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유공룡 엑손모빌, 2050년 탄소중립 ···행동주의 펀드 압박
행동주의 펀드 압박에 입장 변화...지난 5월 이사진 3명 교체
대변인 "탄소 감축 노력 중...결정 후 대중에 공개할 것"
미국 '석유공룡' 엑손모빌(Exxon Mobil, 티커: XOM)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탄소 배출 감축에 미온적이던 엑손모빌로서는 전향적 변화다.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데런 우즈(Darren Woods) 엑손 모빌 최고 경영자(CEO)는 투자자들로부터 탄소 배출 절감 압박을 받고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엔진넘버원(Engine No. 1)'이 변화를 주도하는 형국이다.
엔진넘버원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뱅가드(지분율 약 7.8%), 블랙록(약 4.8%) 등 엑손모빌 주요 주주의 동의를 얻어 지난 5월 신규 이사 세 명을 선임했다. 엑손모빌 전체 이사회 의석 12석 중 4분의 1을 차지, 탄소 감축 추진이라는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WSJ는 엔진넘버원의 추천으로 이사회 의석을 차지한 알렉산더 카스너(Alexander Karsner)가 적극적으로 우즈 CEO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카스너 이사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혁신 연구소(innovation lab)의 경영진이기도 하다.
오일메이저 지위에서 벗어나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고, 과감하게 탄소 감축에 나서지 않으면 투자자가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엑손모빌 회사 내부에서 탄소중립 실현 방안이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손모빌은 올해 말 환경 및 기타 관련 문제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케이시 노턴 (Casey Norton) 엑손모빌 대변인은 "앞으로 탄소 고배출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규제를 잘 따를 것"이라며 "이사회가 에너지 전환 활동과 관련한 향후 계획을 의논할 때 그 내용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주주와 대중에 상황을 보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