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럼프 피격 후 지지 의사 표명... 실리콘밸리 기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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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4.07.13 18:01 PDT
일론 머스크, 트럼프 피격 후 지지 의사 표명... 실리콘밸리 기부 확산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현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직후 경호원들과 대피하고 있다. (출처 : Elon Musk X(@elonmusk))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 현장에서 총격 사건 발생
머스크, 트럼프 지원하는 아메리카 팩에 거액 기부하고 적극 의사 표명
기술업계 대통령 후보자 지지 및 정치 후원 움직임에 촉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총격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지지 의사를 밝혔다. 

13일(현지시각) 머스크 CEO는 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썼다. 

머스크 CEO는 이 글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채 주먹을 치켜드는 동영상, 사진도 함께 올렸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 역시 13일 X 게시물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당시 “모든 미국인에게 사과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3년여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이날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행사 중 갑작스러운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건 직후 경호원들과 함께 대피했으나 귀에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장면이 영상과 사진으로 포착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총격범과 청중 1명 등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캠프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괜찮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과거 미 대선 국면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3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를 지원하는 정치 단체 아메리카PAC(America PAC)에 거액을 기부했다. 머스크의 트럼프 공식 지지 의사 표명으로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기술업계 큰 손들의 대통령 후보 지지 향배, 정치 자금 후원 등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스크, 트럼프에 매달 약 4500만 달러 기부... a16z도 기부 의사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를 후원하는 새로운 슈퍼팩(Super Political-Action Committee)에 매달 4500만달러(약 623억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아메리카PAC으로 불리는 이 그룹의 후원자로는 빅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런티어 테크놀로지스의 공동 설립자인 조 론스데일, 암호화폐 기업가로 유명한 윙클보스 형제 등이 포함돼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VC(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a16z 역시 아메리카PAC에 거액을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a16z의 설립자인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는 최근 회사 직원들에게 “트럼프를 지지하는 정치 행동 위원회 거액을 기부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회사가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암호화폐와 같은 산업의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16z 공동창업자 마크 앤드리슨(왼쪽), 벤 호로위츠 (출처 : 팟캐스트 The Ben & Marc Show)

더밀크의 시각: 당선 가능성 + 규제 완화가 배경

온라인 베팅 사이트 프레딕트잇에 따르면 피격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 대선 승리 가능성은 69%로 상승했다. 실리콘밸리 및 기술 투자자들의 기류 변화는 높아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 영향도 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1억달러 이상의 자산가에게 25%의 재산세를 부과하는 것을 제안한 만큼, 테크 리더들과 벤처투자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임명한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의 강력한 빅테크 규제, AI 영향력 강화 견제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의 압박을 의식, 오픈AI 이사회 옵서버(observer, 참관인) 지위를 포기했다.

실제로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는 16일 공개한 팟캐스트 벤&마크쇼(The Ben & Marc Show)에서 바이든 정부가 과도한 규제와 불필요한 과세로 스타트업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AI를 규제하려는 현 정부의 계획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크 앤드리슨은 “평생을 민주당원으로 살며 빌 클린턴, 앨 고어, 버락 오바마에게 투표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현 정부의 정책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인 J.D.밴스(J. D. Vance) 공화당 상원의원이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에 발탁된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밴스 상원의원은 실리콘밸리 페이팔 마피아 대부 ‘피터 틸’ 파운더스 펀드 설립자와 매우 가깝다. 피터 틸은 페이팔 마피아 출신인 일론 머스크, 데이비드 삭스 크래프트 벤처스 설립자와도 가까운 사이다. 트럼프는 지난 6월 데이비드 삭스가 진행자로 활동하는 팟캐스트 올인(All-In)에 출연, 정책 방향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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