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가 로빈후드를 때리다. 응?
오디오 전용 SNS ‘클럽하우스’서 인터뷰… 머스크, 거래제한 배경 집중 추궁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CEO, “증거금 부담에 어쩔 수 없었다”
로빈후드, 일부 종목 거래제한 해제… “무한정 자금 없어 추가 제한 가능”
모바일 증권 거래앱 로빈후드의 ‘게임스탑’ 거래제한 조치를 둘러싸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CEO가 일요일(미국 현지시간) 저녁, 설전을 벌였다. 머스크는 “개인들의 거래를 막은 비밀을 털어놓으라”고 테네브를 압박했고, 테네브 CEO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더밀크가 들은 클럽하우스 대화 내용 및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테네브를 클럽하우스의 ‘일론 머스크 온 굿타임(Elon Musk on Good time)’ 시간에 압박했다. 로빈후드가 개인들에게만 게임스탑 매수를 제한한 조치의 배경을 설명하라고 캐물은 것.
테네브는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해 미 증권정산소(NSCC, National Securities Clearing Corporation)가 요구하는 의무 증거금이 30억달러로 늘었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NSCC는 은행과 브로커·딜러, 다른 금융 기관들의 컨소시엄이 소유한 미 증권예탁결제원(DTCC, Depository Trust and Clearing Corporation)의 자회사다. 그는 “우리와 같은 중개인들은 매일 NSCC가 요구하는 증거금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 금액은 시장 변동성, 특정 유가증권 집중도 등 요인에 기초하고 있다”며 “게임스탑 변동성이 커지면서 로빈후드 운영팀은 새벽 3시30분에 (의무예치금 인상)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로빈후드의 납입 능력을 벗어나는 수준이었고, 결국 로빈후드는 투자자들로부터 10억달러를 긴급 수혈 받았다.
하지만 머스크는 “새벽에 30억달러를 준비하라고 요구하는 게 전례가 있는 일인가”라며 “NSCC를 책임지는 사람들도 다 월가에서 온 이들 아닌가” 등과 같은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평소에도 공매도 세력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머스크는 완전히 ‘월스트리트베츠‘ 개미군단 편에 서서 테네브를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테네브는 “NSCC의 결정은 합리적었고 수상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향후 추가적인 거래 제한 조치가 있을 수 있느냐‘는 머스크의 질문에 그는 “무한정의 자금이 없는 한, 이론적으로 항상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NSCC는 로빈후드 예치금을 30억달러에서 14억달러로 줄였고, 로빈후드는 제한조치를 가한 종목을 기존 50개에서 8개로 줄였다. 다만 게임스탑은 주식 1주, 옵션 5계약만 매수 가능하다.
머스크는 또 “시타델(Citadel) 증권 등 헤지펀드들로부터 게임스탑 거래제한 압박이 있었는가?”라며 물었다. 거래 수수료 제로를 천명하는 로빈후드는 개인 이용자의 거래 데이터를 시타델과 같은 대형 중개 회사 또는 기관투자자에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에 핵심 수익원인 기관투자자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머스크가 꼬집은 셈이다. 머스크는 “로빈후드는 시타델 의존도가 어느 정도나 되냐”고 물었다.
하지만 테네브는 이 역시 근거 없는 억측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시타델이나 다른 헤지펀드들이 우리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모두 거짓이고 음모론”이라고 주장했다.
이 날 게임스탑은 전장대비 30.77% 하락한 225.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일론 머스크가 나와 테네브와 설전을 벌인 클럽하우스는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다. 최근 기업가치는 10억달러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