 상태, 약물에 대한 반응 정도 등을 측정하는 지표다. 암을 비롯해 뇌졸중, 치매 등 각종 난치병을 진단하기 위한 효과적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바이털AI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성과 경제성이다. 치매 등을 발견하는 안구 추적 기술은 이전에도 활용돼 왔다. 이들의 서비스는 기존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기존 안구추적 기계는 부피가 크고 4000달러 이상으로 비쌌다. 반면 바이털AI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시선 추적 및 생체 인식 계산을 수행한다. 병원에 가는 대신 집에서 수 분 만에 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로한 카라하스티(Rohan Kalahasty) 바이털AI 공동창업자는 포브스에 인지 기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현존 기술들을 언급하며 "뇌 건강을 위한 시선 추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처 : Shutterstock, 더밀크)

노인 대상 서비스, 고등학생이 만들었다

로한 카라하스티(18세)와 사이 매타팔리(Sai Mattapalli, 17세)는 고등학생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명문 고등학교로 꼽히는 토마스제퍼슨 과학기술고등학교에서 신입생으로 만났다.

카라하스티가 먼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생리서처로 인턴십을 하던 도중, 시선추적 기술을 접하고 바이털 제품의 초기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이후 스타트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조지타운대학교 신경과학과에서 리서치 인턴을 하던 매타팔리에게 공동창업을 제안했다.

두 공동창업자는 하버드대학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학술 기관에서 의료 지식을 공부하는 동시, 와이콤비네이터(YC)가 운영하는 7주간의 스타트업스쿨온라인을 이수하며 비즈니스 마인드를 훈련했다.

젊은 사용자에 집중한 서비스가 대다수인 실리콘밸리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흔치 않은 서비스이기도 하다. 카라하스티 공동창업자는 자사 블로그에 “우리의 눈은 뇌 기능에 대한 실시간 ‘창’ 역할을 하며 시선 패턴의 미묘한 변화로 새로운 신경학적 문제를 알 수 있다”면서 "뇌질환의 조기 발견과 의료 민주화를 위해 뇌건강의 원격, 정량적, 종합적 평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털AI는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고등학생 창업'을 대변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AI로 인해서 문제해결 의식만 있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는데 이 상황을 가장 잘 이용했다. 미국에서는 바이털AI 외에 미국 버지니아주 로우던카운티 고등학교(Academies of Loudoun) 3학년생 딜런 오트(Dylan Ott)는 8주동안 무료로 AI 기초부터 애플리케이션 제작까지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니바로(Nivaro) 서비스를 출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출처 : Vytal.ai)

진단에서 진단 보완으로 빠른 선회

이들의 서비스 초기 프로토타입은 딥러닝을 이용해 시선의 패턴을 직접 분석하고 특정 질병을 감지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프로토타입 출시 후 의료인들의 향후 반발을 고려해 방향을 틀었다. 의사의 진단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는 대신 보완하는 서비스로 바꾼 것.

서비스는 이제 진단이 아닌 일반적인 바이오마커 점수를 제공한다. 매타팰리는 “의사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지구상에서 AI에 대해 가장 큰 회의론자다”면서 “단순히 추가 데이터 포인트를 제공해 바이털의 제품을 위협이 아닌 도움이 되는 기술로 포지셔닝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이들의 서비스에 대해 “제품-시장 최적화(Product Market Fit·PMF)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매타밸리 공동창업자는 최근 인도에서 증가하는 국제 스타트업 자금 흐름을 전략적으로 활용,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했다. 29일(현지시각) 파워하우스벤처스, LSCP인베스트먼트, 다이아몬드인베스트먼트 등 주도 아래 120만달러(약 16억원) 규모의 시드 라운드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1250만달러(약 166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앞서 시드전 라운드에서는 10만달러를 유치했다.

바이털AI서비스는 베타테스트 버전 출시 후 1주일 만에 1000명 이상의 등록자를 확보했다. 향후 지역별 은퇴주택에서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테스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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