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대 연준 의장 케빈 워시...월가의 황태자로 돌아온 그의 세 가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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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정 2026.05.18 18:55 PDT
제 17대 연준 의장 케빈 워시...월가의 황태자로 돌아온 그의 세 가지 약속
(출처 : 미드저니 / 크리스 정 )

케빈 워시 체제의 연준: 파월 이후 연준의 질서를 바꿀 '세 가지 개혁'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선택"...워시가 던진 가장 위험한 메시지
‘데이터 의존’에서 ‘시장 의존’으로...파월과는 다르다
'금리인하 시대' 공언한 워시...취임 직후 '금리인상' 압박에 몰리나
케빈 워시의 위험한 실험: 금리보다 대차대조표로 움직인다

📌 더밀크의 AI 핵심 브리핑

35세에 최연소 연준 이사가 된 케빈 워시가 56세에 17대 의장으로 돌아왔다.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선택이다"라는 그의 충격적 메시지와 연준을 개혁할 ‘세 가지 약속’을 해부한다. 그의 개혁안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2006년 봄, 워싱턴 D.C. 컨스티튜션 애비뉴에 위치한 연준의 심장, 애클스 빌딩에 한 남자가 들어섰다. 35세의 나이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역사상 최연소 이사의 자리를 차지한 케빈 워시(Kevin Warsh)였다.

그리고 2년뒤 미국은 100년 만의 금융위기에 처한다.

케빈 워시는 당시 백악관 경제정책 특별보좌관으로 일하다 갓 자리를 옮긴 신임 이사였지만 벤 버냉키 의장의 '월스트리트 직통 연락인'으로 인식될만큼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된다.

미국의 금융시장이 녹았다고 평가받을만큼 심각한 충격을 받았던 위기의 한복판에서 케빈 워시는 골드만삭스의 행크 폴슨과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와 함께 리먼 사태를 논의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2026년의 봄, 그는 연준의 의장으로 취임한다.

케빈 워시 체제의 연준: 파월 이후 연준의 질서를 바꿀 '세 가지 개혁'

연준은 망가졌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고칠 사람이다.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케빈 워시가 4월 21일(현지시각)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던진 첫 문장은 단호했다. 연준은 망가졌다는 것.

그리고 25일 법무부가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를 종결하면서 인준의 마지막 정치적 장애물은 사라졌고 5월 15일 그는 찬성 54대 45로 17대 연준 의장으로 취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제 그가 약속해온 '세 가지 약속'이 그 실체를 드러낸다.

하지만 케빈 워시가 '망가진' 연준을 고치기 위해 제시한 세 가지 개혁안인 금리인하와 대차대조표 축소, 그리고 연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개편은 어쩌면 그가 평생 준비해온 임무인 동시에 결코 완수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임무가 될지도 모른다.

케빈 워시는 누구인가?

그의 이력은 한 줄로 설명하기 어렵다. 스탠퍼드 학사, 하버드 로스쿨, 모건스탠리의 인수합병(M&A) 분야에서 7년, 그리고 백악관 경제정책 특보까지 단 35세에 그가 만들어낸 궤적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 줄이 남아있다. 그의 아내인 제인 로더(Jane Lauder). 바로 세계적인 화장품 제국인 에스티 로더의 상속녀이자 억만장자가 바로 그의 배우자다.

그렇다. 그는 역대 가장 부유한 연준 의장이 된다. 재정 공시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약 1억 3100만 달러를 상회한다. 물론 워시는 거의 모든 투자 주산을 매각하겠다고 서약했다.

(출처 : 크리스 정)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선택"...워시가 던진 가장 위험한 메시지

흥미로운 대목은 그가 지난 2011년 연준을 떠난 이유다.

금융위기가 일단락된 직후, 워시는 동료들이 추가 양적완화(QE2)를 밀어붙이는 회의실에서 조용히 짐을 쌌다. 당시 벤 버냉키를 포함한 연준은 돈을 헬리콥터에서 뿌리는 수준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투입해서라도 경제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워시는 연준이 유동성 투입을 위해 매입하는 채권이 "위장된 재정정책"이라고 봤고 자신의 부임 당시 80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통제 불능 수준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국 그는 연준을 떠나 스탠퍼드대의 후버연구소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그는 전설적인 매크로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케인 캐피털 매니지먼트 파트너가 된다.

케빈 워시는 연준이라는 정책의 중심에서 정책의 한계를 봤다. 그리고 여기에서 나와 정책의 바깥에서 자본의 움직임을 직접 다뤘다는 이력. 그것이 워시가 다른 후보들과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연준의 의장이지만 현 연준의 시스템에 대해 그 누구보다 비판적인 인물.

그의 연준에 대한 인식은 4월 21일 청문회에서의 발언으로도 짐작이 가능하다. 2021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다"라고 부르며 대응을 미룬 것을 두고 그는 "지난 50년간의 연준 정책 중 가장 큰 실패"라고 단언했다.

워시에게 인플레이션은 선택이다.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하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선택이었다는 뜻이고 그 누군가는 결국 연준 자신이라는 것이다.

(출처 : 크리스 정)

‘데이터 의존’에서 ‘시장 의존’으로...파월과는 다르다

이는 향후 연준이 어떤 톤으로 운영될지에 대한 강력한 단서다.

지금까지 파월이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으로 움직이는 신중한 의장이었다면 워시는 '책임을 분명히 묻는' 의장이 되겠다는 신호다. 그는 데이터가 아닌 시장에 의존한다.

실제로 그는 청문회에서 "시장을 더 신뢰하고, 연준의 발언을 줄이며, 빠른 정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일단 월가는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월가의 대표적 명사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은 트럼프의 지명 이전부터 사석에서 "워시는 훌륭한 의장이 될 것"이라 공언했고 시타델의 켄 그리핀은 "정말 견고한 선택"이라 평가했다.

월가가 워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월스트리트는 시장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말이 적고 결정이 빠른 의장, 그리고 시장을 존중하는 의장이 바로 워시라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워시 자신의 일관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금융위기 당시 그는 금리인하에 반대하던 이른바 '매파'였다. 그는 당시 금리인하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신뢰도를 훼손하고 금융시장을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100년 만의 '대침체(Great Recession)'라고 명명된 금융위기에서도 금리인하를 반대하던 인사가 이제 더 낮은 금리를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트럼프의 연준 의장 후보 물망에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더 낮은 금리가 경제에 다음 단계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며 비둘기파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워시 본인은 이에 대해 "사실이 바뀌면 견해도 바뀐다"고 응수하며 케인스의 유명한 격언을 빌렸지만 비판론자들은 트럼프의 '금리인하' 선호에 따라 연준 의장이 되기 위해 입장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출처 : 크리스 정)

'금리인하 시대' 공언한 워시...취임 직후 '금리인상' 압박에 몰리나

문제는 타이밍이다.

워시가 연준 의장석에 앉는 순간, 그가 마주하게 될 거시적 현실은 그가 약속한 세 가지 개혁을 동시에 이루기 힘든 극악의 환경을 제공한다.

연준이 정책 결정에 활용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월 기준으로 3.5%로 급등했다. 연준은 이에 3월 회의에서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기존의 2.4%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 이후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 부근에서 머물고 있고 휘발유는 미국에서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 노동시장은 균열을 보이고 있다. 3월 노동참여율은 팬데믹을 제외하면 197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AI에 대체된 인력들과 연방 지출 삭감의 영향으로 해고가 증가하고 있다.

고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 스태그플레이션이다.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금리인하라는 정책을 사용하기 어렵다. 실제로 워시가 신봉하는 시장도 금리인하를 거부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제 금리인하가 아닌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12월까지 금리인상에 대한 베팅은 51%로 인하 기대는 완전히 사라졌다.

제아무리 연준 의장이라고 하더라도 시장의 컨센서스없이 금리인하를 독단적으로 요구하기는 어렵다. 이제 시장은 2027년 7월까지 무려 5번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베팅하기 시작했다. 워시는 금리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이제 그는 인하가 아닌 인상을 해야 할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이다.

(출처 : 크리스 정)

케빈 워시의 위험한 실험: 금리보다 대차대조표로 움직인다

케빈 워시는 이 제약을 정교한 정책 설계로 우회한다는 주장이다.

일단 단기 정책금리는 내려 차입 비용을 낮추고 동시에 보유 채권을 더 빠르게 줄여 장기금리는 자연스럽게 떠받치도록 한다. 한마디로 한쪽은 긴축을 다른 한 쪽은 완화를 해 두 효과가 상쇄되면서 경제 전체의 '기울기'가 정상화된다는 그림이다.

그는 금리는 보조적인 정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경제를 움직이는 진정한 힘은 연준의 유동성 주입, 즉 대차대조표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는 2024년 7월 스트리스트저널(WSJ) 기고에서 금리를 '곁가지'라고 표현했고 본질은 대차대조표라고 단언했다.

워시의 주장대로라면 2006년 그가 연준에 처음 부임했을 당시 8000억 달러였던 연준 자산은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채권을 매입하면서 한때 9조 달러까지 확대됐고 현재 6조 70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현재 연준 자산은 명목 GDP 성장에 비례해 약 2조 5000억에서 3조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워시는 세 번째 가설을 더하고 있다. 바로 AI 붐이다.

AI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혁명에 비견될 만한 디스인플레이션적 생산성 충격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오기 전에도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할 명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연준의 전설적 인물인 그린스펀이 1990년대 후반 경제를 '뜨겁게' 달아오르도록 운용했던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준 내부에서 이 가설은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있다. 특히 AI 가설은 연준 내부에서 다수가 정반대 결론을 말하고 있다. 마이클 바 이사와 베스 헤맥 총재는 AI가 진짜로 생산성 혁명을 일으킨다면 자본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립금리' 자체가 더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야디니 리서치의 에드 야디니 회장 역시 같은 의견이다. 그는 워시의 AI 낙관론은 인정하면서도 AI가 투자 수요를 끌어올리는 동안 재정적자는 확대되고 결국 금리는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금융 투기는 더 확대되고 시장은 더 불안정해진다.

노던트러스트의 마이클 헌스테드는 한 발 더 나아간다.

그는 "AI로 인한 생산성 혁명을 믿는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연준의 도구는 수요 관리용인데 AI가 공급측 충격이라 금리인하로 수요를 자극할 이유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출처 : 크리스 정)

더밀크의 시각: 워시의 딜레마...AI 낙관론과 시장금리의 충돌

마이클 헌스테드의 분석은 정곡을 찌른다.

AI로 인한 생산성 혁명은 곧 기업의 생산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생산성이 증가해 공급이 확대되고 이익이 개선되면 기업들의 자본을 빌리려는 수요는 폭증한다.

이렇게 돈을 빌리려는 사람, 즉 수요가 많아지면 돈의 가격인 '금리'는 올라야 균형이 맞는다. 반대로 이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가뜩이나 뜨거운 투자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워시는 AI 생산성 혁명이 공급을 확대해 물가를 자연스럽게 내리고 이로 인해 금리도 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금리인하는 수요를 더 부추길 뿐이다. 기업은 물건과 서비스를 더 찍어내고 사람들은 더 지출한다. 그 결과는 결국 워시가 막고 싶어하는 두 가지, 즉 자산 가격의 거품과 금융 불안정을 초래한다.

이는 실제로 채권시장에서 증명이 되고 있다.

2024년 연준이 금리인하 사이클을 시작했지만 실제 시장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연준이 금리를 75bps나 내렸음에도 장기금리가 따라 내리지 않은 이 현상은 시장이 이미 '인하의 효과'를 부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이 정책 금리를 한 방향으로 이끌어도 시장은 결국 올바른 방향으로 향한다. 의장이 누구인가는 상관이 없다. 채권 자경단은 같은 방식으로 저항한다.

20년 전 35세의 워시가 처음 연준 이사석에 앉았을 때, 미국은 위기 직전의 마지막 평온을 지나고 있었다. 그는 위기의 한복판에서 월가와 연준을 잇는 다리였고, 위기의 직후에 연준의 비대화에 반발해 자리를 떠난 이단아였다.

그리고 56세에 의장 후보로 돌아온 지금, 그는 자신이 평생 비판해온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직접 축소할 권한을 손에 쥐게 된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많은 도전이 남아있다. 연준이 단기 금리를 음직여도 장기금리가 따라오지 않고, 의장이 비전을 제시해도 위원회가 합의하지 않으며, 정책과는 별개로 재정과 지정학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만든다.

어쩌면 우리는 그가 약속 한 '세 가지 개혁' 중 무엇을 먼저 포기할 것인가를 봐야 하지 않을까?

🤔 토론 및 추가 기사 요청을 위한 3가지 질문

1. ‘인플레이션은 선택이었다’는 워시의 발언은 향후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어떻게 바꿀 가능성이 있을까?

2. ‘AI 생산성 → 중립금리 상승’이라는 다수파 논리를 받아들일 경우, 엔비디아·브로드컴 같은 AI 반도체 종목과 전력·유틸리티 인프라 종목 사이의 상대 강세 구조는 어떻게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가?

3. 워시의 'AI 생산성 가설'을 믿는 투자와 반대 진영(바·해맥·야디니·헌스태드)의 가설을 믿는 투자는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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