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세상을 삼킨다
연 13조원에 달하는 콘텐츠 투자
가입자 증가 현금 흐름 개선 선순환 만들어
자사주 매입이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
미국 미디어 주식 상승을 견인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삼킨다(SW eating the world)" 10년전인 지난 2011년 투자자이자 창업가인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ssen)의 일갈이었다. 이 선언 이후 소프트웨어 그리고 인공지능은 비즈니스의 근간이 됐다. 10년 후 또 다른 서사가 펼쳐지고 있다. 바로 넷플릭스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2억명을 돌파했다. 이젠 '넷플릭스가 세상을 삼킨다'고 해야할 정도로 미디어 비즈니스의 룰을 바꾼 것을 넘어 이제는 '백본'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현지시각) 넷플릭스는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851만 명의 가입자를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2020년 연말 기준, 총 구독자가 2억370만 명을 돌파했다. 2억 명의 가입자는 그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도 달성하지 못한 수치다. 이런 호재에 주가도 상승으로 화답했다.
넷플릭스, 연간 가입자 증가 기록 세워
넷플릭스의 4분기 가입자 증가 추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다. 당초 넷플릭스는 순 가입자 증가로 600만 명 정도를 예상했었다. (전 분기 880만 명 보다 감소). 그러나 실제 성과는 200만 명이 넘게 늘어났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보다 장기화된 영향이다. 4분기 실적으로 2020년 넷플릭스는 총 3,660만 명의 고객을 끌어 모았다. 지난 2018년 2816만 명이 증가한 기록을 깨고 연간 기준 가장 많은 가입자가 늘었다.
2020년 가입자 증가 기록이 넷플릭스에 더 의미 있는 이유는 미국 시장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고객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미국 지역에서 스탠다드 2개 회선 HD상품(가장 인기 있는) 월 이용 가격을 12.99달러에서 13.99달러로 올렸다. 이는 넷플릭스가 사실상 코로나바이러스 시대, 필수재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도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4분기 66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신고했다. 월스트리트의 전망을 조금 상회(66억3,000만 달러)하는 실적이다. 2021년 1월 19일 화요일(미국 시간) 주가도 10% 가까이 올랐다.
재무적으로도 긍정적이다. 넷플릭스의 현금 흐름도 올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2021년 넷플릭스가 손익 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넘쳐나는 현금으로 넷플릭스는 오는 2월 1일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bond)을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당초 미국 증권가에서 우려했던 넷플릭스의 부채 위험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