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굴리는 a16z 파트너 “생성 AI, 창작자-플랫폼 계약 깰 것”
AI 검색 등장으로 창작자와 플랫폼 관계 변화
트래픽 유도, 잠재 고객 확보 어려워져... 문제 해결해야
2018년 a16z 크립토 설립... 웹3 분야 집중 투자
소셜미디어, AI 생성 이미지·동영상 점점 많아져
“AI 시스템, 창작자 공존하는 인프라 되도록 도울 것”
생성 AI의 발전은 창작자와 플랫폼 간의 암묵적 계약을 깨뜨릴 가능성이 높습니다.크리스 딕슨 a16z 제너럴 파트너
크리스 딕슨 a16z 제너럴 파트너는 21일(현지시각) 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AI 기반 검색 엔진이라는 새로운 물결은 사용자를 웹사이트로 안내하는 대신 포괄적 답변을 제공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픈AI의 서치GPT, 퍼플렉시티, 구글 AI 오버뷰(overview, 개요) 같은 생성 AI 검색이 등장하면서 인터넷을 이끌어온 창작자와 플랫폼 간의 관계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인터넷은 창작자와 플랫폼 간의 암묵적인 경제적 계약, 즉 창작자는 (콘텐츠) 공급을 제공하고 플랫폼은 수요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며 “작가(writers)는 자신의 사이트로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해 검색 엔진이 글을 색인(index)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아티스트는 소셜미디어에 이미지와 동영상을 올려 잠재 고객을 확보했다”고 했다.
창작자, 플랫폼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됐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이 작동해 왔다는 설명이다. 한데 하나의 포괄적 답변을 제공하는 AI 검색의 등장으로 트래픽 유도, 잠재 고객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독창적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기 어려울 것이란 게 그의 판단이다.
2018년 a16z 크립토 설립... 웹3 분야 집중 투자
a16z는 운용자산 규모 기준 글로벌 최대 벤처캐피털(VC) 중 하나다. 2012년 a16z에 합류한 크리스 딕슨 파트너는 a16z에서 크립토(crypto, 암호화폐), 블록체인을 포괄하는 웹3.0 분야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딕슨 파트너는 현재 총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 규모의 웹3.0 전용 펀드 4개를 운용 중이다. 이베이에 인수된 헌치, 보안업체 맥아피에 인수된 사이트어드바이저를 공동 창업, CEO를 지냈으며 컬럼비아대에서 철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하버드에서 MBA를 취득했다. 프로수스가 인수한 개발자 지식 공유 커뮤니티 ‘스택 오버플로’, 삼성전자가 인수한 IoT(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 등에 투자,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도 유명하다.
딕슨 파트너가 본격적으로 웹3 분야에 투자하기 시작한 건 ‘a16z 크립토’를 설립한 2018년 무렵이다. 읽기(read), 쓰기(write) 중심의 기존 인터넷을 넘어 블록체인 기술로 데이터를 ‘소유(own)’할 수 있다고 보는 차세대 인터넷에서 가능성을 발견, 집중 투자에 나선 것이다.
“소셜미디어, AI 생성 이미지·동영상 점점 많아져”
그가 스토리 프로토콜 개발사인 PIP랩스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스토리 프로토콜이 글로벌 IP 인프라로 성장, 데이터와 IP의 소유권을 창작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딕슨 파트너는 세 번에 걸쳐 PIP랩스 투자를 주도했고, 전폭적으로 PIP랩스를 지지, 누적으로 총 19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딕슨 파트너는 “소셜미디어에는 AI가 생성한 이미지, 동영상이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AI 시스템은 사람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출처를 밝히거나 인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저작자 표시나 보상이 없다면 인터넷에 오리지널 창작물을 게시할 유인이 없어진다”며 “스토리 프로토콜은 창작자가 자신의 IP를 등록해 사용을 모니터링하고 법적, 경제적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이라고 했다.
딕슨 파트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창작자는 콘텐츠가 어떻게 사용되고, 배포되든 상관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a16z는 스토리가 AI 시스템과 창작자가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되도록 돕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