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AI+스마트 글래스… 메타의 세 가지 미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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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3.09.27 15:06 PDT
MR+AI+스마트 글래스… 메타의 세 가지 미래 전략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메타 커넥트 2023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출처 : Meta)

[메타 커넥트 2023]
저커버그의 미래 비전①: 퀘스트3로 허무는 경계
저커버그의 미래 비전②: 소셜미디어 강화… 페르소나 AI
저커버그의 미래 비전③: 넥스트 플랫폼은 ‘스마트 글래스’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을 사용하면 디지털 객체를 물리적 세계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AI 기술을 이용하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페르소나(persona,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7일(현지시각) 연례 컨퍼런스 ‘메타 커넥트(Meta Connect) 2023’에서 “스마트 글래스가 결국 모든 것을 스타일리시한 폼 팩터(form factor, 제품의 물리적 외형)로 통합해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메타가 집중해 온 MR, AI, 스마트 글래스 기술을 통합해 미래를 선도한다는 목표다. 메타는 이를 위해 이날 새로운 MR 헤드셋인 ‘메타 퀘스트3(Meta Quest 3)’, 챗GPT(ChatGPT)와 비슷한 AI 챗봇 ‘메타 AI’, 새로운 ‘레이밴(Ray-Ban) 스마트 글래스’를 선보였다.  

저커버그의 미래 비전①: 퀘스트3로 허무는 경계

MR과 가상현실(VR)의 차이점은 외부 세계와의 연결에 있다. VR 헤드셋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지만, MR은 현실과 가상을 적절하게 섞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이날 메타 퀘스트3 시연에서 선보인 게임 ‘레고 브릭테일즈(Lego Bricktales)’, ‘기묘한 이야기 VR(Stranger Things VR)’이 대표적인 예다. 

레고 브릭테일즈는 가상의 레고를 조립해 가며 즐기는 게임으로 플레이어가 존재하는 현실의 사물(예, 거실 탁자) 위에 가상의 레고 게임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임(레고)과 현실(집 거실)이 공존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 VR 역시 마찬가지다. 드라마와 게임 스토리에 등장하는 다른 차원으로 연결되는 구멍(portal)이 우리집 벽에 생기는 식이다.

실제로 퀘스트3는 전작에 비해 MR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전작의 경우 헤드셋을 착용한 후 게임 플레이 영역을 설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퀘스트3에서는 이를 없앴다. 

퀘스트3에 탑재된 풀컬러 패스스루(full-color Passthrough)’ 기능으로 주변 환경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헤드셋 측면을 두 번 두드리면 혼합 환경과 몰입형 환경을 쉽게 전환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향상된 하드웨어도 생생한 혼합 환경 경험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 퀘스트 2보다 두 배 빠른 그래픽 처리 성능을 갖춘 ‘퀄컴 스냅드래곤 XR2’ 2세대 칩이 탑재됐으며 해상도 역시 전작 대비 30% 향상됐다. 

저커버그 CEO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기술업계의 가장 흥미로운 질문 중 하나는 물리적 경험을 디지털 세계와 통합해 보다 일관성 있고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퀘스트3는 오는 10월 10일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128GB 버전 499.99달러, 512GB 버전 649.99달러로 책정됐다.

메타 퀘스트3로 게임 레고 브릭테일즈를 즐기는 장면 (출처 : Meta)

저커버그의 미래 비전②: 소셜미디어 강화… 페르소나 AI

저커버그 CEO가 이날 강조한 두 번째 영역은 AI였다. 메타는 올해 들어 LLM(대규모 언어모델)인 라마(Llama), 라마2(Llama 2), 이미지 분할 모델 SAM 등 새로운 AI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며 강력한 원천 기술을 구축해 온 바 있다. 이렇게 구축한 AI 기술력을 활용한 AI 도구, 서비스를 이날 본격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메타는 특히 AI 도구를 메타가 보유한 소셜미디어에 통합, 기존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광고 매출 비중이 90% 이상인 기업인 만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같은 메타의 소셜미디어에 사용자들을 더 묶어두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I 스티커’가 대표적인 예다. AI 스티커는 메타가 이날 새롭게 공개한 자체 이미지 생성 모델 ‘에뮤(Emu)’를 활용, 텍스트로 이미지를 생성해 친구에게 손쉽게 보낼 수 있는 기능이다. AI 스티커는 영어권 사용자를 대상으로 왓츠앱, 메신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토리에 적용된다. 

AI를 활용한 이미지 편집 도구도 마찬가지다. 메타는 인스타그램에 ‘리스타일’, ‘배경’ 두 가지 기능을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사진을 수채화처럼 바꿀 수 있으며 더 자세한 프롬프트(prompt, 명령어)를 입력해 만들고자 하는 이미지를 창조해 낼 수 있다. 

챗GPT,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처럼 왓츠앱, 메신저,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챗봇 ‘메타 AI’도 발표했다. 메타 AI의 경우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와 메타 퀘스트3에도 적용된다. 메타가 판매하는 하드웨어 디바이스에 AI 비서가 탑재되는 셈이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28개 AI 캐릭터도 주목을 받았다. 오늘부터 미국에서 베타 버전으로 출시되는 이 기능을 사용하면 래퍼 스눕독, NFL 영웅 톰 브래디, 모델 켄달 제너 등을 연기하는 28가지 AI 캐릭터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상호작용할 수 있다. 28개 AI 캐릭터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각각의 프로필도 개설된다.

유명인처럼 행동하는 28가지 메타 AI 캐릭터 (출처 : Meta)

저커버그의 미래 비전③: 넥스트 플랫폼은 ‘스마트 글래스’

저커버그의 마지막 미래 비전은 스마트 글래스다. 디지털 객체를 물리적 세계로 가져오고, 탑재된 AI 비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궁극적인 기기는 스마트폰이나 MR 헤드셋이 아니라 스마트 글래스가 될 것이란 예측에서다. 

이날 공개한 레이밴(Ray-Ban) 스마트 글래스의 시연에서도 메타의 이런 비전이 드러났다. 스마트 글래스에 탑재된 카메라를 활용한 ‘핸즈프리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사용자가 바라보고 있는 전경을 페이스북 혹은 인스타그램 앱으로 라이브로 중계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위치를 바꿔 주변 환경을 비춰주지 않아도 생생한 현장 상황 전달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시연에는 포뮬러1 드라이버인 샤를 르클레르(Charles Leclerc)가 등장해 스마트폰과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로 카트 레이싱을 생생하게 라이브 스트리밍하기도 했다.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에 메타 AI가 탑재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스마트 글래스의 하드웨어 스펙을 당장 강화하지 않더라도 AI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 여행 시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다면 개선문 같은 랜드마크를 바라보며 음성으로 “이 건축물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요청, 답을 얻을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메타는 획기적인 혁신뿐만 아니라 이를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것이 최첨단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메타 퀘스트3,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래스의 가격이 애플이 내년 초 공개한다고 밝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래스는 미국에서 오는 10월 17일부터 구매 가능하다. 가격은 299달러로 책정됐다.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에 탑재된 메타 AI 활용 예시 (출처 : Me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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