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전쟁 끄떡없다" / 불안한 미국인들 / 아이폰14 칩
[테크브리핑 0314]
반도체업계, '팬데믹 학습효과'로 우크라이나전 대비
미국인 절반 "바이든의 대러 제재, 충분치 않다"
아이폰14, 모델 따라 탑재 칩 달라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안그래도 팬데믹으로 상황이 어려운 공급망 부족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반도체 업계는 아직까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년간 예상치 못한 공급난을 겪어온 데 따른 학습효과로 상당한 물량을 이미 비축해놨기 때문입니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도체업계가 팬데믹 이후 운영방식을 재설정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악화는 가까운 시일 내에는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칩 제조를 위한 핵심 원료 생산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집중돼 있는데요. 두 나라는 실리콘에 미세한 회로를 인쇄하는 레이저 공급을 위해 필요한 네온가스와 이후 제조단계에 필요한 금속 팔라듐 등을 생산합니다. 네온의 약 4분의 1, 팔라듐의 3분의 1이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공급업체들은 지난 2년간 팬데믹과 화재, 한파와 가뭄 등 각종 자연·사회적 재난을 겪으며 최소 6주에서 3개월 정도 필요한 양을 비축해놓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 팬데믹 학습효과, 전쟁 영향 비껴갈까
팬데믹은 반도체 산업계에 큰 타격을 안겨줬지만, 한편으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 힘을 길러준 듯 합니다. 팬데믹 뿐 아니라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처하는 데 초기교훈을 제공했는데요. 미 반도체산업협회의 지미 굿리치(Jimmy Goodrich) 세계정책 부회장은 "만약 10년 전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워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만반의 준비를 해놨어도 전쟁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특히 2014년처럼 리터당 25센트에 거래되던 원재료가 5달러로 급등한다면 눈 수술에 사용되는 레이저처럼 마진이 적은 산업에 노출된 소비자들은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