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이혼, '황혼 성찰'을 생각하게 하다
미국은 이혼국가? 실은 미국 이혼률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1990년에는 결혼한 1000 커플 당 19 커플이 이혼을 했지만 2019년에는 15 커플이 이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이대 별로 통계를 들여다 보면 특이점이 발견된다. 50대 중반 이상의 이혼율은 높아졌다. 55~64세의 이혼을 살펴보면 1990년에는 1000 커플 당 5 커플이 이혼을 했지만 2019년에는 11.4 커플이 이혼을 했다. 2배 넘게 늘었다. 이른바 ‘황혼이혼’ 또는 ‘졸혼’을 하는 50대 이상의 부부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졸혼은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로 정식 이혼을 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사는 걸 뜻한다. 영어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부부가 이혼을 한다고 해서 ‘그레이 디보스(grey divorce)’로 불린다.황혼이혼은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을 하거나 결혼을 하고 나면 ‘더 이상 못 참겠다’며 곧바로 갈라서는 느낌인 반면 졸혼은 부부 양측이 서로 합의 하에 자유를 누리면서 인생 2막을 찾아가는 결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서로에게 앙금이 있던 없던, 50대 이후의 이혼은 100세 시대가 도래 하면서 50세나 60세가 되어도 아직 활발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더욱 늘어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이혼을 발표한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의 이혼 사유가 이런 황혼이혼과 졸혼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빌 게이츠는 65세고 멜린다 게이츠는 56세다.모두가 궁금해 하는 건 도대체 왜 세계 최고의 부자 부부가 이혼을 하는가 일거다. 그렇게 돈이 많은데, 굳이 이혼 안 하고 각자 멋대로 살면 되지 않나? 어쩌면 반대 관점이 맞을 수도 있겠다. 돈이 많은데, 지금까지 이혼 안 하고 어떻게 이토록 오래 살았던 걸까?언론에서는 "부인 멜린다 게이츠가 자기 이름으로 뜻을 펼치며 살아가고 싶었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지난 2019년 발간된 멜린다 게이츠의 회고록에는 두 부부가 이끌고 있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연례 서한에 들어가는 이름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인 일이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항상 빌이 써왔던 편지에 멜린다도 이름을 넣고 싶었던 거다. 하지만 빌은 원래 하던 대로 자신의 이름만 넣고 싶어 했다. 미모의 젊은 여성이 관여 돼 있을 거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부부 당사자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궁금해 하는 이유는 이렇게 돈이 많아도, 사람의 감정, 부부 관계는 여전히 복잡하고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