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덥기에... 50도 육박, 널어둔 빨래가 녹는 유럽 르뽀
기록적 폭염으로 유럽 전역 몸살
스페인 산불 피해 역사상 최악
영국은 철도, 활주로 녹아
안녕하세요. 저는 더밀크 리서쳐 서혜림입니다. 저는 평소에는 미국 보스턴에서 근무하는데요. 여름을 맞아 두달간 유럽에서 '워케이션(Work+Vacation)'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초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를 거쳐 스페인 세비야와 마드리드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는 곳마다 '역대급' 더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여행하러 온 것인지 더위 경험하러 온 것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에요. 마지막 희망을 안고 찾아온 독일마저 서유럽에서 넘어온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습니다.
지금은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데요. 지난주는 스페인 남부 세비야에 있었습니다. 세비야에서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성당인 세비야 대성당을 방문했는데요. 때마침 시작하는 오전 미사를 구경할겸 더위를 피하기 위해 입장한 대성당의 내부는 외곽보다 더 웅장했습니다. 넋을 놓고 감탄하던 그 때, 둔탁한 ‘쿵’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총성이나 무엇이 위에서 떨어지는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뒤돌아보니 할아버지 한분께서 입구에서 쓰러지셨던 것입니다. 이 날 세비야의 기온은 섭씨 46도 였습니다. 지난해 8월 사상 최고치인 47.4도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세비야는 평소 여름에는 덥긴하지만 50도에 육박하는 '46도'는 기록적인 수치였던 것입니다.
세비야는 여름에 워낙 더워서 오후 2시부터 ‘외출 금지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세비야의 할아버지가 쓰러진 날은 '오전' 부터 40도를 넘어섰습니다. 기록적 폭염 앞에선 하루 24시간 사실상 외출이 위험했던 것 입니다. 다음날 스페인은 전국에 폭염 경보를 내렸지만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지난 22일, WHO(세계 보건 기구)는 이번 폭염으로 인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포함하는 이베리아 반도에서만 170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기 때문입니다. 기록적인 폭염에 대비를 못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