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코리아 어드밴티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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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a Moon 2022.02.22 23:24 PDT
이제는 코리아 어드밴티지 생긴다
넷플릭스 LA 본사 (출처 : 더블루북 )

[뷰스레터플러스] 한국인이 제작, 감독, 연기한 드라마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걸까?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3년 전, 저는 미국 대학(UC버클리)에서 교양수업으로 교육학을 들었습니다. 이 기간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보조를 했는데요. 초등학교 2학년 반으로 배정이 됐습니다. 친구들 대부분 히스패닉이었습니다. 선생님을 포함, 학교 전체 인원 중 동양인은 저 하나 뿐이었습니다.

Emilia라는 친구는 제게 쭈뼛쭈뼛 다가오더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봅니다. ‘코리아’에서 왔다고 하니 “What is Korea?” 라고 합니다. "왓 이즈 코리아?" 한국이란 말을 처음 들어본 9살 미국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하면 좋았을까요. 김치? 태권도? 강남스타일? BTS? 한국이 무엇이냐는 난생 처음 듣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K-문화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도 한층 소개하기 수월해졌습니다. 그 중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는 한국과의 연결고리에 단골 주제겠지요.

특히 K좀비 영화라는 장르를 만든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은 지난 3주 연속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4억 7426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4주째부터 넷플릭스 신작 '애나 만들기'에 밀려 2위로 내려갔는데요.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등에서는 아직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지우학'이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의아했습니다. 그저 콘텐츠가 좋아서였을까요? 한국인이 제작, 감독, 연기한 드라마는 어떻게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것일까요? '지우학' 이후로 상영 예정인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가 약 19편이 넘습니다. 한국 콘텐츠는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는데, 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걸까요? 정말 궁금했습니다.

단 하나의 이유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더밀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넷플릭스 LA 본사의 초대를 받아 ‘지우학' 더빙 현장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취재하며 단초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세라노 빌딩 내에는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상징을 표시해 놨다 (출처 : 손재권)

지우학 성공 비결: 더빙 자막 투자의 결과

빅토리아 그레이스와 해리슨 슈가 '지금 우리 학교는'의 더빙, 목소리 연기를 하고 있다 (출처 : 손재권)

한국인이 한국어로 말하는 드라마가 어떻게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요? 바로 '자막과 더빙에 대한 투자'가 비결로 꼽힙니다. 아직 더빙은 창작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저렴합니다. 하지만 자막 및 더빙은 콘텐츠를 즐기는 보조 수단이 아닌 모두가 함께 즐기는 ‘국경 없는 콘텐츠 시대’의 필수 요소죠. 특히 미국은 아직 자막으로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보다 '더빙'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지난해 최대 화제작 '오징어 게임'에서도 외국인들은 영어 더빙이 자막보다 더 많이 선택되기도 했습니다.

더밀크가 더빙 현장에 가보니 성우(목소리 배우)들이 실제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과 거의 다름없이 몰입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넷플릭스 측은 ‘지우학’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막 및 더빙 제작 원칙인 '아티스틱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고 설명합니다.

프랑스는 '자막 수도'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자막과 번역, 더빙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자막이나 더빙을 '작품'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한국도 콘텐츠 글로벌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육성과 함께 한국어 자막과 더빙 산업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 뿐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 주요 언어로 확장도 추진해볼만 하죠. 넷플릭스만의 콘텐츠 글로벌 가속화 비법을 살펴보기 위해 함께 미국 LA 현장으로 가봅시다.

👉넷플릭스 본사에서 취재한 ‘지우학'

이제는 코리아 어드밴티지

더밀크TV 밸리토크 시즌3 출연한 팀황 피스컬노트 CEO (출처 : 더밀크 유튜브)

과거엔 성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먼저 입성해야 했지만 이제 순서가 바뀌고 있음을 느낍니다. 코리아 투 글로벌입니다. 특히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분야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더밀크는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리걸테크(Legal tech, 법률 기술) 회사 피스컬노트를 창업, 스팩(SPAC) 상장을 통해 나스닥 입성을 눈앞에 둔 한국계 미국인 인재, 팀황 CEO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팀황 CEO는 과거에 "코리안 아메리칸이 불이익으로 작용했다면 이제 장점이 더 크다"고 말합니다. 두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하기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언어, 배경, 역사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는 건 파트너십, M&A, 투자와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 측면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며 “현재 미국에서 재미교포로 사는 건 큰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찰나의 인기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팀황 CEO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세요.

👉코리아 투 글로벌(K2G)이란?

작년에 ‘오징어 게임’이 크게 흥행한 덕에 한국계 미국인인 한 유튜버는 “할로윈 때 가발을 쓰거나 백인처럼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되서 좋았다"고 합니다. 드디어 동양인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상징적인 아이콘이 생긴 것입니다. 슈퍼 히어로 할리퀸이 아닌, K-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 ‘오징어 게임'의 강새벽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합니다.

이제 영어가 우리 고유의 언어, 문화와 감정을 해석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지금은 더빙과 자막이라는 장치로 문화적 거리를 보다 쉽게 좁히고 있지만, 언어 안에 깃든 한국 고유의 삶과 문화는 온전히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세계인들은 더빙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진짜 한국의 목소리를 궁금해 할 것입니다. 그 씨앗을 지금 K-컬쳐가 퍼트리고 있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더밀크 문준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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