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피그마’ 딜을 보는 세 가지 시선... 반독점 조사 받을까?
독점금지 조사 우려... “규제 당국, 면밀히 살펴볼 가능성”
월스트리트 투자업계, 밸류에이션 및 건전성 우려 제기
진정한 승자는 VC?… 초기 투자로 수십억 달러 회수
15일(현지시각) 발표된 어도비(Adobe)의 피그마(Figma) 인수 발표는 기술 업계와 투자 업계 양쪽 모두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포토샵(디지털 이미지 편집 도구)’, ‘프리미어 프로(동영상 편집 도구)’, ‘애크러뱃(PDF 문서 작성 및 편집 도구)’ 등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공룡 어도비가 경쟁업체인 디자인 협업 도구 업체 피그마를 200억달러(약 28조원)라는 거액에 인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딜(Deal, 거래)은 1982년 설립된 어도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인수·합병)이며 기술 업계 전체로 봐도 역대 20위 안에 드는 규모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헬스케어 업체 ‘뉘앙스(Nuance)’ 인수(190억달러) 보다 크고, 2014년 페이스북(현 메타)의 왓츠앱 인수(220억달러)에 조금 못 미친다.
거래 규모보다 더욱 중요한 건 이 소식을 바라보는 기술 및 투자업계의 시각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무리하게 진행한 대형 M&A로 인수 기업의 재정 상황이 악화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이유다. 인수 후 통합 작업(PMI)이 순조롭지 않아 마이너스 효과를 낸 사례도 적지 않다. 다른 조직 문화, 과도한 프리미엄(초과 가치)으로 실패한 아메리카온라인(AOL)의 타임워너 인수가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감시하고 있는 반독점 이슈도 넘어야할 산이다. 최악의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영국 ARM의 사례처럼 인수 발표 이후 거래가 무산되는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