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비밀무기,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 베일 벗었다
[메타커넥트2024] AR안경 ‘오라이언’ 베일 벗어
홀로그램 화면∙투명한 렌즈 특징
올해 프로토타입 메타 내부 및 일부 외부인 대상 실험
스냅∙삼성전자-구글-퀄컴 연합∙애플도 만지작
더밀크의 시각: 고난도 기술 총집합...상용화엔 수년 걸릴 듯
메타버스를 전면에 내세웠던 메타(Meta)가 이제 확장현실(XR) 전용 헤드셋과 AR 안경 등으로 ‘AI 기기’ 시장을 열고 있다. XR은 VR,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공간컴퓨팅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메타커넥트에서 드러난 주요 확장현실(XR) 사업은 AR 스마트 안경, XR 소프트웨어, 프리미엄 제품군 대신 중저가 헤드셋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5일(현지시각) 연례 컨퍼런스 ‘메타 커넥트(Meta Connect) 2024’에서 메타 퀘스트 3S, 메타 레이벤 안경 업데이트 사항, 대형언어모델(LLM) 라마(Llama) 업데이트 사항, 첫번째 AR 안경 ‘오라이언(Orion)’ 등을 공개했다.
오라이언은 투명한 안경,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등으로 하루종일 쓰는 안경을 목표로 하는 게 특징이다. 고난이도 기술이 탑재됐다는 점에서 향후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행사 내내 메타의 스마트 안경을 "AI 기기"라고 호칭하며 차세대 스마트폰을 이을 기기로 포지셔닝 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라이언’ 투명∙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 하루 종일 쓴다
5년 전 프로젝트 나자레(Project Nazare)로 명명된 이래 개발 중이던 메타의 증강현실(AR) 안경 오라이언이 베일을 벗었다.
기존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안경은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고 핸즈프리, 디스플레이 없는 안경이라는 사용상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다. 오리온 AR 안경은 여기에서 나아가 대형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와 AI 기능을 결합,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안경 폼팩터(형태)의 기기를 목표로 했다.
투명하기 때문에 다른 AR 안경이나 MR 헤드셋과 달리 다른 사람의 눈과 표정을 볼 수 있다. 오라이언에는 메타 AI가 탑재돼 냉장고를 열고 안에 있는 재료에 따라 AI 비서에 조리법을 요청할 수 있다. 혹은 설거지를 하면서 가족 일정을 조정하고 친구와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식이다. 메타는 “휴대전화를 꺼내고, 잠금을 해제하고, 적절한 앱을 찾고, 저녁 식사에 늦을 것이라고 친구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 안경을 통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올해 메타 직원과 일부 외부인을 대상으로 오라이언 프로토타입을 실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수정을 거쳐 소비자용 AR 안경 제품을 수년안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저커버그 CEO는 "지금까지 AR에 대한 모든 시도는 헤드셋, 고글, 헬멧이었다"며 "오라이언이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라이언'이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 안경 중 가장 큰 70도의 시야각을 제공하고,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크기와 무게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날 레이밴 스마트 안경에 대한 업데이트도 대거 발표했다. 메타 레이벤 안경은 안경의 스피커를 통해 실시간으로 듣는 내용을 재생하는 실시간 번역 기능을 개발 중이다. 현재 정지 이미지에서 일부 언어 번역 기능이 있다. 실시간 현장 번역 기능은 향후 수개월 안에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대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저렴이' 헤드셋부터 라마까지 'AI 기기' 상용화 집중
이날 중저가형 헤드셋인 메타 퀘스트 3S도 공개했다. 메타 퀘스트 3S는 299달러, 퀘스트 3는 499달러부터이며 오늘부터 미국에서 사전 구매가 시작된다. 인스타그램을 퀘스트 용으로 재구성했다. MS와의 협업을 통해 윈도우 역시 퀘스트에서 사용할 수 있다.
메타의 MR 메타버스인 호라이즌 역시 업그레이드 중이다.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콘서트하고, 가상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메타는 메타 AI 월간 사용자가 5억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형언어모델(LLM) 라마 3.2는 멀티모달을 통해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 됐다. 메타의 모든 SNS 앱(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에서 자연어 AI를 즉시 도입한다. 아콰피나를 포함한 다양한 유명인의 음성을 도입해 운영한다. 이와 함께 GPT 스토어처럼 AI를 직접 개발할 수 있는 AI 스튜디오를 발표했다.
달아오르는 AR 글래스 시장
스마트 글래스(안경)가 생성형 AI를 탑재한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로 주목을 받으며 시장 경쟁도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메타와 경쟁하고 있는 '스냅챗' 운영사 스냅은 지난 17일 '스냅 파트너스 서밋' 행사에서 독립형 증강현실(AR) 안경인 5세대 스펙타클스(Spectacles)를 공개했다. 제품은 오픈AI의 모델을 활용한 스냅OS(SnapOS)로 구동, 음성으로 대화를 하거나 내가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물어볼 수 있다. 손 동작으로 제어할 수 있는 손 추적 기능 등도 지원한다. 다만 이 제품은 일반 소비자 판매가 아닌 개발자들을 위한 제품으로, 월 99달러 구독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XR 기기 개발을 선포한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 연합군도 안경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CNBC 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구글과 협력해 MR 스마트 안경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 파트너십에서 정말 기대하는 것은 휴대전화를 가진 모든 사람이 이에 맞는 보조 안경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몬 CEO는 현재 개발 중인 스마트 안경이 애플 '비전 프로'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메타가 내놓은 레이벤 스마트 안경과 유사한 방향이 될 것이라는 힌트를 내놨다. 애플 역시 일반 안경과 같이 하루종일 쉽게 착용할 수 있는 가벼운 스마트 글래스를 계속해서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밀크의 시각: 뜨거운 AR 안경... 수 년 걸릴 듯
AR 안경이 대중에 출시되기까지는 수 년이 걸릴 듯하다. 메타가 제시한 홀로그램이 업계에서는 구현 난도가 매우 높은 기술로 알려진만큼 상용화되기엔 아직 기술이 완전히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어톨리티에 따르면 스냅은 AR안경 생산량을 1만개 미만으로 잡았고, 메타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4월 메타는 특히 메타버스로 통칭되는 AR/VR 분야는 향후 2년간 수익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시장을 키울 경쟁사 애플의 실제 출시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 6월 블룸버그의 애플 소식통 마크 거먼은 애플이 비전프로 외에 AR 전용 안경을 개발을 재개했다고 전하며 "아직 초기 단계로 2027년경 출시가 거론되고 있으나 애플 내부에서 만난 사람 중 이 안경이 몇 년 안에 출시될 것이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장 큰 의문은 애플이 미래의 헤드셋과 안경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매년 수억달러를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에는 레이벤 안경이 ‘프로젝트 나자레(Project Nazare)’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IT매체 로드토블러는 "메타의 레이벤 안경이 나자레의 객체 인식 시스템 개선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시 올해 오리지널(OG) 모델을 출시하고, 2년 후인 2026년 더 가볍고 고급 디자인의 속편을 내놓을 계획이 전해졌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페어링할 필요가 없는 형태로다.
메타는 나자레’ 이외에도 코드명 ‘하이퍼노바’라는 이름의 더 저렴한 스마트 글래스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퍼노바’는 기존 스마트폰과 페어링되는 구조다. 당시 메타는 ‘나자레’ AR안경의 첫 버전이 세상에 출시되더라도 첫 출시 때는 수만개 수준의 판매가 이뤄지고, 대부분 개발자 및 얼리어답터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등 낮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5일 메타커넥트에서도 오라이언 안경에 대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