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오스본 효과'로 수요 공백 발생...수익성 우려도 한 몫

reporter-profile
크리스 정 2024.08.28 17:36 PDT
엔비디아, '오스본 효과'로 수요 공백 발생...수익성 우려도 한 몫
(출처 : DALL E / 크리스 정 )

[실적분석] 엔비디아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
엔비디아 2분기 실적, 매출과 이익 모두 월가 예상치 상회
성장 가속화 둔화 및 블랙웰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하락
블랙웰 지연으로 호퍼 수요도 블랙웰 수요도 모두 놓쳤다

AI 인프라 수요를 최전방에서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NVDA)가 예상대로 강력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조정된 주당순이익(EPS) 68센트에 매출 300억 4000만 달러로 월스트리트의 예상을 모두 초과했다.

월가 리서치 업체 LSEG가 추정한 엔비디아의 매출은 287억 달러에 주당순이익 64센트로 엔비디아는 시장 전망치를 모두 상향했다. 특히 매출은 전년 대비 122%가 증가하며 AI 수요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했다.

현재 분기에 대한 전망 역시 견고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약 32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고하며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였던 317억 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전년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엔비디아는 지난 3분기 연속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를 초과했지만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성장 속도는 둔화됐다.

엔비디아의 실적과 전망이 모두 월가의 전망을 상회했지만 주가는 발표 직후 6%가 급락했다. 올해에만 150%가 넘게 오른 주가 상승세를 만족할만한 결과라 보기에는 시장의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블랙웰의 출시 지연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블랙웰로 4분기에 수십억 달러 수익 예고...성장 및 수익성은 둔화

엔비디아의 매출 성과는 예상대로 기록적이었다. 2분기 300억 달러의 매출은 월가의 전망을 훌쩍 상향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수치다. 다만 성장의 가속화는 확실히 느려졌다.

엔비디아는 지난 3분기 동안 연속해서 20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고 지난 1분기 역시 262%의 성장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을 대부분 책임지는 데이터 센터 부문의 매출은 263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154%가 증가하며 기록적인 성과를 보였다.

수익성에 대한 부분도 성장 가속화가 둔화됐다. 총이익 마진은 1분기 78.4%에서 75.1%로 소폭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대비 174%가 증가했다. 1분기의 전 분기 22%와 전년 대비 492%의 성장과 비교해서는 살짝 아쉬운 수준이다. 물론 작년 2분기부터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기저효과가 작용했지만 시장의 기대가 워낙 높은 탓에 이마저도 흠이 됐다.

하지만 시장의 모든 주목은 차세대 제품인 블랙웰로 쏠렸다. 엔비디아가 지난 7월 블랙웰 제품 출시가 지연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블랙웰이 4분기에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며 현세대 칩인 호퍼가 향후 2분기 동안 수익을 책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호퍼 수요는 여전히 강하고 블랙웰에 대한 기대도 엄청나다."고 밝히며 AI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초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엔비디아 2025 회계연도 2분기 손익계산서 다이아그램 (출처 : 앱이코노미 )

블랙웰 지연으로 호퍼 수요도 블랙웰 수요도 모두 놓쳤다

젠슨 황 CEO의 자신감에도 시장은 엔비디아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블랙웰의 출시 지연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월가는 블랙웰이 현재 분기에 출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엔비디아는 마지막 4분기에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했다.

엔비디아는 10월 매출이 블랙웰 지연 상황을 포함해 약 3% 정도 오를 것으로 봤지만 이는 다시 보면 블랙웰 지연 사태가 없었다면 매출이 훨씬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일부 고객들이 블랙웰을 기다리며 주문을 연기하는 이른바 '오스본 효과'만을 남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스본 효과'란 아직 판매할 시기가 아닌 차세대 제품을 미리 발표해 대기 수요를 만들어내며 판매 중인 제품의 구매 중단을 유발하는 상황을 뜻한다. 결국 엔비디아는 차세대 제품으로 블랙웰을 자신있게 내놓았지만 제품 출하가 지연되며 이를 기다리던 대기 고객으로 하여금 호퍼나 블랙웰 모두 주문을 연기해 '공백효과'가 난 셈이다.

수익성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평도 제기됐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향후 총이익 마진의 목표를 75%로 향해 가겠다고 밝혔으나 월가는 이 숫자가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물론 절대적인 숫자는 높지만 하늘 높이 오른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실망 매도세에는 월가의 너무 높은 기대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라이언 데트릭, 카슨 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엔비디아의 실적 비트는 우리가 그동안 보았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며 매출과 이익, 그리고 전망이 모두 상향됐지만 "이전 분기의 열광적인 분위기와는 달랐다."는 평을 내렸다.

오스본 효과란?
오스본 효과(Osborne Effect)는 기업이 신제품을 발표하거나 출시를 예고할 때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1980년대 초 오스본 컴퓨터 회사의 사례에서 유래됐다. 당시 회사는 차세대 컴퓨터 모델을 발표했지만 그 모델이 실제로 출시되기 전에 기존 제품의 판매가 크게 감소,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입으며 파산했다. 오스본 효과는 신제품 발표 전략을 세밀하게 계획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시사한다.
엔비디아 2분기 실적 하이라이트 (출처 : 알파스트리트 )

📌 더밀크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실리콘밸리에서 나오는 혁신 비즈니스 트렌드와 자본의 흐름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앞서갈 수 있습니다. 주 4회 뷰스레터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유료 회원으로 업그레이드하시면 더밀크 콘텐츠를 제한없이 보고 더밀크의 스페셜 리포트를 받아보고 이벤트에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 더밀크 회원 가입하기 

Important Notice

(알림) 더밀크닷컴의 Investing 섹션의 모든 기사는 기사를 작성한 사람의 주관적 의견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해당 기사들은 오직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특정 주식을 판매하거나 권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게재되지 않습니다. 더밀크닷컴의 기사는 연구 보고서가 아니며 투자 결정의 참고 자료일 뿐 투자 결정의 유일한 근거로 사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수반되며 금융 상품의 성과가 미래 결과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항상 금전적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투자자는 투자 전에 투자 목표와 위험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Disclaimer) Every articles in the Investing section of The Miilk reflects the opinions of only the authors who are associated persons of The Miilk inc. They are meant for informational purposes only, are not intended to serve as a recommendation to buy or sell any security. They are also not research reports and are not intended to serve as the basis for any investment decision. All investments involve risk and the past performance of a security or financial product does not guarantee future results or returns. There is always the potential of losing money when you invest in securities or other financial products. Investors should consider their investment objectives and risks carefully before investing.
The Miilk

회원가입 후 뷰스레터를
주 3회 무료로 받아보세요!

단순 뉴스 서비스가 아닌 세상과 산업의 종합적인 관점(Viewpoints)을 전달드립니다. 뷰스레터는 주 3회(월, 수, 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