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계약 파기에... "트위터 CEO, 인수 성사 위해 전쟁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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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2.07.08 15:39 PDT
머스크 계약 파기에... "트위터 CEO, 인수 성사 위해 전쟁 불사"
(출처 : 그래픽: 김현지)

머스크 측 "트위터 인수 계약 조건 위반 여럿 있었다" 주장
"트위터, 가짜 계정 스팸 계정 현황 요청 제대로 응하지 않아"
머스크 10억달러 보상해야... 트위터 머스크 상대 역대급 소송 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440억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머스크 측이 트위터에 인수합병을 위한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고 8일(현지시간) 경제전문 CNBC와 악시오스 등이 보도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 문서에 공개된 서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 측 마이크 링글러 스캐든아프스(Skadden Arps) 변호사는 "트위터가 계약상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라고 명시했다.

이는 머스크 CEO의 트위터 스팸 계정 정보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앞서 트위터의 일일 활성 사용자(mDAU)의 5%가 스팸 계정이라는 트위터의 주장을 검증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링글러 변호사는 "트위터가 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거부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가 머스크의 요청을 무시하고, 때로 부당해 보이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으며, 불완전하거나 사용할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요청에 이행했다고 주장했다"하면서 합병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트위터의 직원 해고 등을 지적하면서 "트위터가 일상적인 업무 방식을 변경하기 전에 머스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합의에 따른 의무를 위반했다"라고 덧붙였다. 트위터는 이날 인사부서 직원 30%를 정리해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 지분 인수 뒤 440억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해 트위터와 합의를 마친 상태였다.

앞서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 포기와 관련한 시그널이 시장에서 포착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협상팀이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 논의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또 실사 과정에서 가짜계정 문제를 거론하고, 지난 5월에는 인수가를 335억달러로 낮추겠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트위터 인수와 관련한 머스크의 심경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었다.

트위터는 이와 관련한 공식 성명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CNBC는 덧붙였다.

이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포기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1% 하락한데 이어 장외 거래에서도 6% 이상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 이상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가 SEC에 보낸 계약 파기 문서 (출처 : https://www.sec.gov/Archives/edgar/data/1418091/000110465922078413/tm2220599d1_ex99-p.htm)

인수전 쉽게 안 끝난다... 역대급 소송전 나온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파기와 관련, 향후 소송전이 예고된다. 악시오스는 델라웨어 법원을 최종 중재자로 두고 머스크와 트위터 사이에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합의된 계약서에 따르면 만약 머스크가 인수를 포기할 경우 트위터에 10억달러의 보상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인수 합병 계약서에 '특정 성과(Specific Performance)'라는 용어가 이론적으로 델라웨어 법원이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이를 근거로 트위터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머스크는 '물리적인 역효과(material adverse effects)'에 대한 예외 조항을 근거로 트위터에 10억달러를 보상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악시오스는 "머스크가 올 초 트위터 주식인수와 관련한 공개 시기에 대해 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인수 계약을 마무리하는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소송을 통해 머스크로부터 더 많은 보상을 얻어내려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회장은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와 합의한 가격과 조건으로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합병 계약을 시행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델라웨어 법원에서 승소할 것을 확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FT "아그라왈 CEO, 인수 성사위해 전쟁 불사"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파라그 아그라왈 현 CEO가 머스크의 변심과 관련,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한 전쟁도 불사할 용의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간 아그라왈 CEO는 경험이 부족하고 '괴짜' 머스크에 대응하기에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FT는 트위터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그라왈 CEO는 그간 머스크의 요청에 대해 훨씬 더 공격적으로 대응해왔다"면서 세간의 인식과는 다른 면모에 대해 언급했다.

다만 아그라왈과 머스크는 회사의 수익원 다변화와 콘텐츠 조정 정책을 축소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단 대부분의 매체는 트위터와 머스크 양측이 딜을 성사시키거나 파기하기 위해 법적 공방도 불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악시오스는 "재판이 시작되더라도 양측은 법정 밖에서 합의에 이를 수 있있다"며 "이 경우 머스크는 합의한 인수 가격인 주당 54.20달러보다 할인된 가격에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만약 법원이 트위터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후 머스크가 인수를 위한 자금 유치를 거부할 경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악시오스는 "분명한 것은 향후 양측 모두 엄청난 소송비를 쓰게 될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소셜 네트워크 중 하나인 트위터의 미래가 이번 결과에 달려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단 트위터는 내부 단속부터 시작했다. 더버지는 션 에드겟 트위터 법률 고문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메모에서 회사 측은 직원들을 향해 "트윗, 슬랙킹, 또는 합병 계약에 대한 어떠한 논평도 공유하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제한적일 수 있지만 가능한 한 계속해서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라며 "불확실한 시기인 것은 확실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7월 7일 아이다호 주 선 밸리에서 열린 Allen & Company 선 밸리 컨퍼런스에서 파아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가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출처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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